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일상 모음

2010.12.02 16:43

nyxity 조회 수:4009

2010년 11월 6일 토요일

밤에 문득 배가 먹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과일을 못 깎는다. 그래서 동진님에게 배가 먹고 싶다고 했더니, 동진님이 안 깎아줬다. 잠시 후 동진님이 옆에서 말을 걸었다.

"흥, 배도 안 주고."

나는 옆을 쳐다보지도 않고 싸늘하게 말했다. 그러자 동진님이 슬그머니 나가 배를 깎는다. 막상 일이 이렇게 되니 미안한 마음이 들어, 배를 가져오는 동진님을 자리에서 일어나 맞이했다.

"저 반성했어요. 반성한 거 같아요?"

동진님이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나 진짜 반성했는데. 흑흑. 어쨌든 잠시 후 배를 먹어 배가 불러진 나는 기분이 좋아 노래를 불렀다.


날짜미상(7일로 추정)

옆에 누운 동진님에게 물었다.

"동진님, 저한테 뭐 바라는 것 있어요?"
"없어요. 제이가 제일 좋아."
"웅......제이가 운동 하는 건?"
"(즉답) 포기했어요."
"과일 깎는 건?"
"그것도 포기했어요."
".......이번에요?"
"아뇨, 예전에."
"아, 옛날에 벌써 포기하셨군요."

그래서 나는 마음이 편안해졌다.


2010년 11월 9일 화요일

동진님이 다리에 바디로션을 발라준다. 나도 모르게 "하아~"했더니 "응?"하고 동진님이 고개를 든다. 그래서 "좋아서요~" 라고 했다. 그러자 동진님이 묘하게 웃더라. 왜 그렇게 웃냐고 캐물었더니 하는 말.

"저라도 좋을 것 같아서요."


2010년 11월 14일

아우님이 형부에게 빼빼로데이 빼빼로를 선물하겠다며 동진님이 다니는 교회가 있는 합정까지 일부러 나와, 예쁘게 포장한 빼빼로를 주고 갔다. 동진님이 꺼낸 맛있어 보이는 빼빼로를 보며 내가 말했다.

"저한테도 도련님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하하"
"형수한테 빼빼로 데이에 빼빼로 주고 발렌타인에 초컬릿 주는 도련님이요."
"...반대?!"
동진님이 풉 웃었다.

"당연하죠. 동진님은 제가 어느 쪽이리라고 생각하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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