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듀게에 오랜만에 왔네요. 절대로 광고 아니고요, 그냥 제가 다녀보니까 좋아서 추천해드리고 싶어서 써봅니다.


 1. 3년 가까이 지루성두피염으로 고생했습니다. 두피에 뾰루지 같은 것이 튀어나오고, 누르면 엄청 아프고, 이것 때문에 자꾸 두피를 만져대는 바람에 상처도 나고 탈모까지 생겼었어요. 좋다는 샴푸 다 써보고 음식도 가려 먹어 봤지만 별 효과도 없었고요. 피부과를 수소문해봐도 항생제를 너무 독하게 지어주더라, 그 때만 잠시 나아지더라는 식의 소문 때문에 겁나서 가보지도 못하고 검색질만 계속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어느 커뮤니티의 한 글이 눈에 띄었죠. 괜히 비싼 미용시술(보톡스, 필러 등등)이 아니라 여기는 진짜 피부'병' 전문 병원이고, 약도 너무 세게 짓지 않고 의사쌤도 꼼꼼하시더라, 자기도 지루성 두피염이었는데 여기서 많이 좋아졌다...길래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며 가봤습니다. (저희집은 개포동인데 그 병원은 동작구였습니다.) 


 2. 결과적으로 지금은 정말 많이 좋아졌습니다. 처음에 갔을 때 원장님이 무슨 현미경같은 기계(꼭 큰 면도기처럼 생겼어요)를 제 두피의 염증 부위에 대고 영상으로 보여주시면서 증상이나 원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시고,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을 처방해 주셨어요. 그리고 '지루성 두피염은 완치가 매우 힘든 질환이다. 본인이 피곤하고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거나 환절기 때도 다시 악화될 수 있는데 이럴 때는 바로 병원으로 와라'고 미리 얘기해주셨어요.


 처방해 주시는 먹는 약은 '3~4살짜리 어린 아이들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순한 약'이라고 미리 말씀해주셨고요, 바르는 약은 두 가지였어요. 하나는 밤에 머리 감고 말린 뒤에 두피 전체에 바르는 물약인데, 지루성 환자들은 두피에 각질이 많이 끼는데 이것 때문에 피지나 노폐물이 자꾸 두피 내부에 쌓여서 염증이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물약은 그 각질을 치료해주는 약이고, 연고는 손상된 모낭을 회복시켜준다고요. (실제로 제가 갔을 때 제 두피의 염증 부위에는 모낭에 머리카락이 하나씩 정도밖에 없었어요. 보통 사람은 두 세 개씩 나는데.)

 

 그리고 한 가지 당부를 하셨는데, 머리를 감을 때 절대로 뜨거운 물에 감지 말라고 하셨어요. 지루염이 악화되는 이유 중 하나라네요. 그냥 적당히 미지근한 정도면 충분하다고요. 음식은 딱히 가려야 할 건 없고 샴푸도 괜히 비싼 거 쓸 필요 절대로 없다고 하셨네요. 


 전 그 뒤로 일주일에 한번씩 내원해서 약 처방도 받고 계속 상담도 했는데, 한 4주쯤 다녔더니 진짜로 많이 좋아져서 원장님도 이젠 올 필요가 없다고 하셨어요. 두피 뿐 아니라 얼굴에 있던 뾰루지도 많이 없어졌어요. 어릴 때부터 뾰루지가 잘 생기고 이 나이 되도록 안 없어지던 게 많이 나았네요. 선생님도 첫 진료 때 '얼굴도 많이 나아질 거라고' 하셨었어요. 얼굴이나 두피나 이 염증 자체는 똑같아서 그렇대요. 

 다만 앞으로 또 악화되면 바로 다시 오라고 하셨죠. (실제로 그 뒤로 한 달 쯤 뒤에 다시 한번 갔었습니다. 초여름에 며칠 동안 가발을 쓰고 다녔더니 무리가 갔는지 딱 그 자리에 뾰루지가^^;;) 


3. 동작구 신대방동에 있는 이종승 피부과(보통 이피부과라고 하더군요)인데, 병원 홈페이지도 없고 홍보도 안 하는데 갈 때마다 사람이 항상 많아서 전 많이 기다렸었어요. 병원 자체는 엄청 작습니다. 직원도 제가 본 건 카운터에 여직원 두 분이 전부고요. 선생님은 두 분이신데 오전이랑 오후로 나눠서 근무하세요. (좀 복잡해요. 처음에 가실 때 전화로 미리 물어보고 가세요. 그리고 첫 진료를 받으시면 집에 가실 때 카운터에서 여직원들이 선생님들의 일주일 진료 시간표가 적힌 카드를 주실 거에요.)

 한 분은 제가 말씀드린 이종승 원장님이고 다른 한 분은 좀 젊으신데, 친절하셨지만 이 분은 제가 원장님이 안 계실 시간대에 실수로 갔을 때 뵌 거라 그런지, 그냥 그랬네요. 그냥 처음에 원장님이랑 상담했을 때의 자료하고 약 처방전 자료만 보시더니 좀 어떠시냐고 묻고는 처방전을 그대로 또 주신 게 다였는지라^^;; 제가 초진을 이 분한테서 받았다면 모르겠지만요.


 아, 그리고 여기가 예약을 아예 안 받습니다;; 무조건 가서 그냥 기다려야 하는데 사람이 많아서 좀 많이 기다릴 때도 있었어요.


 지루성 피부염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셨으면 해서 적어봤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94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53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6661
115612 동성의 연예인이나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 [17] forritz 2021.05.01 788
115611 그러고보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은 영화화된 게 없네요? [6] forritz 2021.05.01 759
115610 바낭) 넋두리 forritz 2021.05.01 276
115609 독립영화관 KBS1 <나는 보리> [2] 그날은달 2021.05.01 279
115608 토요일새벽 잡담...(바통) [3] 여은성 2021.05.01 299
115607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3 Peaks Challenge in South Korea [1] tom_of 2021.05.01 740
115606 [EBS2 클래스e] 작지만 가장 위대한 '나노 이야기' [2] underground 2021.04.30 300
115605 [EBS1 다큐시네마] 기억의 전쟁 [23] underground 2021.04.30 494
115604 넷플릭스에서 무명배우들로 영어덜트를 겨냥한 판타지 드라마를 만든다면 보실건가요? [8] Lunagazer 2021.04.30 560
115603 [다큐 인사이트] 윤여정 편 재밌네요 [16] underground 2021.04.30 756
115602 짜증나는 한글 영화 제목들 [18] Lunagazer 2021.04.30 808
115601 섀도우 클라우드... 그리고 그외 근래에 본 장르영화들.. [10] 폴라포 2021.04.30 573
115600 What did he smell like?, snobbish, 윤여정님 인터뷰를 인종차별과 연관시키는 낚시성 컨텐츠들이 불편하네요.. [9] tom_of 2021.04.30 778
115599 [바낭] 일본 애니메이션의 '그' 갬수성 [10] 로이배티 2021.04.30 738
115598 블링 링(2013) [8] catgotmy 2021.04.30 272
115597 듀게에 글을 쓴다는 것 [5] 異人 2021.04.30 591
115596 [주간안철수] 국힘, 국당 당대당 통합 공감대 하루만에 당내 반발 가라 2021.04.30 355
115595 빅 히트/말타의 매 [15] daviddain 2021.04.30 510
115594 지난 한 달 반동안의 신선하고 놀라웠던 경험에 관한 이야기 [9] soboo 2021.04.30 975
115593 지난 30년간 ‘내 마음 속 배우’이셨던 윤여정 배우님의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6] crumley 2021.04.29 48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