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 문제가 터지기 전에 예약을 해서 부득불 사건 터지고 난 뒤에도 돌아오는 항공편을 대한땅콩으로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원래는 아시아나항공만 이용을 하는 편인데 시간이 딱 맞아 떨어지는 바람에 그렇게 되었구요.


 앞으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용 안하려고 마음을 확실히 굳힌건 사건발생 당시보다는 어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들에게서 느꼈던 

 감정 때문이었어요.


 왠지 그들의 미소와 친절을 더 이상 전처럼 받아들일 수가 없더군요.

 그들의 친절이 가식적이라거나 그래서가 아니라....그들 탓이 절대 아니라

 그 친절과 미소들에 대하여  본능적으로 치밀어 오르는 어떤 '연민'이 느껴졌어요.  그래서 불편했어요. 아주 아주 불편했어요.

 수년전에 있었던 인턴승무원 자살사건도 떠 오르고....


 비행기만 타면 술술 잘 읽히던 책도 진도를 못나가겠고 비행기 안에서 아무리 피곤해도 잠이 안왔는데.... 그 분위기가 너무 피로해서

 혼수상태급으로 졸아버렸어요.  


 착륙직전 깨서 활주로를 계류하는 시간동안 펄처든 신문에는 대한땅콩 관련 기사가 눈치 없이 튀어 나오고....


 아직도 눈에 선해요. 사슴처럼 가늘 가늘 하늘 하늘 날라갈 것만 같았던 그들의 몸과 창백한 얼굴들이요.

 일종의 악몽처럼 오랫동안 기억될거 같습니다.  

 앞으로 대한땅콩이 저에게 남기는 불멸의 인상은 '그로테스크한 기내풍경'이 될듯해요.


 아.... 그랬더니 전에 에어프랑스나 네덜란드항공편에서 보았던 튼튼하고 믿음직스럽게 보였던 우람한 승무원들이 생각납니다.

 무뚝뚝하지만 할건 다하는....  그래 항공기 승무원들은 자고로 이래하는거임 했던 기억이 나요. 

 그 씩씩했던 기억의 이미지로 우울한 기억을 지워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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