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19 15:05
저도 '루저남자사람', '루저남'이라는 용어는 맘에 안들어요.
해당 용어를 그 글에서 그 문맥에서 사용한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거기서 왜 '개저씨'가 도매금이 되는건지 잘 이해가 안되요?
'개같은 놈'이라는 욕은 매우 강도가 쎈 욕이라서 함부로 쓰면 안되죠.
그런데 그 개같은 놈이라는 욕을 남자도 아니고 여자들이 쓰는 전형적인 경우가 있습니다.
'유나의 거리'에서 유나가 자기 친구를 약먹이고 성추행하려다 폭행까지한 박사장을 린치하기 전에 시전한 욕으로
"야 이 개자식아"
그 박사장인지 뭔지에게 이보다 더 적당할 수 있는 욕은 없었죠.
그리고 '개같은 놈'이 '아저씨'라면? '개저씨'
그런데 개같은 아저씨를 욕한게 아저씨 일반을 비하한거라고 우기니까 쓸데 없이 논쟁이 벌어졌었더군요.
그냥 욕하지 말라, 나 욕 싫어 하면 될걸 여초사이트 운운하며 남vs 녀 선동하는글이 있었어요.
대한민국의 모든 아저씨가 '개같은 아저씨'라고 주장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그리고 개같은 아저씨의 표준도 이미 특정화된 상태였죠.
하지만 김치년, 된장녀 등등을 대비시켜 개저씨가 부당한 호칭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그런데 김치년이니 된장녀니등은 무슨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르거나 해서 만들어진 비하용어가 아니었어요.
김치녀는 애초에 한국여성 일반을 싸잡아 욕하는 거였고
된장녀는 그냥 마초남자 사람 눈에 거슬리면 낙인 찍히는거거나
그러다가 공공장소에서 이기적인 모습으로 추태를 부리는 여성들을 비하하는 말로 정착되기도 했구요.
그 욕이 사용되는 상황에서 피시하지 못한 판단이 간여된 것이라면 욕을 먹을 것이고
아니라면 욕 일반을 싫어하는 사람의 반발을 살 것이고
아 이 글은 여기 주인장을 변호하기 위해 쓴 글은 아니에요.
전 개저씨라는 말을 이번에 처음 들어봤습니다.
보자마자 정말 마음에 드는 욕이더라구요.
전 누구에게라도 아저씨라고 불릴 만한 조건을 갖춘 남자사람입니다만
개같은 아저씨, 개저씨가 될 행동은 안하고 살았고 앞으로도 그럴거라선지 개저씨라는 욕을 보고
나도 적당한 상황에서 써먹어 봐야겠다는 생각은 들어도 그 욕이 잘못되었다고는 생각하게 되지 않더군요.
2014.10.19 15:16
2014.10.19 15:32
저도 평소에 욕을 많이 쓰는 입장에서 개저씨 나쁘지 않아요
오늘 개힘들다 개쉬고 싶다 (개는 도대체 왜!)
2014.10.19 15:32
그렇죠, 오히려 견공 입장에서는 억울해 할 지도 모르겠어요.
거슬리는 행동 볼 때마다 루저남,김치녀,된장녀, 개저씨를 뇌의 여과없이 내뱉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지만 발화하는 사람이 그 대상집단과 어떤 역학관계에 있으며 어떠한 맥락에 놓여 있는가에 따라 용인범위가 다르다고 봅니다. 스테레오타입화하는 것에는 부정적이지만 이미 스테레오타입이 있다는 전제하에서는요...
2014.10.19 15:51
저는 개저씨 포함 온갖 멸칭이 그 대상을 싫어할 상세한 이유가 드러나지 않아서/쓰기 편하다는 이유로 서로 의견일치도 안된 상황에서 남용되서 싫어합니다. 차라리 넌씨눈이나 답정너가 낫죠. 그냥 그 분류를 싫어하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무언가를 혐오하려면 적어도 그 코호트와 싫어하는 행동 다수를 분할해서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거 아닐까요? 저런 멸칭들은 거의 순환논리적으로 정의가 세워지는걸 많이봐서 짜증납니다. 본문 예시 같은 경우도 '개자식'보다는 '한 번 해볼려고 약먹이고 강간하려다 안되니까 폭행까지한 새X야'라고 하는게 더 정확하지 않을까요. 개와는 아무 관련도 없잖아요.
모든게 명쾌할 수 없다는건 알지만서도...
2014.10.19 15:53
2014.10.19 15:58
어떤 평론가가 영화 리뷰에 "씩씩거리는 장씨 아줌마를 보니, 대한민국 x줌마의 표준을 보는 것 같아서 슬프고..." 라고 썼다면 파장이 장난 아니었을걸요.
