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듀게 거주하시는 여러분

저는 22살의,  좋게 말하면 말랑말랑한 나쁘게 말하면 불안정한 자아를 가지고 있다고 스스로 느끼는 여자사람(ㅋ)이에요.

약 3개월 전부터 모 커뮤니티에서 남자 분 한 명을 만나서 지금 연인 비슷한 관계(ㅠㅠ제가 우는 이)를 유지해오고 있는데요.

이 분과 연애하면서 저 자신에 대한 느낌, 추구하는 것 등이 많이 바뀌었고, 이러한 변화 방향이 과연 바람직한 된 방향인지 많이 혼란스러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자 이렇게 글을 적습니다. 

 

 

제가 사모하는 이 분은 그야말로 "남성성"의 화신인 사람입니다.

사실 제가 모 커뮤니티에서 그 분에게 적극적으로 들이대면서까지 그 분과 이어질려고 했던 점 또한 비록 글 뿐이었지만 거기서 느껴지는 남성성(...)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부분에 매료되었기 때문이에요. 단호한 자기 주장이나, 권위에 도전하는 대결심(?), 논리적이고 주장적인 말투, 약간의 호전성, 심지어 호색(...)적인 면모에 흠뻑 빠졌지요.  실

제로 만나보니 실제로도 남성성을 중시하고 자존감과 정체성의 매우 중요한 원천으로 삼는 분이었고, 경직되었다고 느낄만큼 남성성에 대한 몰두나 집착이 과도한 면도 보

였습니다. 취미도 카레이싱, 오토바이이고 기계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며 만남의 내용도 주로 지식을 나누거나 논쟁하는 식이었어요. 저 같은 경우는 책 읽고, 영화 보고, 음악 듣는 것 좋아하고 친구랑 수다떨거나 글을 쓰면서 스트레스를 풀며 기계 작동법 같은 것에는 눈꼽만큼의 관심도 없으며 다른 사람의 감정상태에 매우 관심을 많이 가지는 여성성 강한 여성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참고로 저에겐 권력을 추구하는 성향과 부정의와 악과 싸워서 이기고 싶다는 강한 욕구가 있어서 법 쪽으로 진로를 잡을까하는 고민도 많이 있지만 그 쪽의 대결적이고 응징적인 세계관보다 좀더 세상을 두루 보살피는 세계관에 더 가치와 의의를 두게 되더라구요. 제 꿈은 정서적, 심리적 사회안전망을 사회에 구축하고 그러한 "충분히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여러활동을 하는 것이에요. 이처럼 여성적인 부분에 더해서 지식을 쌓는 걸 좋아한다거나, 사고가 분석적이라거나 하는 면도 있지만요. 여기서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단어를 통속적인 의미로 쓰는데에서 양해를 부탁드릴게요. 사실 요즘 제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남성성"과 "여성성" 자체에 대한 고민도 이 글에서 토로할 주요한 고민거리 중 하나랍니다.

 

네. 여기까지는 뭐 좋다고 생각했어요. 저랑 똑같은 사람을 만난다는 건 지루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문제는 이 사람이 남성우월주의적이거나 적어도 남녀대결적이라고 할 수 있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남자는 과학적, 논리적, 이성적, 창의적이며 여자는 감정적"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따라서 남자는 우월하고 여자는 열등하는 견해를 가지고 있더군요. 그리고 그 분의 어린시절 경험으로 보아 어머니와의 극단적인 나쁜 관계가 이러한 도식을 갖게 만드는데 일조 한 것 같더라구요. 사람을 성별로 분리해서 사고하는 방식 자체에 익숙하지 않을 뿐더러 그러한 사고방식은 갈등과 차별을 낳을 뿐 견지해봐야 득될 것 없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던 저로서는 처음에 이 소리를 듣고 충격을 받고 크게 반응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애정결핍 같은 게 있는지 제가 그러한 차별적인 말에 대해 굉장히 민감한 반응을 하니 그걸 보고 재밌다고 더더욱 자극적이고 모욕적인 말을 해대는 것이에요. 때로는 장난식이고 때로는 진지한 수많은 여성비하발언을 스트레스 받아가며 듣고, 논쟁하고, 싸우고, 그래 너 불쌍타하면서 그냥 들어주기도 하고, 다시 한번 그 소리하면 가만 안둔다는 으름장을 놓기도 하며 3개월 째  만남을 지속해오고 있는데요오...............

