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02 16:05
사실 비치 보이스의 브라이언 윌슨에 대해서 별로 궁금한 것도 없었고, 그닥 알고 싶은 것도 없었던 터라
이 영화에 대해 가지는 기대감은 크게 없었던것 또한 사실입니다.
비치 보이스 하면 surfing u.s.a나 fun,fun,fun으로 저의 지식은 끝나버렸죠.
(아, 영화 칵테일의 kokomo가 있었군요.)
이 영화는 브라이언 윌슨을 예찬하고 미화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브라이언 윌슨이 점점 고립되어 가는 20대와, 이미 고립되어 버린 40대를 교차해서 보여주며
한 천재 뮤지션이 이상과 현실에 고립되어 좌절해 가는 모습이 안타까울 정도로 잘 드러나 있습니다.
특히 영화 후반에 스스로 가둬버린 자아에게서 벗어나는 시퀀스는 참 인상깊었어요.
(침대에 누운 어릴적 자신을 바라보는 폴 다노의 모습이란..)
폴 다노는 불안한 청춘을 그리는 연기에 있어서는 동 나이대의 배우중에선 탑 급의 연기입니다.
폴 다노 이름만 믿고 영화 보셔도 좋을듯 싶네요.
존 쿠삭이 명배우란 사실을 잊고 있었다면, 이 영화를 통해 다시 그의 진가를 보여줄 거구요
폴 다노와 존 쿠삭은 젊은 시절과 중년의 브라이언 윌슨을 연기하지만
같은듯 다른 연기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저는 엘리자베스 뱅크스가 계속 기억에 남아요.
화려한 화장속에 드리워진 어두운 자신의 내면을 다 보여주지는 않으려 하면서도,
사려깊은 멜린다역을 잘 소화해냈죠.
영화속에서 브라이언 윌슨이 좀 예상밖의 엉뚱한 말이나 행동을 할 때가 더러 있는데..
저 사람 왜 저러나.. 싶은 표정을 짓다가도 끝내 윌슨을 바라보며 그를 신뢰하는 표정을 보여주는 연기가 특히 좋았습니다.
이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는 영화와 동명인 브라이언 윌슨의 love & mercy를
윌슨 본인이 라이브로 부르는 영상이 같이 나타납니다.
그 장면을 보면 감동이 더 크게 와닿아요.
자극적인 장면은 없지만 볼 수록 빠져드는 영화이고
단지 한 인물의 예찬론에서 벗어나 직접 그 인물에게로 투영되는 영화의 구성이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더, 이 영화의 상당수의 곡이 들어가 있던 비치 보이스의 pet sounds 앨범은 정말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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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볼까 말까 했는데 보고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