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

2016.07.31 03:32

여은성 조회 수:838


 

 1.제가 만든, 제가 좋아하는 말이 있어요. 


 '주식을 하든 주식을 안 하든 네 인생이 비참하다면, 꼭 주식을 해라.'


 ...뭐 사실, 제가 좋아하는 대부분의 말은 제가 지어낸 거긴 해요.



 2.다음 3번 글에서 씨발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그건 어떤 불순물도 없는 가장 순수한 형용사로서 쓰인 씨발이예요. 이해해 주세요.



 3.어떤 사람에게 내가 어떤 사람이 아니라고 증명해야 하는 순간이 있었어요. 문제는 이 우주에서 중요한 것은 인식이지 사실 따위가 아니잖아요. 나는 이런 저런 화술과 그럴듯한 스크립트를 동원해 천천히 증명 과정을 밟아가다가 갑자기 지겨워졌어요. 그래서 논리적이고 그럴 듯한 말을 하는 대신 비이성적인 소리를 했어요.


 '내가 대체 뭘로 보이는거지? 이봐 나는 왕이야. 왕! 씨발 왕이라고. 나는 평민들의 물건을 훔칠 수가 없게 되어 있다고. 왜냐면 왕이니까 말이야!' 


 이건 물론 상대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어요. 이건 언젠가 나 자신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었어요.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누군가는 입회해서 이 말을 들어줘야만 외칠 수 있는 말이었다는 거예요. 언젠가 말했듯이 나는 대나무숲에서 외치는 건 싫어해서 말이죠. 찌질해 보이잖아요.


 휴.


 이렇게 실제로...이 말을 외치고 나니 발끝에서부터 머리까지 어떤 벅찬 기분이 올라왔어요. 고양감이라는 이름의 감정이었죠. 소풍 가기 전날의 설레임과 같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것이 온 몸의 핏줄을 타고 몸 안을 유동하는 게 느껴졌어요.



 4.휴.



 5.이 감정이 흐리멍텅하게 굴러가던 뇌를 일깨워 무언가에 취한 듯 살아가던 최근의 몇 년을 상기하게 해줬어요. 푼돈을 좀 써주면 왕이 된 기분을 몇 시간정도 느끼게 해 주는 가게들을 전전하던 최근 몇 년이요. 비참한 처지를 잊기 위한 비참한 유사 체험이나 하던 몇 년을 쭉 돌아보다가 문득 내가 해야 하는 일이 뭔지 깨달았어요.


 그건 월요일날 9시가 되자마자 당장, 안전한 주식에서 돈을 절반 빼서 위험한 주식으로 옮겨놓는 일이예요. 진작에 했어야 하는 일이죠.


 

 6.혹시나...이 글이 의도와 다르게 읽힐까봐 한 줄 써요. 세상의 삼라만상은 내게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와 계시를 보여줘요. 거기서 가르침을 얻어갈지 말지는 스스로 정할 일이죠. 이번 일이 아니었더라도 분명 나는 내게 다가온 다른 계시를 보고 같은 깨달음을 얻어내어 정신을 차렸을 거예요. 이 고양감을 느낄 기회를 제공한 사람에게 정말로 고마운 기분을 느끼고 있어요.


 

 7.이게 그 자를 비꼬는 것처럼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한 줄을 더 추가해요. 


 '사람을 악한 사람과 선한 사람으로 분류하는 것은 옳지 않다. 과연 그 사람이 매력이 있는 사람인가, 그렇지 않으면 지루한 사람인가로 분류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만든 건 아니지만 내가 좋아하는 말이거든요. 아니 솔직이 말하면, 지루한 녀석이야말로 악한 녀석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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