 

그 분의 사고방식과 가치체계가 저도 모르게 제 안으로 옮겨들어 왔는지 요즘들어,

자기주장 잘 못하고, 자신의 의견에 회의감을 느끼는 면, 충돌보다는 서로의 욕구를 동시충족시키려는 방략, 부드러움, 따듯함, 보살핌, 다정함과 같은 제가 가지고 있던 측면들이 너무 "나약"하고 "수동적"으로 느껴져서 괴로워요. 앞서 밝힌 제 진로의 내용도 "너무 여성적"인 거 같아 맘에 안 들어질 지경이에요. 반면 "대결성", "단호함", 변호사 식의 논리정연한 자기주장, 호전성, 권력지향 심지어 카사노바같은 호색한의 이미지까지 너무 질투가 나서 견딜 수 없습니다. 애초에 제 사랑의 내용이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려는 지배욕과 질투 뿐이라고 느낄 만큼이요. 특히 이 분이 적어도 "입으로는"바람기가 다분해서 "내가 다른 여자랑 있으면 어쩔거냐?", "밖에서 뭘 하든 너랑 있을때만 충실하면 되는 것 아니냐" 이런 말을 해서 저에게 큰 상처를 줬는데요. 이 부분도 뭔가 남성권력처럼 느껴져서 질투가 나요. 더 자세히 말하자면, 남성은 자유로운 성관계에 있어서 임신의 위험과 낙인이라는 측면에서 여성보다 유리하다고 보는데요..  여자가 많은 남자와 자는 것은 여자의 인격과 가치에 '흠"이 되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남자가 많은 여자와 자는것은 흠이라고 보기도 하지만 어떤 치적(?)이라는 차별적인 인식이 세상에 존재하잖아요.  남자는 몰래 많은 여자들과 자고 다니면서 자신의 남성성을 고양시키면서 동시에 파트너에게 상처를 줄 수 있지만 나로서는 맞바람을 피자니 불리한데다가 저는 이성의 "수"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 교류의 질을 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상처를 줄 수 없어요, 달리 말하면, 그런 부분에서 "호색한", "카사노바"라는 이미지에서 어떤 특권이 있다고 느껴서 그에 대해 질투와 애증을 느끼는 것 같아요. 흠 이해가 가실까요(?)

 

요즘 이처럼 저 자신의 여성성이 안 좋게 느껴지다 보니 매우 친한 여자 친구의 굉장히 여성스러운 취향에도 거부감이 들고 급기야는 여성전반에 대해서 좋은 느낌을 가지기 힘들게 되었어요. 반면 남성이 가진 특성들이 부럽고 시기심이 드네요, 또 책 몇권 읽어본게 다 이지만 여성주의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학내 여성운동에 아주 잠깐이지만 참가해본 적 있는 사람으로서 여성성을 비하하고 남성성을 동경하는 것이 자가당착적이고, 잘못된 방향으로 빠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구요. 균형을 찾고 싶어요.

 

어떠한 말이든지 저와 저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구요. 다음의 질문에 대한 답과 조언도 구해요.. \

여성주의적인(?) 멘토가 정말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드네요.

 

 

1.여러분은 "여성성"과 "남성성"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나요?

2.저는 왜 이런걸까요?(응? 그걸 왜 다른 사람한테...) 제가 비정상인가요(-_-)

3.저와 이 "나쁜 남자"와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62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17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6251
112055 제가 생각하는 <자이언트>의 결말, 혹은 반전 [3] 둘세데레체 2010.12.06 2132
112054 이태리 여가수 니나 질리 푸른새벽 2010.12.06 2009
112053 (바낭) 너무 속상하네요 [1] 白首狂夫 2010.12.06 1246
112052 [바낭] 취미생활, 일본식 가정식, 바낭에 곁들이는 짧은 식단 공개. [8] 벚꽃동산 2010.12.06 3775
112051 와퍼세트 2900원에 풀렸어요 [5] 바이엘피아노 2010.12.07 2911
112050 대학생이 방학동안에 할만한 알바가 무엇이 있을려나요. [8] 불별 2010.12.07 2459
112049 밥벌이의 지겨운 위대함-<지하철에서1>* [12] Koudelka 2010.12.07 3949
112048 자이언트와 삼풍,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전, 리영희 선생님, 그을린, 환상의 그대, 분할화면 인셉션. [5] mithrandir 2010.12.07 3020
112047 홍대의 유명한 우동집. 가미우동. [13] maxi 2010.12.07 5583
112046 한밤의 조카자랑. [7] niner 2010.12.07 2175
112045 rural 이란 단어 발음하기 힘드네요 [10] 임바겔 2010.12.07 3163
112044 새벽에 클래식이 듣고 싶어서 (비발디, 라흐마니노프) [1] 부엌자객 2010.12.07 1276
112043 (바낭) 버스에서 들은 대화 [9] 옥수수가 모르잖아 2010.12.07 2701
» 제 얘기 들어주시겠어요? 요즘 남성성에 대한 동경과 질투가 심해서 힘들어요. [36] amarillo 2010.12.07 6804
112041 자야되는데..급빠져들게 된 TV동물농장.. [4] 라인하르트백작 2010.12.07 2147
112040 [뻘글] 지루한 고전영화 어떻게 다 보세요.. [20] 부엌자객 2010.12.07 2495
112039 베토벤 - 대푸가(그래픽으로 표현) [2] nishi 2010.12.07 1602
112038 새벽의 음악 하나 [4] 01410 2010.12.07 1157
112037 징거버거세트 드세요. 3500원 [4] 자두맛사탕 2010.12.07 2422
112036 [그림] 고흐의 방은 세점이 존재합니다. [10] 무비스타 2010.12.07 489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