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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출간 이후, 대학이나, 혹은 보직 교수들로부터 어떤 ‘외압’을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그것은 아무래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것과는 어떻게든 싸울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연구실의 동료들의 “(대학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느냐”하는 원망에는, 저를 지탱해 온 어떤 근거가 무너졌습니다. 물론 그들로서는 지방시를 내부고발로 여길 수도 있을 테고, 누군가는 저의 삶을 거짓으로 재단할 수도 있을 테지만, 저는 어떤 작은 기적을 바랐습니다. 그들이 “많이 힘들었지, 우리도 많이 힘들었어, 고생 많았다.”라는 말을 먼저 해 주었다면, 그러한 공감이 선행되었다면, 저는 그들과 함께 다시 한 발 나아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가까운 선배가 술 한 잔 더하고 가라며 저를 잡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더 나누었는데, 술잔을 앞에 두고 날 것의 표현들이 오고갔습니다. 그는 네가 나가기를 그 누구도 바라지 않으니 계속 같이 공부하자고 했고, 그 말에는 지금도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너의 잘못을 교수님들께 빌고 오는 것이 먼저, 라고 했습니다. 이것이 그의 생각인지, 선배들 모두의 생각인지, 아니면 교수들까지 포함한 모든 구성원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선배에게 “형님, 저는 요즘 많이 힘들어요. 그런데 제 아들의 얼굴을 볼 때, 아버지로서 부끄럽지 않게 바라볼 수 있어요. 저는 계속 제 아들을 그렇게 바라보고 싶어요. 죄송합니다.”라고 말했고, 둘의 짧은 술자리는 그것으로 끝났습니다.


제가 몸담았던 대학원은 그다지 특별한 공간이 아닙니다. 다만 대학이 구축한 시스템에 순응해 온, 전형적인 공간일 뿐입니다. 만일 ‘인분 교수’와 같은 상식 이하의 문법이 통용되는 곳이었다면, 저는 글을 쓰는 대신 다른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을 것입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지방시에서 담아낸 이야기는, 그대로 대한민국의 모든 대학과 대학원에 적용될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의 필자가 글을 연재 및 출간하고나서 동료들로부터조차 외면받고 대학에서 나왔다는군요.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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