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다의 순수

2017.01.02 23:37

칼리토 조회 수:1182

노가다가 속어인걸 알고 있지만.. 막노동이라고 해야 옳은 말이 되는것도 알고 있지만.. 그래도 노가다라는 말에는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울림 같은게 있단 말이죠. 저만 그럴수도 있겠습니다만.


오늘 회사에서 노가다를 했습니다. 외국에서 컨테이너로 들여온 페인트 부스를 3층의 설치 장소로 옮기는 노가다였어요. 여럿이 달라 붙었는데도 근 세시간 가까이를 작업했습니다. 무거운 판넬들도 많고 전체적으로 부피가 커서 앗!! 하는 순간들도 있었지만 다행히 사고자 없이 작업은 끝났구요. 끝나고 나니 머리가 텅빈듯.. 근육은 노곤하고 어떻게 힘을 잘 못 준건지 오른쪽 팔목은 시큰해요. 


몸으로 벌어서 먹고 사는 사람들은 대단합니다. 이 일을 꾸준히 매일매일 반복하는 거잖아요. 사무실에 컵퓨터앞에 앉아 하는 일과 뭐라도 손에 들고 움직이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정말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엇이 되었든간에 육체노동은 생각의 여지를 별로 남겨주지 않는것 같습니다. 오로지 노동으로 파괴된 스스로를 회복하는데 필요한 시간과 에너지를 자신에게 쏟아부을수밖에 없는거죠. 그야말로 순수함의 경지입니다.


그러므로.. 잠깐이지만 오늘 노동을 하고 온 저도 쓰러져 골골대야 마땅한데.. 그러자니 너무 순수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 이렇게 글이라도 끄적입니다. 세상의 모든 노가다들이여.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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