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대한 생각과 나

2010.11.24 03:51

평화의 빛 조회 수:2432

아마 듀게에서 저는 가장 나이가 많은 축일 것입니다.

저의 아들들이 군대에 갈 나이를 몇년씩 앞두고 있으니까요.

특히 아직은 고등학교 1학년인

둘째 아들은 육사에 갈것을 고려하며 여러 특별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간접적으로는 역사연구와 관련된 전공을했고

제가 보낸 지난 시간의 일정 부분은 전쟁에 관한 탐구에 보냈습니다.

 

6.25라고 우리가 부르는 전쟁에 대해서 그리고

그 시대에 이념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민간인 학살에 대해 읽을 때 마다

분노와 슬픔과 공포를 느껴왔습니다.

 

그리고 저 미친 전장의 한가운데를 달리시며 생명을 지키신

내 아버지의 고단한 일생에 대해

부족한 상상력으로라나마 이해해보려고 애씁니다.

 

 

오늘 또 어처구니 없는 소식을 듣습니다.

 

민간인 지역을 향한 조준 포격입니다.

 

어린생명 둘은 비명에 다 피지도 못하고 져버리고

삶의 터전이었던 섬 하나는 불바다가 되었습니다.

 

 

도대체 이 악몽 같고 어리석은 비극은 어떻게 해야 끝이 날까요.

 

 

 

이런 때에 저는 오히려 차분해진 마음으로 돌아보고 싶습니다.

 

가장 좋은 답은 멀리 보는 눈빛으로만 발견되고

 

가장 정직한 대답은 자주 공상처럼 들리기도 한다는 것을.

 

 

 

오늘 당장이 아니더라도 전쟁과 그것을 수행하기 위한 군사력은 결국 완전히 사라져야 하지않을까를 생각합니다.

공상이라고 자주 비난받는 그 생각을 다시 되새겨봅니다.

그리고 오늘은 현실에서 작은 전쟁의 시도들을 하나하나를 최선을 다해 막아야 하지 않나를 또 생각해봅니다.

 

 

 

제 나이는 어쩌면 이제는 저쪽에서부터 멀지만 죽음이 오는 것도 알아차려야

어리석음을 면하는 나이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내 생명이 없어진 뒤에도 내가 한 작은 기여라도 남길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됨니다.

 

 

저는 남은 시간동안 두 가지에 마음을 모으기로 조금씩 생각을 정해갑니다.

 

첫째는 언젠가는 전쟁과 가장 악한 조직적 폭력인 군사력과 대량 살상무기가 완전히 없어지는 문명이 다가오게 하는데 살아있는 동안 아주 작은 기여라도 하겠다.

 

둘째는 언젠가는 지금보다 인권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사회가 오게 하는데 작은 기여 라도 하겠다.

 

 

---------------------------------------------------------------------------------------------------------------------------------------

 

 

좋은 결심이지만 더 깊이 공부하고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고 작은 행동을 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더 슬프고 무기력감에 빠지게 하는 일은 나의 아이들과 생각을 나누기는 결코 쉬운일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유달리 남자답고 씩씩한 둘째 아이가 미래의 직업으로 군인을 택하고자하는 내색을 비추었을 때

 

저의 가치관과 너무도 다른 결정에 저는 선뜻 무어라 말하기도 어려웠습니다.

 

 

비록 내 육신의 몸의 인연으로 이 아이의 아비라는 역할을 받았지만

 

이 아이의 생각을 존중하고 싶기에

그저 한번은 전쟁과 사람들과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차분히 해볼 시간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그러나 이런 저런 사정으로 또 저는 아이들과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더 늦기전에 아이들과 이야기를 해보아야 하는데...

 

 

----------------------------------------------------------------------------------------------------------------------

 

 

 

연평도에서 오늘 죽어간 젊은 영혼들의 명복을 빕니다.

 

슬픔과 분노를 조화 대신 드립니다.

 

 

 

 

전쟁은 사람이라는 종류의 생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부끄럽게 느끼게 하는 과거가 되어야 합니다.

 

불가피한 사회적인 충돌을 조정하는 최소한의 강제력으로서의 경찰력과 구분이되는

 

대량살상을 목적으로 하는 군사력의 언젠가의 완전한 폐기를 위한 실천이 지금 시작되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는

 

핵무장을 없애고 군사력을 축소하고 동시에 군사력이 필요악이라는 생각들을 반박하고

 

사실상 방위전쟁이 존재하기 보다는 모든 전쟁은 이권의 폭력적인 조정이고

 

군사력은 그 실천 수단이며 

 

제국주의적인 경제적 침탈과 그에 편승하는 것과

 

공황의 타개책이 전쟁의 실체라는 공감을 넓혀가는 방향으로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봅니다.

 

 

아주 먼길이라도 가야할 길은 앞에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05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61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491
113037 뭐 감사하라 뭐라 이런것도 아니에요 [2] 샤유 2010.11.23 1805
113036 사람들이 많이 가는 헌책방이 어딘가요? [8] 자두맛사탕 2010.11.23 1804
113035 제가 아는 군 시스템은 유사시에 이렇습니다. [3] 고인돌 2010.11.23 2387
113034 근데 군대 어쩌고 저쩌고 하는 글 보니까 [5] 샤유 2010.11.23 2196
113033 아욱! 오늘 게시판 정말 짜증나네요~ [9] soboo 2010.11.23 4103
113032 글에도 TPO가 있는 것 아닌가요... [18] 생귤탱귤 2010.11.23 3857
113031 [듀나인] 증권프로그램 여쭤볼게 있습니다. [2] 물망초 2010.11.23 1098
113030 아시안 게임 남자 축구, 재앙의 역사는 되풀이 된다? [3] chobo 2010.11.23 2321
113029 국제관계 전공인 영국 친구와 오늘 사태에 관해 얘길 했는데.. [21] 홀짝 2010.11.23 5350
113028 [여의도]란 괴작을 보고 왔습니다 [6] taijae 2010.11.24 3402
113027 그런데로 되는군요 가끔영화 2010.11.24 1856
113026 군에는 초소가 있습니다. [11] 스밀라의雪에대한감각™ 2010.11.24 3200
113025 씁쓸한 밤이네요 [1] 메피스토 2010.11.24 1410
113024 갑호 비상 경계령 호출 [7] 오뚜기 2010.11.24 2643
113023 [BBC] 인도군이 중국과의 인접한 국경에 36000명 이상을 투입했다네요. [7] nishi 2010.11.24 3402
113022 통일을 바라시나요? [53] 빛.. 2010.11.24 4330
113021 감상적이 되어서 쓰는 연평도 이야기 [2] 산체 2010.11.24 2480
» 전쟁에대한 생각과 나 [9] 평화의 빛 2010.11.24 2432
113019 토드 필립스의 <듀 데이트> 관련 기사입니다. crumley 2010.11.24 1577
113018 짧게 말해, 내게 얼마간의 삶만이 주어졌습니다. [3] 이름없엉 2010.11.24 301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