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전에 충격적인 일이 있었어요.
얼마전부터 고양이가 부엌 싱크대 밑 발판에 기웃대면서 뭔가를 가지고 우당탕거리고 먹는듯한 느낌이 있었죠. 고양이들은 앙큼하기 때문에 제가 휙 쳐다보면 뭐냥. 난 아무것도 안했당. 그렇게 쳐다보지 말랑. 하는 표정으로 뒷걸음질 치기 일쑤였고요
그 며칠뒤 청소를 하려고 보니 여기저기 갈색 좁쌀이 많이 떨어져있더라고요 주변에. 싱크대 찬장에 잡곡을 넣어놓다보니 푸면서 떨어졌겠거니 했는데..
싱크대 밑 발판을 들어올리는데 밑으로 한가득한 구더기들....
거의 대부분 아사로 갈변해서 죽어있었지만 개중 4-5마리는 그 시체라도 먹고 살았는지 아주 오동통히 살이 바싹 올라 윤기있는 기름기를 뽐내고 있었죠. 어찌나 크던지 지렁이인줄..
그동안 고양이가 이거 먹었던거니.. 싶어 소름이 쫙 돌아서 대청소작업에 들어갔어요
아마 발판옆에 당시 쓰레기봉투를 두었는데 거기서 발생한 모양이더라고요. 당시엔 한창 제가 생선을 마구마구 먹고 있었으니..냄새가 안나서 몰랐어요 그런 지경인지..
아무튼 그 이후엔 특별한 증후를 발견못했는데..
오늘 베란다에 나가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파리가.. 에메랄드 색의 똥파리들이 윙윙대며 베란다를 가득 채우고 있더라고요.
여기저기 패잔병처럼 죽은 잔해들.. 가만보니 울 고양이가 그 파리들을 날렵하게 잡고 있었어요
손으로 퍽퍽 치면서 잡는거 저도 봄..
으악. 이차 쇼크를 받고 일단 일터에 나왔는데..
도대체 이 파리들은 뭘까요.
제가 보지 못하는 어떤 곳에 구더기가 들끓고 있는걸까요
이 에메랄드 똥파리들은 똥에 기생하는 것들일까요.
문득 고양이 화장실이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하더라고요.
이 집에서 삼년째 살지만 초파리때문에 골치아픈적은 있었지만 파리는 처음이에요 있긴했지만 이리 들끓는건 처음이에요
무슨 시체가 썩고 있을리도 없는데 도대체 뭘까요...
오늘 고양이와 함께 구충제를 먹고 다시 살충청소에 들어가야 할까봐요.. 무서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