2014.10.19 16:12
2014.10.19 16:15
어떤 철학자 양반 말마따나 괴물과 싸우더라도 제 자신까지 괴물이 되고싶진 않네요.
2014.10.19 16:17
soboo님께는 된장녀도 문제없고, 김치녀도 문제없고, 피줌마도 문제 없는 용어일듯 싶네요.
전체를 싸잡지만 않으면 되는거 아닙니까? 김치녀나 된장녀는 그런 단어라구요? 쓰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겠죠.
2014.10.19 16:17
2014.10.19 16:26
오바는 정신건강에 해롭습니다.
분명 문제의 발단이 된건 특정화된 대상 '최민식'이 연기한 그 캐릭터가 '대한민국 개저씨들의 표준'이라고 특정화 했어요.
이 전제는 아랑곳 없이 그럼 개줌마도 되겠네? 이건 애들 떼쓰는거와 뭐가 다른건가요?
차라리 잔인한 오후님처럼 비하용어 일반이 난 싫다!!라고 주장하는거라면 몰라두요.
2014.10.19 16:29
2014.10.19 16:35
다 똑같은거 같진 않은데요?
2014.10.19 18:15
다른 사람의 반응을
"오바"
라는 식으로 한마디로 쉽게 넘겨버리려는 태도도 별로 바람직해 보이진 않아요. 자기 생각은 심오한데 남 생각은 얄팍한건가요?
2014.10.19 16:47
저는 사적으로야 쓰는 것까지야 문제는 아니지만 공적인 차원에서 쓰면 확실히 일반으로 싸잡게 되는 문제가 큰 것 같아요.
2014.10.19 17:29
제가 알던 듀게는 김여사, 피줌마 같은 단어도 쓸 수 없는 곳이었는데 어째 개저씨는 문제가 안된다는 건지 모르겠네요. 대한민국의 모든 아줌마가 김여사라고 주장한 사람은 아무도 없고요 김여사의 표준도 이미 특정화된 상태이지만 김여사란 말 언급하면 태클 들어오던 게 듀게 아니었나요.
구체적으로 특정 가능하면 멸칭 써도 된다라면 다른 인터넷 게시판처럼 여성 운전자에 의해 발생한 어처구니 없는 자동차 사고나 주차 사진 들고 와서 김여사ㅋㅋ 이런 글 써도 무방하고, 압구정 분신 사건의 원인제공자나 지하철에서 젊은 사람들한테 시비걸고 원투 날리는 할머니를 듀게에서 개할멈, 개늙은이라 불러도 상관없겠네요. 그런 식이면 장차 개줌마, 개중딩, 개의사 다 써도 될테고요.
보자마자 정말 마음에 드는 욕은 그냥 주위 사람들하고 대화할 때만 써주세요. 듀게에서는 보고 싶지 않네요.
그리고, 만약 허지웅이 영화 리뷰 쓰면서 여자 멸칭을 갖다 쓴다면 그때도 뭐가 문제죠, 보자마자 마음에 드는 욕이네요 이런 글들이 듀게에 올라 오기나 할까요. 그런 글이 올라오면 반응이 어떨까요. 주인장 변호하는 글 아니라곤 하셨는데 제 생각엔 이중잣대 같습니다.
2014.10.19 17:37
저도 개저씨란 표현을 듀나 리뷰에서 사실상 처음 접했습니다. 듀나가 권위의식으로 가득차고, 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존중없고, 재수없고 똥폼잡는 남자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옛날의 리뷰나 자신의 책에서 간혹 드러낸 적은 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개저씨라는 표현만큼 노골적으로 드러낸 적은 없죠. 일상 생활에서 친한 사람들끼리 쓸 때와, 이런 공개 게시판에서 쓰는 것과, 자기 이름 걸고 쓰는 평론에서 쓰고 그에 따라 받게 되는 반응은 다르겠죠. 뤽 베송이 한국의 개저씨를 상정해 그 캐릭터를 쓴 것인지 아니면 듀나가 그 캐릭터를 연기한 최민식이 한국배우라 그 배우가 개저씨를 염두에 두고 연기했다고 생각해서 썼는지, 아니면 그 캐릭터에 개저씨라는 전형을 투사해서 봤는지는 모르겠습니다.
2014.10.19 19:00
맥락상 누군가를 특정하고 있더라도 '개저씨'란 표현 자체가 결국 그 특정을 뭉뚱그려버리지 않나요. 그게 멸칭의 폐해고요. 문제가 되죠.
확실히 꼰대만으로는 부족한 감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