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들 (2015)

2015.11.11 17:43

DJUNA 조회 수:16600


우민호의 [내부자들]은 윤태호의 미완성 동명 웹툰이 원작으로, 전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주변에서 좋은 이야기를 들었고 원작과 영화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들었어요. 어차피 제가 두 작품을 비교할 이유는 없으니 지금은 이것으로 충분하겠죠.

이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은 각각 자기가 속해 있는 세계나 직업을 대표하는 사람들입니다.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국회의원 후보, 재벌 회장, 부패한 언론인, 정치 깡패, 검사. 정치 깡패가 재벌 회장과 국회의원의 정경유착 비리를 고발하면서 시작되는 영화는 과거로 돌아가 이들이 어쩌다가 이 상황에까지 이르렀는지를 들려줍니다.

영화의 전반부가 묘사하는 건 이런 한국식 부패의 과정입니다. 하긴 부패한 세계란 어딜 가도 비슷하겠죠. 하지만 그 과정의 디테일이라는 것이 있는 법이고 이야기를 위해 많이 단순화하긴 했지만, 이게 꽤 생생합니다. 후반부는 이 쌓인 문제의 해결과정을 보여주는데, 여기서 배신당한 조폭과 정의파 검사의 활약이 펼쳐집니다.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는 장르적인 판타지일 수밖에 없는데, 영화도 모르는 것 같지 않습니다. 그보다 더 걸리는 게 있다면 이런 식의 결말을 아주 최근에 한 번 봤다는 것이죠. 영화 잘못은 아닙니다만.

비교적 좋게 끝나는 이야기지만 여러 모로 암담한 작품입니다. 관객들 중 현실세계에서 이런 식으로나마 뭔가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더 나쁜 것은 이런 식으로 바닥에 고인 부패의 순환이 이를 고발하고 있는 영화의 이야기 자체를 진부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인간들은 심지어 대중 영화의 일급 악당도 못 되는 놈들인 거죠. 그냥 보는 거 자체가 괴롭습니다. 세상에 예쁘고 좋은 게 얼마나 많은데 왜 난 컴컴한 극장에 갇혀 이 더러운 아저씨들과... 기타 생략.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 이경영은 모두 잘 조율된 앙상블 연기를 보여주고 배우들에 대해서는 좋은 말만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영화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한국식 마초 분위기는 갑갑하기만 하더군요. (15/11/11)

★★★

기타등등
비스타입니다. 인물 중심의 스토리라 화면비율을 그렇게 잡았다고.


감독: 우민호, 배우: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 이경영, 김홍파, 조재윤, 배성우, 김대명, 다른 제목: Inside Men

IMDb http://www.imdb.com/title/tt3779028/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21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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