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과 혐오, 낙인 찍기

2017.08.16 00:11

칼리토 조회 수:1527

먼저 이말을 하고 시작하죠. 


저는 듀게를 아주 좋아하고.. 듀게만큼 그나마 제정신인 사람들이 많은 곳이 없으며 논리적인 토론이 벌어지는 곳이 또 없다 생각합니다. 물론 세상에 뭐 이런 종자가 다 있나 싶은 글을 읽은 적도 있고 읽다보면.. 제정신인가 싶은 댓글도 본적이 있죠. 그거야 이 사회는 안그런가요? 


그래서 이런 글을 남기는게 제 자신과 듀게에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몇줄 써봐요. 


배명훈의 소설인 것 같은데.. 정확한 제목은 기억이 안나지만 독재자가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런 짓들을 벌입니다. 먼저.. 골목과 광장을 없애요. 그리고 헛소문을 퍼뜨리고 정보를 조작합니다. 결국.. 지역 공동체는 괴멸되고 사람들은 서로를 증오하고 의심하며 혐오하죠. 그 다음부턴 독재자의 의도와 마음대로 모든 것이 굴러갑니다. 


댓글부대가 공식적으로 운영되었다는 것이 밝혀진 지금.. 저는 그런 생각을 해요. 우리 모두는.. 오로지 서로가 쓴 글로만 서로를 이해하는 넷상의 아무개입니다. 물론.. 이런저런 모임을 하며 듀게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래서 서로의 이름과 실체를 알게 된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않은 경우가 훨씬 많죠. 


왜 듀게에 예전처럼 전문적인 정보와 읽을만한 통찰력 깊은 글이 안올라 올까요??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 뭔가 글을 쓰면 꼭 이죽거리고 딴지를 거는 누군가가 등장을 하니까요. 그리고.. 내가 쓴 글로 누군가가 나를 파악하고 나를 위협하고 내 생활을 흔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니까요. 그게 지금의 듀게 아닐까요? 


에전이 그립다고 징징대는 글은 아닙니다. 다만.. 그나마 좋은 사람들이 모인 듀게에서.. 서로 물어뜯고 싸우고 이죽거리고 내가 옳네 니가 병신이네 하는 꼴이 보기 싫어서 그래요. 얼굴 보고 만나면 하지 못할 이야기들을 넷상이라고 너무 퍼붓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쩌면 우리가 겪어온 그 일들은 우리 스스로 원해서 얻은 것도 아니고.. 누군가가 우리를 꼭두각시처럼 조종하기 위해서 던진 냄새나고 꼴사나운 떡밥인지도 모르니까요. 


서로 의심하고.. 낙인 찍고. 그로 인해 보지도 못한 누군가를 혐오하는 일은.. 저부터라도 그만둬야겠습니다. 이미 많은 글을 읽고 감정이 상했고.. 몇몇 닉네임은 글을 읽기도 전에 한숨부터 나오지만.. 아직까지 누군가를 차단한 적은 없어요. 그게 자랑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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