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에 대해 남겨주신 글을 보고 저도 생각나는 바가 있어 적어봅니다.

 

전자책이 처음 등장하고 지구상에서 종이가 사멸될것처럼 난리 법석을 떨던 그 때, 종이책을 처음 접한 인상은 ‘불편하다’였습니다. 심지어 때이른 걱정도 살짝 들었던 기억이 나요. 불편한데, 종이책보다 앞선 문명임이 너무나 명백했거든요. 부피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고, 휴대성 역시 압도적일뿐더러, 당시 전자책은 가격 또한 종이책의 절반 수준이었어요. (네, 지금은 아닙니다)뭐, 있어 보이는 건 덤이었고요.

 

그랬는데…모바일 화면을 하루종일 들여다보고, 읽고, 심지어 쓰고, 하는 것을 수 년간 반복하던 어느 날, 종이책을 쥐었는데 페이지가 잘 안 넘어가더군요. 그리고 똑같은 책을 모바일로 읽을 기회를 얻었고, 모바일 화면을 통해 그 안 넘어가던 책을 마치 트위터 보듯이 술술 넘기는 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그게 한 번이면 말을 안 하죠. 종이책은 사 두고 안 읽는 책들도 수두룩한데 전자책은 단 한 권도 방치해둔 것이 없어요. 그리고 부득이 종잇장을 넘기며 봐야하는 책이 있어 종이책을 볼 때면, 전자책을 처음 봤던 그 날의 불편과 정확히 같은 종류의 불편을 느낍니다. 익숙치가 않고, 페이지 넘기기도 귀찮고, 한 손에 안 들어오고…

 

일단 전 뭔가 ‘신문물’하면 질색부터 하고 보는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종이책에서 전자책에서의 이동도 좋은 점들을 보려 노력을 합니다. 책장 하나를 통째로 손에 쥐고 다닐 수 있게 된 건 일종의 마법이죠. 하지만 책장이 주는 그 낡아감과 듬직함과 정돈된 느낌을 잃게 된다면 그건 좀 아쉬울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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