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23 01:14
게시판문화라고 쓸라다가 굳이 문화라고까지 거창해질 필요는 없을 듯하여 지웠습니다.
음 일년이 좀 못되는 요사이 제가 계속 이 공간에서 편하게 글쓰기 버튼을 누르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는데,
그건 (일상의 그것을 차치하고 라도) 피곤함이었어요.
이상하다면 이상한 느낌인데 요사이 몇 달 간 계속해서 느끼는게, 인권감수성이 이 공간에서도 무뎌지고 있다는 점,
기본적인 상식과 인격적인(?) 존중,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는) 타인에 대한 기본적인 수준의 배려. 즉 소통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거죠.
가장 아쉬운 것은,
소수와 약자에 대한 배려가 (그 당연한 기본권이!) 왜 배려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 설명해야 하고,
소수와 약자가 왜 소수와 약자인지를 또 설명해야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소수와 약자를 배려하고 그들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옹호해야 하는 것, 이것이 왜 서로 다른 가치와 취향의 차이문제로 환원되어서는 안되는지를 설명해야 하는 피곤함인 거죠.
이러한 상식빈곤의 악순환에 참으로 피로가 밀려옵니다.
아니요.
전 단지 과문함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심지어 대학교수도 무식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습니까.
단지 과문하다면, 독서와 경험, 겸허한 자세로 듣는 가르침, 즉 노력으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이니까요.
문제는 기본적인 인권감수성, 상식선의 도덕, 어떻게 하면 과연 우리의 균형감각을 흐트러뜨리지 않을 수 있는가를 생각할 애티튜드이지요.
(정말이지, 이 게시판이 '지나치게 피씨하다'는 대목에서 저는 절망에 가까운 슬픔(?)을 느꼈습니다)
서로 다른 가치관? 생각의 차이?
아니요.
피씨함은 서로 다른 가치관이 상충할 때 들이댈 수 있는 단어가 아닙니다.
주말을 지내고 느즈막히 간만에 들어온 게시판에서 휴식의 기쁨보다는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는 일이 더 잦아지면서 잡담조차 쓰기 주저되더군요.
뭐 저만 저 높은 곳에서 고결하게 우아떨고 있는데 당신들은 왜그러냐는 얘기를 하려는게 아닙니다.
게시판에서 신변잡기류의 잡담을 늘어놓는게 써놓는 글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제가 무슨 영화를 누리겠다고 여기서 '완장질'하며 고상한 척 하겠습니까.
2010.11.23 01:21
2010.11.23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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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3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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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은 좀 다르지만 pc라는 단어 대신 쓰면 좋을 것 같아요.
PC라는 말 자체가 우리 상황에 적합한게 아니라 미국에서 쓰는 단어를 그대로 가지고 와서 우리 사회에는 좀 어울리지 않는 점도 있고,
그런 생소함 때문에 PC라는 단어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도 상당히 많은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