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21 12:27
듀게는 실명이나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주소 같은 개인정보를 보관하는 사이트도 아니고
상업적인 사이트도 아닌데다 본인이 올린 글이나 댓글까지 모조리 지울 수 있는 권한도 주는데
굳이 탈퇴를 쉽게 해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버튼 클릭 한 번으로 탈퇴할 수 있는 건 너무 쉽잖아요. ㅠㅠ
페이스북의 경우 계정 폐쇄 신청을 해도 한 달인가? 기간을 줘서 그 이전에 로그인해서 뭘 쓰거나 하면
그 시점으로부터 다시 한 달 보류 이런 식으로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던데 말이죠.
듀게는 너무 쉽게 회원 탈퇴를 허용하는데 이거 문제 있다고 생각해요. ^^
(정)회원 가입은 등업고시를 통과해야 하고 최소한 2주에서 한 달의 시간을 기다려서 어렵게 하는데
탈퇴는 바로 가능하다니 이건 뭔가 균형이 맞지 않아요. 탈퇴도 최소한 2주에서 한 달은 기다려야죠.
가입은 어려운데 탈퇴는 너무 쉬운 게 듀게에 올라오는 글의 수가 줄어드는 여러 원인들 중의 하나일 수도 있고요.
그래서 가능하면 듀게도 단번에 회원 탈퇴가 가능하지 않은 시스템으로 바꿨으면 좋겠어요.
탈퇴 신청 후 한 달이 지난 후에 다시 한 번 탈퇴 신청을 하면 그로부터 3개월 후에 탈퇴시키는 정도로
탈퇴를 몹시 엄격하게 관리하는 거죠. ^^
감정적으로 욱해서 탈퇴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은데 너무 쿨하게 떠나보내지 말고
한 번쯤은 떠나겠다는 사람 다리 붙잡고 늘어지는 시스템이었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적어도 요즘처럼 뒤숭숭한 시기에는 한시적으로 탈퇴를 어렵게 하는 그런 임시조치를
취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요.
이건 듀나님과 질문맨님의 용단으로 간단히 바꿀 수 있는 사안인 것 같은데
게시판 에티켓 조항 처리 전에 이 건부터 날치기 통과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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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발하는 듀게분들께는 이렇게 말씀하시면 됩니다.
"들어올 때 등업고시 채점하는 수고를 끼쳤기 때문에 나갈 때도 맘대로 나갈 수는 없어요!!"
"맘대로 나간 후 운영자를 귀찮게 하는 일이 자꾸 생기니 한 달 동안 다시 생각하세요!!"
"탈퇴고시 합격해야 나갈 수 있어요!!" ^^
2015.06.21 12:58
2015.06.21 13:15
떠나기 전에 한 번 붙잡아서 자신의 결정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게
인간미를 겸비한 쿨함인 것 같다고 혼자 중얼거려 봅니다. ^^
2015.06.21 13:03
2015.06.21 13:17
법정에서 피고인도 최후 진술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인지상정인데
떠나겠다는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2015.06.21 13:37
어차피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을 전제로 한 말이었어요. 그나저나 최후진술과 비교는 이해가 되질 않네요. 저는 탈퇴의 변들이 꼭 절교편지같거든요. 누군가는 도저히 참지 못하고 나가는 공간이 저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으니 읽고있자면 자괴감이 들어서요.
2015.06.21 13:58
법정 최후진술은 죄를 지은 사람의 경우에도 억울함이랄까, 죄를 지을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랄까,
마음에 품고 있었던 얘기를 적어도 한 번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법정에서 검사나 변호사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만으로는 알기 힘든 그 사람의 속마음을 마지막으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아닐까 하고요.)
탈퇴하시는 분들도 게시판에서 주고 받은 논쟁이나 올린 글과 댓글들로는 다 표현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마지막으로 한번은 자유롭게 드러내는 기회를 갖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올렸던 대댓글이었어요.
탈퇴의 변들이 절교편지 같다는 것에는 공감하는데 절교편지를 쓰는 사람은 또 그런 편지를 쓸 만큼 상처를 받았을 테니까 남아있는 사람들이 그런 편지를 한번 읽어준다면 그래도 떠나는 사람의 기분이 조금은 풀릴 것 같고요.
2015.06.21 13:17
2015.06.21 13:25
재가입이 가능해도 탈퇴 시 듀게에서 살아왔던 한 사이버 인격이 사라진다는 것은 분명하죠.
재가입 후에는 다른 사이버 인격으로 돌아오는 거고요. (다시 활발하게 활동하기도 조금 힘들 것 같고요.)
듀게가 사이버 커뮤니티라면 오랜 시간 함께 해 왔던 한 사이버 인격의 소멸을
그렇게 쉽게 허용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2015.06.21 13:40
휘리릭 성급하게 탈퇴하는 것도 탈퇴하기 전에 똥이던 엿이던 투척하는 것도 모두 다 개인의 소양문제, 그릇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문제들은 시스템으로 보완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듯 싶네요.
2015.06.21 14:12
사람이 상처를 받았을 때는 말도 과격해지고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데 거리낌이 없어지기 때문에
탈퇴하기 전에 화가 나서 이런저런 마음에 맺힌 말들을 거칠게 풀어놓을 수도 있지만
그게 듀게에서 그 사람이 보냈던 모든 시간들을 아무 것도 아닌 걸로 만드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탈퇴는 그 사람이 듀게에서 지내왔던 그 모든 시간을 끝내는 것이니
시스템은 그와 함께 했던 시간과 나누었던 모든 말들에 대한 애정으로
떠나는 발걸음을 한 번은 말려야 하지 않나 생각해요.
2015.06.21 14:55
아....전지적 천사시점으로 보신거군요 ㅎ
동의할 수는 없지만 이해는 됩니다.
하긴 리얼에서도 "나 집나갈거야!" 하면서도 누군가 바지끄댕이라도 잡아주었으면 하는 심정들이 있고
그래 나가버려!보다는 만류하는게 인지상정이기도 하죠.
2015.06.21 17:42
맘 상해서 떠나시려는 분들이야 그럴 때 누가 못 나가게 말리면 귀찮고 짜증나시겠지만
떠나는 걸 보는 입장에서는 시스템적으로 못 나가게 한 번은 막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어서요.
(그러다 마음이 가라앉을 수도 있고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는 거니까요.)
탈퇴가 조금만 더 어려웠으면 재미있는 분들이 더 많이 남아 계시는 듀게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해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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