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시간이 남아 스타워즈를 보러갔습니다. 더 버티다간 줄거리를 보지도 않고 알게될 것 같아. 


보고 나오는 뒤통수에 짠하다..라는 느낌이 남더군요. 왜 그런지 돌아봤습니다. 


1. 어렸을적의 영웅들이 하나같이 할매 할배가 되었습니다. 영원한 우상으로 남아줬으면 싶었던 인물들이 말 그대로 뛰어다니는 모습조차 안쓰럽더라구요. 저 연세에 저러셔도 되나 싶을 정도. 그동안 저항군은 뭘했길래 뇐네들이 다 하신답니까?


2. 악당들이 업그레이드 되었어요. 총질을 해도 맞추지도 못하고 맨날 우르르 몰려다니며 동네북을 하던 스톰트루퍼들이 단체로 해병대 캠프라도 다녀온건지 빠릿빠릿하네요. 다크사이드가 아닌 입장에서 앞으로 쟤네랑 싸울 저항군이 불쌍해서 잠시 짠함.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에는 시리즈 하나 넘어갈때 미션 깨기 같은 느낌으로 등장하던 초 거대 무기가 너무 일찍 등장하고 너무 허무하게 깨져서 짠했습니다. 이거..3부작의 1편으로 알고 있는데.. 남은 이야기는 뭐길래.. 그리고 최강악당 느낌이던 카일로 렌은 왜 이렇게 멀대같고 마스크는 필요도 없는데 왜 쓰는건지.. 참 저자식 짠하네 싶더라구요. 


4. 마지막으로.. 루크가 제다이로 각성하고 악의 제국을 물리쳤으면 좀 살기편한 세상이 되었어도 좋으련만 여전히 제국군은 득세하고 저항군은 변방에서 쫄려있는 걸 보니 작금의 우리나라 꼬라지가 생각나서 짠했습니다. 독재가 싫다고 데모하고 민주화하자고 들고 일어나서 잠시 집권하면 뭐합니까? 세상은 결국 다크사이드.. 독재자의 딸이 지멋대로 이래라 저래라 아주 깽판을 치고 있는데 말이죠. 영화는 영화일뿐인데 어찌보면 저 말안된다 싶은 영화보다도 현실이 더 막장이고 웃기는 짬뽕이라는 생각이들어 짠했습니다. 


스타워즈는 초등학생.. 그것도 80년대 초중반에 초등학교를 다닌 사람들을 위한 특화상품 같아요. 감독이 바뀌어 더욱 세련되고 뭔가 구색을 갖추려고 애를 쓴 이번 스타워즈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과연 무한한 정보의 바다를 끼고 사는 요즘의 초등학생들에게도 스타워즈가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인가?? 하는 생각이요. 


3부작중에는 그나마 항상 두번째 이야기가 낫더라는 생각을 하며.. 언젠가 나올 세번째 시즌(?)의 두번째 이야기를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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