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스포일러 귀뜸이 무의미한 영화이긴 하지만 어쨌든 스포는 '거의' 없구요ㅎㅎ

무신론자임에 분명해 보였던 리들리 스콧 감독이 성서 영화를 만들었다길래 어떨까 궁금했는데

시니컬한 할배의 심술이 덕지덕지 붙은 영화더군요.

영화를 같이 보고 나온 일행은  "기독교인들이 보면 고개를 갸우뚱 할 영화"라고 하더군요. 그래도 뭐

기독교인들의 분노를 샀던 [노아]에 비하면 원작?에 충실한 영화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신을 묘사하는 방식에서 갸우뚱한 부분이 좀 있어서 그렇지...

영화 마지막에 동생 토니 스콧을 위한다는 문구가 바로 뜨는데

그 문구까지 포함해야 비로소 이 영화가 완성된다고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악성 뇌종양으로 인해 스스로 삶을 마감한 동생을 위한, '신에 대한 영화'니까요. 


어쨌든 저의 감상은, 이 영화는 '신을 향한 믿음'의 영화라기 보다는 '자신을 향한 믿음'에 관한 영화 같았습니다.

신이란 그냥.. 자비도 없고 기다림도 없고 목적만 있는, 땡깡 부리는 존재에 불과하더라고요.

물론 신이 가진 힘은 너무나 거대해서 그 앞에선 한낱 인간이나 왕이나 다 티끌 같은 존재에 불과합니다만

어쨌든 인간은 스스로를 믿는 힘이 있기 때문에 신 앞에 설 수 있다는 얘기 같았어요.


며칠 전에 람세스 역 조엘 에저튼에 대한 글을 썼었는데 오늘 보니 이 배우 참 사랑스럽더군요. 

엄청난 책임감과 고뇌를 짊어진 모세에 비하면, 진짜 아무 생각 없는 망나니인데 그 얕음을 잘 표현하더라고요.

특히 아버지 앓아누웠는데 주전부리 질겅질겅 씹으면서 '모세랑 아빠랑 나 빼고 무슨 얘기 하나..' 하고 주위를 서성거리는 장면이 기억에 남았어요.

머리 빡빡 밀고 파란 눈 주위에 아이라인 두껍게 칠하고 있는데 진짜 하나도 이집트인 같지는 않았지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69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22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404
246 제가 스태프로 참여한 김량 감독님의 <바다로 가자>를 서울환경영화제와 디아스포라영화제에서 상영하게 됐어요. [2] crumley 2019.05.23 555
245 언어로 크로키가 가능할까. 아비게일 2012.02.22 747
244 작년 마지막날 어찌 보내셨나요... 바다참치 2012.01.01 796
243 화이팅해주세요~~ 연금술사 2011.10.17 844
242 머피의 법칙. [1] 외팔이 2011.06.30 884
241 옛날 생각나게 하는 노래 [3] 가끔영화 2011.11.19 884
240 유니세프 생일 기부 calmaria 2011.06.13 921
239 Al Pacino(as Tony Montana) from "Scar Face" [6] hermit 2013.03.26 1023
238 한국 개신교와 개론수준의 종교철학 [6] catgotmy 2011.08.23 1060
237 앗싸~~~ K/S 3차전 티켓 득템! [4] 여름숲 2013.10.25 1070
236 관계속에서 증발해버린... [1] Weisserose 2011.10.01 1116
235 일이 손에 안잡히네요. chobo 2014.09.02 1133
234 [듀9] 외장하드가 인식이 안 되네요 ㅠ.ㅠ [2] 너도밤나무 2012.06.09 1150
233 [기사링크] 재물손괴죄 or 동물학대죄 (링크내 끔찍사진재중) [1] 연애낙오인생막장 2013.09.09 1161
232 택배 분실 사고시 보상관련 질문입니다. chobo 2011.11.12 1171
231 필름포럼에서 열리는 스페인 영화제 2011 일정 수정 및 세계적인 예술가 페르난도 아라발 감독 방한 GV 일정(12.10) [1] crumley 2011.12.09 1173
230 [듀나인] 주택 수명에 대한 검사? [1] 녹색귤 2010.12.27 1176
229 안드로이드용 한글 오피스 써보신 분+앱 쓰다가 폰이 바뀌면? [1] 방은따숩고 2012.12.25 1177
228 포인트 10점이 없어서 [2] 가끔영화 2011.06.16 1190
227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8비트 시네마 [6] walktall 2015.04.30 119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