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29909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는 뇌가 좀 달라요.” 정 교수가 말을 이었다. “똑같은 자극에도 보수주의자의 아미그달라(amygdala·편도체)가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여기는 공포 반응을 관장합니다. 보수주의자가 공포에 더 민감하죠. 반대로 진보주의자는 인슐라(insula·뇌섬)가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여기는 역겨움을 관장하는데, 사회적 불공정을 볼 때도 반응하지요. 이들은 강자의 특권이나 약자의 부당한 고통에 뇌가 더 민감합니다.” 정치 노선이 오로지 개인의 후천적 선택이며 합리적 개인은 두 노선을 이슈에 따라 넘나들 수 있다는 통념에, 신경정치학은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좌우 일차원 축으로 진보와 보수를 구분할 수 있다는 통념에 회의적이다. 대신 그가 선호하는 설명은 이렇다. “최신 연구들을 보면, 사람에게는 쟁점이 형성되는 영역이 적어도 세 개가 있다고 합니다. 경제 영역, 사회집단 차별 영역 그리고 번식 전략 영역. 셋 다 진화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에 사람은 각각의 영역에서 어떤 전략을 택할지 신중하게 고려하죠. 그런데 실험을 해보면 이 셋이 같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경제 영역에서 진보적이라고 그 사람이 사회집단 영역에서도 진보적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


"이런 의미다. 경제 영역에서 가난하거나 학력·인종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은 자원 재분배를 지지하는 성향이 더 높다. 진보적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 영역에서 진보적인 가난한 백인은 사회집단 영역에서 보수적일 수 있다. 성·인종·종교 등 집단 간 차별을 유지하는 것이 자기에게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는 보수의 태도다. 번식 전략은 어떨까. 가난한 남성이라면 성적으로 개방적인 사회에서 추가적인 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지 않다. 성적 엄숙주의를 지지하는 보수파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가난한 사람이 보수당을 찍는 것이 비합리적이라고들 흔히 말하는데, 경제 정책만 보면 그럴지도 몰라요. 하지만 보수당은 사회집단 간 차별을 유지해주기 때문에 어떤 가난한 사람에게는 중요한 이익을 제공합니다. 더욱이 성적 엄숙주의도 가난한 사람에겐 상대적으로 도움이 되지요. 세 가지 쟁점 영역 중 둘에서 보수당 노선과 일치한다면, 그 사람이 보수당 지지자가 될 확률은 낮지 않죠. 신기하거나 비합리적인 일이 아닙니다. 정치적 판단이 이루어지는, 진화적으로 중요했던 영역이 적어도 셋이 있다는 접근법을 택할 때,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던 현상이 꽤 명쾌하게 설명됩니다. 트럼프를 당선시킨 쇠락한 백인 노동계층을 이 관점으로 다시 보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강남 좌파’는? “마찬가지죠. 상속자보다는 고학력자와 같이 자기 능력으로 출세한 사람을 생각해봅시다. 이 사람은 경제 영역에서 자원 재분배 정책으로 손해를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사회집단 차별이 사라질수록 대단히 큰 이득을 봅니다. 개인 능력이 있기 때문에, 연령이든 지역이든 인종이든 종교든 자신이 유리하지 않은 사회적 차별이 철폐될수록 이익이죠. 어느 나라건 고학력자의 진보 성향이 두드러지는 것은 특히 이런 이유라고 봅니다.”

세 쟁점에서 보수당은 각각 경제적 자유주의, 차별 묵인, 성적 엄숙주의를 대변한다. 반면 진보당은 자원 재분배, 차별 철폐, 성적 자유주의를 대변한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진보당과 보수당 중 누구를 지지할지는, 세 쟁점에서 그가 가장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노선이 무엇인지에 따라 정해진다. 세 쟁점에서 일관성 있는 진보·보수의 태도는 오히려 예외다. 진화적으로 인간이 중요하게 여기는 영역에서 각각의 정치적 판단이 이루어지고, 그 조합이 일종의 확률적 조건으로 개인에게 주어진다. 전중환 교수가 들려준 이 진화적 접근법이 기존 정치이론을 대체할 만한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미스터리로 불리던 질문들에 꽤 일관성 있는 대안 가설을 던지는 것은 분명 흥미롭다."


그렇다고 하네요. 꽤 설득력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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