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를 꽤 좋아합니다. 유명 미드 중에 안 본 것도 아직 많지만 적어도 요즘 즐기는 문화 컨텐츠의 절반 이상은 미드고, 나머지는 영화, 책, 기타일 정도로 저에게 비중이 높습니다. 
최근에 재밌게 본 것은 역시 최근에 새 시즌이 나온 오뉴블(Orange is the new black 줄여서 한글로 오뉴블)입죠. 아실 분들은 아는 것처럼 순간의 젊었을 때의 실수로 교도소에 가게 된 중산층 여성이 겪는 여자 교도소 이야기입니다. 다양한 여성 캐릭터가 나오고 이들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크게는 백인+아시아일부, 라틴, 흑인의 집단으로 나뉩니다), 각 개인은 또 감옥에 올 수밖에 없었던 각자의 과거를 안고 있습니다. 이런 과거가 조금씩 나오면서 감옥 안에서의 사건들이 진행되는 방식이죠. 여자 교도소라고는 하지만 중범죄자가 아닌 상대적으로 경범죄자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분위기도 약간은 느슨한 점이 있고, 어찌 보면 문제아 많은 기숙사제 여고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거기에 교도관들의 사정이 겹치면서 꽤 흥미진진한 드라마가 되지요. 퀴어적 요소는 덤. 
각설하고, 어차피 제가 굳이 또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보실 분들은 다 보셨을 거고, 아실 분들은 다 아실 거고, 2013년 첫 시즌이 나옴과 동시에 아주 트렌디해진 드라마니까요. 최초의 넷플릭스 드라마라는 점도 특징적이었고요. 
그런데 이 드라마를 주변인에게 권하거나, 혹은 반응을 물어봤을 때 상당히 많은 이들이 주인공이나 등장인물이 별로 안 예뻐서 안 끌린다고 혹은 집중이 안 된다고 대답을 합니다. 
에?? 고작 그런 이유로??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예쁜 것, 물론 저도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집중이 안 될 정도라고요?
아니 뭐, 사람마다 드라마를 보는 이유는 다른 거고, 굳이 드라마 보면서까지 현실감 넘치는 공정성 따위 따지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요. 그런 뜻은 충분히 존중합니다. 어떻든 즐겁자고 보자는 드라마인데 억지로 보랄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오뉴블 같은 드라마를 보면 확실히 전형적인 미형의 캐릭터는 별로 나오지 않아요. 그나마 주인공 커플인 테일러 쉴링이나 로라 프레폰 정도 외에는 딱히 예쁘지도 늘씬하지도 않은, 그러나 충분히 매력적인 여성들이 잔뜩 나오죠.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자면 키가 너무 크거나, 너무 작거나, 너무 살이 쪘거나, 너무 말랐거나, 너무 늙었거나. 그렇지만 그게 우리가 사는 모습에 더 가깝고, 그래서 더 눈물 나고 혹은 더 내 일처럼 즐겁지 않은가요? 
저는 한국 드라마는 스무살 이후로 본 게 손으로 꼽을 정도입니다만, 가끔 볼 때마다 주인공들이 다 너무 늘씬하고 마르고 게다가 실내 장면인데도 완벽한 헤어와 메이크업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너무 어색하고 감정 이입이 힘들던데요. 아 게다가 캐릭터 구분도 좀 어렵습니다. 뭐랄까 자기 그림체는 있지만 얼굴을 다 똑같이 그려서 헤어스타일 아니면 캐릭터 구분 하기 힘든 만화 보는 것처럼요. 음. 이거야 뭐 취향 문제라고 하더라도.
한류 열풍이 한창이던 때 외국 반응 중에 왜 한국 드라마에는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지 않느냐고 하는 지적과 함께 이런 외모에 대한 것도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차이가 어디에서 오는가 하는 점을 굳이 국민성이니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터무니 없다는 건 알지만, 적어도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대중문화를 대하는 심리는 상대적으로 동경과 모방이 크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외국에도 물론 연예인 혹은 매체 컨텐츠에 대한 선망의 경우가 있겠지요. 제가 한국 사람이라 한국의 현상이 더 두드러지게 보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한국이나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의 사정은 어떤가 하는 궁금증도 듭니다. 
아무튼 그런 특징이 흥미로워서 최근에 계속 곱씹으며 생각해보다 두서없이 글로 한번 올려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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