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소설에서는 소아성애자였다는 아저씨를 과거의 오웬 (혹은 미래의 오웬)으로 명백하게 밝힘으로써 이 영화는 일종의 경고 문구 노릇을 합니다.

"남자들아 조심해! 여자는 흡혈귀야!!" 그러니까, 피를 돈 정도로 바꾸면 개그콘서트 남보원과 똑같은 이야기가 돼요.


오웬과 우정 이상으로 발전할 기미가 보이자 애비가 그럽니다. Im not a girl. 여자들은 그럽니다. 나는 평범한 여자애가 아니야. 삐뚤어지고 상처 받았으며 너는 나의 어두운 면을 감당하지 못해 진짜 나를 알면 싫어할 거야 어떻게 다른 여자들은 사랑 같은 걸 믿을까 언제까지 지금처럼 한결 같을 수 있어? 등등등 이런 말을 하는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오웬은 무조건 끄덕끄덕 거립니다. 나중에 일 터지고 '너 좀 이상하다' '거봐 우리 원래 안된다고 했잖아 책임지지도 못할 말들 왜 했어'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이런 패턴으로 갈 줄 모르고 말이죠.


그래서일까요. 여자들은 먼저 고백하지 않습니다. 애비도 집 앞까지 맨발로 오고도 그럽니다. 니 입으로 직접 말하라고. 남자들은 은근 슬쩍 넘어가려 하면 안됩니다. 반드시 정식으로 프로포즈라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그걸 빼먹으면 여자들은 온 몸에서 피를 흘립니다.


그렇게 연애에 말려들게 되면 남자는 자신을 둘러싼 가치 체계가 붕괴하는 걸 느낍니다. 친구들과 추억을 만들던 소중한 시간이 쓸데없이 술퍼먹고 돌아디는 짓으로 변하는 그런 거요. 살기위해서는 피가 필요하다는 걸 분명하게 인지하게 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가 연애를 계속 하는 건, 너무나도 부족한 자신을 누군가 단 한 명의 짝으로 선택하고 진심으로 좋아한다는 그 놀라운 사실에 감동받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동떨어진 한덩어리 같은. 그러다 큰 사고같은 걸 한 번 치면, 가방 하나 덜렁 들고 새 가정을 꾸리러 멀리 떠나는 12살이 되는 거고요.


영화와는 다르게 현실에서는 여자도 남자처럼 함께 늙어갑니다. 얼마나 다행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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