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라면 절임배추 (...?)

2010.11.22 14:54

닥호 조회 수:1608

요즘 가족이야기가 한창인듯 한데

 

그냥 다른 거 없이 저희집 이야기를 해보자면

 

저희 어머니는 물질만능주의, 아버지는 우정최고주의라고 할까요.

 

...그러다보니 서로 엇갈리면서 살아온지가 막 20여년 넘어갈 무렵

 

추억으로 쌓인

 

집에 오니까 바닥에 핏자국. 집에 와보니 경찰이 집에. 경찰이 전화해서 가보니 그곳에 아버지가... 라는 상황이 있었습니다만은

 

저는 그때까지도 영 바보라서 다른 집도 이렇게 살고 있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아,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바보인지...

 

그러다가 어느날, 물질에 언제나 혹하시는 어머니 앞에 나타난 9살 연하의 사채업 하는 남자가 나타나고...

 

저희집은 한 2년 정도 사랑과 전쟁에 나올법한 이야기를 겪었습니다.

 

나중에 결별을 선언한 어머니를 못잊은 남자는 집에 찾아오고, 집에 무기를 들고 찾아오고, 어머니와 저, 동생에게 막 전화 걸어서 죽여버린다고도 하고...

 

못견딘 저와 어머니는 제주도로 도피하고...(?)-말고기 회 그저 그렇습디다...

 

...어영부영 지금은 어머니와 연하의 사채업자는 친구로 지낸다고 합니다만은....... 글쎄요............. 음,

 

뭐 어쨌든 저희집은 별거상태입니다. 하핫.

 

사실 따지고보면 가족보다 우정을 중시한 아버지가 원인이겠지만은.... (가족 생일에도 친구랑 술, 명절에도 고향 친구랑 술)

 

그래도 하필이면 사채업.. 이랑 얽히셔서 다니시던 직장에도 막 찾아오고 하는 바람에 직장도 옮기시고

 

저도 느닷없이 제주도로 여행하고...

 

하, 당시는 막 이제서야 나도 어른이구나 싶은 때였기에 (사춘기였으면 더 곤란했겠지만은)

 

촘, 초큼 마니 혼란스러웠습니다.

 

지금은 뭐, 어머니 아버지 이해합니다만은 가끔은 어머니 아버지 둘다 미워요. 이게 바로 증오다 싶을 때도 있을 만큼....

 

언제나 생각하는 내 인생의 베스트 워드

 

제주도에서 어머니가 저한테 한 말.

 

"이제 와서 너도 다 컸으니까 하는 말인데, 니 아빠랑은 전혀 못느꼈는데 그 남자랑 하니까 여자도 아, 느끼는 구나 라고 알았어."

 

하하하하하하하핫.

 

여자도 느끼는 거 중요합니다............................ 아앍 그래도 우리 부모님 일은 듣고싶지 않아!!!!!!!!! 어머니, 어머니는 다 잊었지만 그 남자는

 

저를 죽여버리겠다고 전화하고 문자한 남자라구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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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배추값이 많이 오르기도 했고 작년부터 저희집은 절임배추를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문해서 먹습니다.

 

올해는 인터넷이 더 싸다는 것을 어머니가 전도를 하셔서

 

얼굴도 모르는 두 아주머니의 절임배추 주문을 해드렸습니다.

 

그리고 방금 전, 그 두 아주머니 중 한분의 친구분인듯 한분에게서 (한마디로 저랑도, 어머니랑도 안면이 없는 분이....)

 

"거기 절임배추 주문하는 곳이죠?"

 

하고 전화를 하셨습니다. 허허허허허허헣.

 

어머니에게 냉큼 이런 일이 있다고 전화를 드리고 떠넘겼어용.

 

헤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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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들의 일을 신경쓰고, 자식된 도리로서 아름답게 해결해보고 싶었던 때도 있었지만

 

역시 무리.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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