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24 00:45
* 전 이번 도발과 관련한 이명박에 대한 비아냥이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그 비아냥은 그 짧은 시간에 노출된 정부의 대응책이 적절하다, 아니다에 대한 지적을 껍데기처럼 두르고 있을 뿐,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표명했던 그간의 대북전략을 보여준 정부의 행적 자체에 대한 누적된 분노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비아냥이 사건을 바라보는 깊은 통찰력을 제시하지 못할 것입니다. 제 이해는 아무 의미도 없는 이해일뿐이죠. 적절한 비유는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냥 분노와 짜증에 대한 이해라고 해둘께요. 이건 그동안의 정부가 고수해온 대북전략이 바로 이번 사건의 직접적인 첫번째 원인이다라는 얘기따위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그 역을 설파하는건 더더욱 아닙니다.
시기가 시기이니만큼 나중에 얘기해야할까요. 시기나 시기이니만큼 나중에 얘기하면 뭐해요. 아까운 나이의 청춘들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그분들은 누군가의 아들이고, 형이고, 동생이고, 오빠였을겁니다.
정부가 어떤 대응을 보여줄지는 모르겠습니다. 현명하게 대응하길 바랍니다. 전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기타 국제사회. 전쟁이 일어난다해도 수많은 인민이 기아에 허덕인다는 북 혼자 이 모든걸 감당하고 교섭하는게 쉬운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말입니다. 아니, 여기엔 바램이 섞여 있습니다.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전 적어도 제가 살아가는 역사의 시간동안 책에 기록될만한 전쟁은 이 나라에 안일어났으면 하거든요. 아울러, 역으로 북진하자따위의 얘기는 하지 않는다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사건이 일어나면 기다렸다는 듯이 기고를 할 누군가의 논평이 참으로 기대되는군요.
정말이지 전쟁으로 사람이 죽는다는 것처럼 허망한 일은 없습니다. 외교의 틀을 짜고 정책을 집행하는 사람은 잘죽지 않습니다. 실제적으로 모든 그림을 그리고, 심지어 자기들끼리 모여 회담까지 하지만 말입니다. 역사를 통틀어 전쟁에서 죽는건 늘 명령을 받는 가장 아래의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예외적인 경우도 있었지만 그들의 대부분은 징병된 백성, 혹은 평범한 국민이었습니다. 당연한건가요. 모르겠습니다. 국가를 국민이 지킨다는 명제가 틀리다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렇게 죽어가는 현실이 당연한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p.s : TV너머로 북조선 방송의 거센 억양이 들려오는군요. 역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