원작 만화를 정말 재미있게 봐서 일본에서 나온 드라마랑 영화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거든요. 특히 저는 아직 일드 특유의 오버스러움은 적응이 안됩니다.

하지만 일본 드라마의 캐스팅은 정말 좋아요. 우에노 주리랑 타마키 히로시는 정말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았어요.

 

일단 [내일도 칸타빌레] 개인적인 감상 간단 요약.

 

1. 제목이...

2. 설내일???

3. 사랑의 꿈????

4. 돌아와요 치아키 센바이ㅠㅠ

5. 심은경♥♥♥♥

 

한국 버전은 만화적인 요소는 꽤 많이 줄였습니다.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은 만화같다, 일본 버전이랑 똑같다라고도 하시지만 눈 뒤집기나 괴상한 의성어도 줄어들고 등장인물들 비주얼도 현실화 된 편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원작보다 밋밋하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특히 치아키 선배. 만화의 치아키 선배는 태생부터 귀족. 음악사 집안에서 3살 때부터 피아노 바이올린 배우고, 예정대로라면 비행기 타고 외국 유학 가있어야 할 도련님인데 비행 공포증 때문에 본국에 발목 잡힌 캐릭터인데요. 자기 잘난 맛에 사는데 실제로 잘났기 때문에 할 말 없게 만드는 엄친아로 사실 타마키 히로시도 원작 캐릭터에 비해 포스가 떨어진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내일도 칸타빌레]를 보고있으니 타마키 치아키를 찾게 되네요. 주원은 말끔한 모범생 같기는 한데 치아키같은 나르시즘도 잘 안 보이고 예민 섬세한 왕자님 느낌도 부족해서 많이 심심해요.

 

그리고 피아노. 이건 일본 드라마도 잘 고증이 된 건 아니었는데 [내일도 칸타빌레]가 올해 나온 [밀회]랑 아무래도 비교를 하게 됩니다.

노다메랑 치아키가 처음 만났을 때 노다메가 제멋대로 치는 비창을 '비창이 아니라 비참이군'이라고 치아키가 평하는데, 기상천외 노다메 월드에 입성하는데 참 어울리는 선곡이었거든요. 하지만 만화책에서는 음악은 들을 수가 없잖아요. 드라마에서는 어떻게 표현될지 정말 궁금했는데 리스트의 사랑의 꿈이라니 정말 노다메랑 안 어울리고 평범한 선곡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노다메는 그렇게 단순 로맨스가 아니라구요.

[내일도 칸타빌레]를 보면서 [밀회]기 얼마나 피아노 연출에 공들이고 잘 만든 작품이었는지 느꼈어요. 실제 배우들이 피아노도 익혔고 철저히 드라마를 위해 선곡하고 아예 드라마용으로 연주된 부분도 있다고 들었는데. [내일도 칸타빌레]가 음악적으로 얼마나 완성도를 보여줄지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불만이 많지만 이 드라마를 계속 보고 있는건 전 심은경양 때문이에요. [수상한 그녀]를 안 봐서 이 분은 아직 [써니]의 나미, 내지는 아역 이미지로 알고 있었는데 노다메 보고 반했어요. 치아키와 달리 이 분은 우에노 주리를 찾게 되질 않아요. 오버스럽다는 평이 있기는 하지만 원래 노다메 캐릭터가 오버인 걸요. 그런데 그 오버 연기가 자연스럽고 즐거워요. 과다 발랄 오버 연기가 잘못 되었을 때 어떤 참사가 나는지 무수한 예들이 있지요.(최근 연애의 발견의 윤진이 양이 떠오르네요.) 한 때 캐스팅 물망에 올랐던 우리나라 최고 아이돌 그룹 센터분이 이 역을 맡지 않아 천만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상상만 해도 이 드라마에 무슨 참사가 일어났을지 그려집니다. 귀여운 배우인 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매력있는 배우인 줄은 몰랐어요. 그러고보니 [써니] 출신 배우들 행보가 남다르네요. 천우희, 강소라 20대 여배우들 중에서 두각을 나타내시는 분들이 다 [써니] 출신이군요.

 

원작 만화가 개성적인 캐릭터들이 매력적이고, 음악에 대한 사전 조사도 철저하고, 스토리도 재미있고 참 다양한 장점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드라마화 하기 좋은 작품은 아니라고 봐요.

요즘은 '만화적인' 것에 대한 거부감이 좀 줄어들고 있지만 노다메가 비현실적이고 만화적인 캐릭터가 대거 등장하고 만화적인 유머가 가득하다 보니 아무래도 만화로 볼 때 제일 제격인 작품이지요. 특히 만화스러움의 극치인 슈트제레만에 대한 묘사는 일본 드라마도 우리나라 드라마도 아직 신통치가 않습니다. 만화기를 뺐으니 드라마의 힘을 보여줘야 할 텐데 아직 드라마나 음악적인 부분이나 탁 치고오는 맛이 없네요. 이 드라마가 대충 일본 리메이크로 만족하지 말고 자기 매력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는데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32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86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014
684 [듀게 옆 대나무숲]퇴사 신청했습니다. 용기를 주세요. [11] 知泉 2012.10.15 4242
683 ㅂㄱㅎ의 무식이 하늘을 찔러 취임전부터 망신살이 뻗히는군요 [11] soboo 2013.02.01 4196
682 경쟁을 찬양하는 사회를 비난함 [23] being 2011.01.13 4178
681 육식메뉴 송년회에 대한 비건채식가 사장님의 리액션. [29] Paul. 2010.12.15 4167
680 급질문입니다. 여의도에 주차되는 카페가 있을까요? [6] Jade 2012.08.03 4158
679 오밤중에 잡설-박진영. [17] ageha 2010.12.30 4144
678 긴 푸념) 나도 한때는 반짝반짝했었는데;ㅗ;... [33] Paul. 2011.04.07 4117
677 진집사님의 <인기만화 루비> 3화: "비행냥이 루비" [6] 낭랑 2013.07.03 4089
676 [듀나인]허벅지 굵은데 슬림핏 면바지 입으면 어떨까요? [7] Atreyu 2010.08.05 4087
675 (바낭) 해외여행과 관련된 허세 가득한 생각 있으신가요? [25] 소전마리자 2012.09.16 4073
674 광주에 살던 은영이 언니 [11] yusil 2012.06.15 4059
673 [아이돌] 백아연, FT아일랜드 신곡 잡담 + 광수 아저씨에게 졌어요... orz [15] 로이배티 2012.09.10 4055
672 드라마 오로라공주, 임성한작가 퇴출 & 연장반대 아고라서명운동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6] soboo 2013.11.14 4046
671 존박은 애국가 부를때 주머니에 손 넣고 있었다고 까이고 [14] 달빛처럼 2010.10.04 4042
» 노다메 좋아하시는 분들 [내일도 칸타빌레] 보셨나요? [17] 쥬디 2014.10.15 4035
669 이런 말을 하는 의도는 뭔가요 [16] 딸기봄 2011.12.26 4021
668 나보다 저렴하게 쇼핑을 하는 얄미운 친구. [9] DIC 99 2011.11.12 4017
667 쿠폰으로 닭 시키면 뭔가 못할 짓 하는 기분이... [17] ACl 2012.08.31 4011
666 호빗 보고 왔습니다... 엄...음.....흠........ [10] turtlebig 2012.12.15 3987
665 두눈뜨고 위내시경 받은 자의 체험수기.. [17] 호롤롤롤 2012.09.26 398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