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11 22:46
공개구애the declaration of love, 장 프랑수아 드 트루아Jean-Francois De Troy, 1731
예전에 학교 다닐 때 읽었던 서양풍속사 표지에 이 그림이 실려 있었습니다. 참 예쁘고 아기자기하기가 인형같은 그림이구나 싶었었는데, 그림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어서 도통 무슨 내용인지, 이 사람들은 누군지 - 애초에 화가는 누구고 - 전혀 알 수가 없는 무슨 수수께끼같은 그림이었던 생각이 나네요. 물론 그림만 봐서는 대충 무슨 내용인지 감은 옵니다만.
화면 가운데 한쪽 무릎을 꿇고 앉은 남자는 흰 드레스를 입은 여인에게 꽃을 바치며 사랑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엔...보는 사람들이 많군요;;
사랑의 고백같이 극히 개인적인 일을 이렇게 공개적으로 하는게 현명한 건지...잘 모르겠습니다. (250년전 프랑스 귀족 사회에서는 예법상 실례가 안되는 행동이었을지도...) 하지만 제가 학교 다닐적엔 이런 행동이 무슨 돌발행동처럼 취급 받았던 기억은 납니다. 제가 직접 목격한 적은 없지만, 친구들에게 걔네들 학교에서 가끔 이렇게 공개적인 장소에서 고백하는 남자애들 때문에 일어난 민망한 사건들 얘기를 몇 번 들었었거든요. (참 딱하게도 여학생들이 그 사랑고백들을 다 거절한 터라...;;) 그러게 둘만 있을 때 분위기 봐서 젊잖게 고백했으면 될 것을...거절 당하더라도 둘만 알면 되는 일이니까요. 괜히 주변 사람들도 민망하게 하고 본인도 상처입지 않았나 싶더라구요. ( 아무래도 그런 행동이 남자답고 멋있을 거라고 생각했던것 같지만 -_-;;)
다음은 그림에 대한 일화.
화가 트루아는 그림 이외에 패션 디자인에도 일가견이 있었다고 합니다. 본인이 디자인한 옷들을 주인공들에게 입혀서 모델 삼아 그림을 그리는 경우도 자주 있었다고 하구요. ( 이 그림도 물론 그렇게 그린 그림입니다 ) 화면 오른 쪽의 짙은 남색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바로 트루아가 디자인한 드레스를 입었는데요. 저렇게 드레스의 등에 수직으로 길게 주름을 잡아 늘어뜨리는 스타일의 의상을 '와토주름'이라고 한다네요. 바로 트루아가 디자인 했고 당시 프랑스 궁정에서 크게 유행했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화면에 등장하는 여인들 모두 와토주름 스타일의 드레스를 입은듯?)
2016.02.11 22:58
2016.02.11 23:16
2016.02.11 23:16
200년전과 30년전의 감성이 완전히 같을수는 없겠지요.
2016.02.11 23:18
2016.02.12 09:15
저 분홍드레스 입은 여성의 입장이 되어본 사람으로써 저는 감정이 복잡 + 미묘 하더군요.
(이런 얘기하면 또 프레임 만들려는 사람들이 벌떼같이 몰려들어 씹고뜯고즐길까봐 걱정이지만)
나를 좋아하는 줄 알았던 남자가 내 옆에 있는 여자를 좋아하다니..
이거 자존심이 상해서 친구에게 뭐라고 해야 내 찌질한 속마음을 안들키고 우아하단 소리를 들을까나..
그나저나 흰드레스와 분홍드레스 여성의 얼굴이 너무나 비슷해서 점이라도 찍어주시지.. 하는 마음입니다. ^^;;;
2016.02.12 10:17
2016.02.12 14:56
2016.02.12 15:16
사실 이 그림 그린 화가 트루아가 자기가 만든 패션 자랑하고 싶어 등장시킨 인물이니…말씀 듣고 보니 이 여성분 표정이 어떨까 저도 급 궁금해지네요.
2016.02.13 16:18
2016.02.13 21:57
아 쟤 뭐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