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일런트 레이크 Shimmer Lake (2017)

2017.06.17 22:18

DJUNA 조회 수:7462


[사일런트 레이크]라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를 봤습니다. 은행강도사건을 다룬 범죄물이에요. 도입부를 보면 사건이 일어난지 며칠 지난 뒤입니다. 범인 중 한 명인 앤디는 보안관 제이크의 형이고 제이크는 그 강도 사건으로 어깨에 부상을 입었습니다. 은행과도 연관이 있는 도킨스 판사가 살해당해, 제이크와 FBI 수사관 두 명이 그 사건도 수사하는 중이고요. 영화가 시작되면 동생의 지하실에 숨어있던 앤디가 훔친 돈을 들고 마을에서 벗어나려고 하는데...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거꾸로 거슬러 갑니다. 잠시 과거를 설명하는 회상 장면이 나오는 게 아니라 영화 전체가 그런 구성이에요. 금요일에 시작했다가 목요일, 수요일, 화요일로 거슬러가는 구조죠. 그러니까 금요일에 일어난 마지막 사건이 이 영화가 다루는 이야기의 진짜 끝인 것입니다. 액션은 거기서 끝이 났죠. 이제 남은 건 이 사건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일어났고 그 사건 뒤의 진상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순서대로 그렸다면 액션물이 되었을 영화인데, 이렇게 중간중간을 끊어서 거꾸로 배치하니까 추리물이 됐죠.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입니다. 하지만 서술구조의 조작만으로 재미없는 이야기를 재미있는 무언가로 만들 수는 없는 법이죠.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사일런트 레이크]의 스토리는 그렇게 재미있는 편이 아닙니다. 일단 진상을 눈치채기가 비교적 쉬워요. 도입부의 결말에 어울리는 도입부를 찾다보면 금방 답이 나오죠. 차라리 정통적인 스토리 전개로 갔다면 자연스러웠을 인물들이 새 서술구조에 맞추어 어색하게 행동하고 말하는 부분이 많은 것도 문제. 좀 이류 서커스 같은 영화예요. 큰 실수 없이 묘기를 다 부리긴 했는데 이게 아주 자연스럽지가 못하죠.

어차피 스트리밍으로 보는 영화이니 일어난 순서대로 보는 건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그렇게 본다면 영화의 인상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궁금하군요. 물론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말이지 실제로 그렇게 해보고 싶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럴만큼 재미있는 영화가 아니었으니까요. (17/06/17)

★★

기타등등
보안관 역으로 나온 배우 벤자민 워커가 카야 스코델라리오의 남편이었군요. 검색해보고 알았어요.


감독: Oren Uziel, 배우: Benjamin Walker, Wyatt Russell, Rainn Wilson, Adam Pally, John Michael Higgins, Ron Livingston, Stephanie Sigman, Rob Corddry

IMDb http://www.imdb.com/title/tt1386691/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6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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