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수능날이였습니다. 수능날이 되면 이 세계가 온통 수능으로 덮혀있는 착각이 일어날 정도로 수능에 대한 관심과 집중이 상당한데요.

그 이유는 모두 알다시피 수능이 지난 모든 시간의 학업을 평가하며 미래를 예측하는 유일한 척도가 되어버렸기때문입니다.

그래서 청소년들을 수능 (좀 더 구체적으로 대입) 떄문에 목숨을 걸기도 하고, 목숨을 버리기도 하고, 목숨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도 하죠.

그러한 수능날, 어떤 학생이 세종로 중앙청부청사 앞에서 수능거부1인시위를 했다고 합니다.

관련 기사는 링크하겠습니다.

http://biz.heraldm.com/common/Detail.jsp?newsMLId=20101118000815

 

학생이 들고 있는 피켓에는 '친구를 적으로 만들고 인생을 점수로 매기는 수능을 거부합니다. 12년 성적경쟁을 끝내며...' 라고 적혀있었다고 하네요.

 

문구를 보고 가슴이 저려오더군요. 누가 이 학생들을 이렇게 힘들게 만들었나...하는 생각에요. 그리고 이 학생은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될까. 하는 생각에 걱정과 우려가 드는

제 자신이 너무 밉고 미안합니다.

 

 

지난주 '대한민국 10대를 인터뷰하다'는 책을 읽었습니다. 각계각층의 십대를 인터뷰한 내용을 기록한 책입니다. 그 책에는 다양한 청소년이 살아숨쉬고 있었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청소년, 잘하지 못하는 청소년, 꿈이 있는 청소년, 꿈이 없는 청소년, 잘사는 청소년, 잘살지 못하는 청소년생, 학교를 다니는 청소년, 다니지 않는 청소년. 이 청소년의 다양하고 깊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내 한숨이 떠나지 못한 것은 그 어느 청소년도 행복해보이지 않았기때문입니다. 십대아이들은 행복을 수능 이후로, 혹은 성인 이후로 미루고 있습니다. 마치 미성년자라는 선거권이 없듯이 자신들이 행복할 권리나 의무가 아직 부여받지 못한 것처럼요. 물론  청소년다운 밝고 맑음으로 무장해 종종 한숨을 무력화시키기도 합니다만, 일순간의 흐뭇함은 문제 해결이나 방안과는 전혀 무관하죠.

 

십대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기록하기만 했음에도 이 사회의 모든 문제점이 축약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현재 청소년에게 지우고 있는 짐이 바로 이 사회의 문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수능거부 1인시위 기사를 보고 문득 이 책이 생각났습니다. 그 책에서 여과없이 청소년의 대답에서 보여준 문제점을 바로 위 청소년이 '거부'로서 행동하고 있구나...하고요. 김예슬학생도 떠오르고요.

 

우리는 어떤 세상에 이 십대들을 살게 하는 걸까요.

 

 

(그러나 어른이 되도 그 굴레에서는 벗어나지 못하긴 합니다. 아 답답해. ㅠㅠ 제가 한숨도 못자서 무슨 말을 쓰는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시위와 책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습니다;; 이 무책임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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