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게시물에 이어서 다시 밀러행성의 정확한 위치를 계산해 보았습니다.


일단 갈간추어가 회전하는 Kerr형 초대질량 블랙홀이니까 그럴 수 있지 않느냐 하는 의견도 있었는데 그 점은 나중에 다루기로 하고, 과연 시간지연이 61320배 (1시간->7년) 이 되는 지점이 과연 블랙홀에 얼마나 근접한지 계산해봅시다. 해당 공식은 일단 회전하지 않는 블랙홀의 부근에서 시간지연 효과 공식을 사용합니다.


출처 : http://ko.wikipedia.org/wiki/%EC%8A%88%EB%B0%94%EB%A5%B4%EC%B8%A0%EC%8B%A4%ED%8A%B8_%EB%B0%98%EC%A7%80%EB%A6%84


\frac{t_r}{t} = \sqrt{1 - \frac{r_s}{r}}

t_r\!=중력장 내에서 "r"만큼 방사상으로 위치하고 있는(at radial coordinate) 관측자에 대해 경과한 시간, t\!=거대한 물체에서 떨어진 관측자에 대해 경과한 시간 (중력장의 바깥), r\!=방사상(radial) 관측자의 위치(coordinate) (이는 물체의 중심으로부터의 전형적인 거리와 비슷하다.), r_s\!=슈바르츠실트 반지름


이 경우 수식은 1/61230 = sqrt ( 1 - rs / (rs * x) ) , 여기서 x 가 슈바르츠쉴트 반지름이  rs 일때 밀러 행성 (정확히는 쿠퍼일행) 의 위치인거죠.

계산결과는 x 값은 3749112900/3749112899 입니다. 이것은 

gif&s=43&w=507.&h=20.


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슈바르츠쉴트 반지름(회전하지 않는 블랙홀의 사상의 지평선)에서 저만큼 떨어져 있을 때 1시간이 7년이 되는 것입니다.


그럼 이 숫자에서 1을 빼고 갈간추어의 반경이 지구의 공전궤도, 즉 1AU에 해당한다는 설정을 대입해보면 슈바르츠쉴트 반지름으로부터 밀러행성의 거리가 나옵니다.

구체적으로는 (3749112900/3749112899 -1) * 149597870700 미터입니다.


계산해보니...


gif&s=4&w=507.&h=20.미터입니다.


그러니까 쿠퍼일행은 갈간추어가 정지한 블랙홀일 경우 직경이 1AU라 가정하면 갈간추어 사상의 지평선 위 40미터 바깥을 공전하고 있어야 합니다(...) 밀러 행성의 질량중심이 그 위치를 점유하고 갈간추어를 공전하고 있담면 밀러행성의 지름이 79미터를 넘는 경우엔 표면이 사상의 지평선에 닿아버리는거죠. 허허허... 참고로 그 위치에서는 이미 하늘의 99%는 블랙홀의 빛 흡수로 인해서 새까만 하늘이 되고 눈으로 보기에 쌀알만한 영역만이 밝게 빛날겁니다.


갈간추어가 회전하는 Kerr 블랙홀일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그 경우 밀러 행성은 사상의 지평선 바깥의 작용권 안에 있게 되고, 이 공간에서는 기조력에 더불어서 사상의 지평면이 회전하면서 뜰어당기는 공간의 비틀림또한 소용돌이처럼 발생하기 때문에 기조력뿐 아니라 위치의 차이에 따른 비틀림 응력까지 받게 되죠. (빙글빙글 돌면서 물이 빠져나가는 소용돌이 안에 떠 있는 종이배가 소용돌이에 끌려들어가면서 자체적으로도 소용돌이 안쪽과 바깥쪽의 회전속도 차이 때문에 빙글빙글 도는 것과 같은 현상). 사상의 지평선에 가까와질수록 이 비틀림 응력의 전단 속도는 광속에 급속도로 가까와지기 때문에 (갈간추어의 표면 회전속도가 광속의 99%에 이른다는 설정) 블랙홀의 기조력으로 늘어나기보다 더 빠른 시점에 물체를 맹렬히 회전시키게 되고 결국 원심력으로 분해해 버리게 됩니다. 


어쩃든 수치로 계산해본 결과 갈간추어가 항성질량 블랙홀이 아니고 초대질량 블랙홀이라는 설정을 덧붙여 기조력 난국을 회피하려고 들어도, 영화와 같은 시간지연 효과가 발휘되는 위치를 계산해본 결과 다시 한번 과학적으로는 개뻥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뭐, 그렇다 하더라도 인상적인 주제와 시각적 효과를 다룬 영화인건 변함이 없지만, 아무리 인류가 5차원을 다루고 블랙홀 안에다 서점을 차릴(...) 정도로 과학기술이 발전한다고 쳐도 근본적인 물리량의 설정이 잘못된 이상 인터스텔라의 세계는 물리법칙 자체가 우리가 사는 세계와는 다른 '놀란 월드'의 세계관인 거지 우리 우주에서 발생한 일일 수가 없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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