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남의 여행기

2015.12.05 01:21

푸른나무 조회 수:1727

요즘도 출판시장에서 여행기가 많이 팔리나요? 남의 여행기, 재미있으십니까. 저는 남의 여행기에 별 흥미를 못 느끼는 것 같아요. 물론 저도 여행 좋아하고-그런 말이 무색하게 여행 간지가 오래 됐긴 하군요- 여행 갈 때면 정보가 필요해서 여행기 읽기는 하는데 에세이의 영역으로는 별 매력이 없어요. 희한하게 안 본 영화의 영화평은 읽어도 안 간 곳 여행기는 별 매력이 없더군요. 하긴 저만 이렇지 일년 평균 책 한 권 사지 않는 것이 분명한 제 친구는 어느 날 서점에서 책을 살까 하던 책이 여행 관련 서적이더라고요.


종종 가는 블로그가 있는데 그 블로그의 주인이 한창 여행기를 쓰셔서 업데이트가 되었다 하면 여행기만 올라와서 시무룩.... 눈팅만 하니 뭐 그리 불만은 아니고요. 나는 여행기가 매력 없다, 는 생각에 잠깐 골몰하다가.. 요새 거의 모든 것들에 남의 여행기처럼 흥미 없어 하는 것 같기도 하다는 발견...


모든 게 별 의미가 없어요. 아무 것도 안 남기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꿀꺽 삼킵니다. 그렇다고 한없이 우울한 것은 아니고, 그런 것도 일부 지나갔죠. 그저 공허한 기분만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무의미한 시간만이 오고 가고 있어요. 늙었나봐요. 가보고 싶었던 곳들과 하고 싶었던 것들이 많았던 시간이 지나가고 어쩌다 아무것도 안 남기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네요. 어떤 면에서는 제일 바닥인 것 같습니다. 그런 날들도 있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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