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시간)

2017.09.28 12:00

여은성 조회 수:679


 1.악당을 꼭 싫어하지는 않아요. 관점에 따라서는 누구든 악당이 될 수 있으니까요.


 내가 진짜로 싫어하는 건 악당이 아니라 소름끼치는 의뭉스러운 놈들이예요. 예를 들면 폴리아모리라는 용어를 쓰는 놈들이요. 폴리아모리...이런 건 대체 무슨 쉰 소리죠? 그냥 바람피고 싶어서 바람핀다고 하면 되지 저런 신조어를 만들어내서 자신의 욕망을 합리화하다니. 이런 놈들이 정말 소름끼치는 놈들이죠. 


 오픈매리지도 그래요. 불륜이라는 멋진 단어가 이미 있는데 저런 말을 뭐하러 새로 만드는 건지 모르겠어요. 불륜이나 하는 나쁜 놈이 되기 싫어서인가? 모르겠어요. 나쁜 짓을 하고 싶은 건 어쩔 수 없어요. 그렇게 만들어졌으니까 당당해도 돼요. 그러니까 나쁜 짓에 손대기로 마음먹었으면 당당하게 해야죠. 나쁜 짓을 하면서 그걸 포장하려는 시도를 해대는 놈들은 정말이지...악당을 뛰어넘는 악당놈들이예요. 


 

 2.나는 악당짓을 해야 할 때는 당당하게 해요. 왜냐면 악당을 피해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피해갈 기회는 줘야 하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게 될 때마다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는 그냥 해본 소리. 왜냐면 사람들에겐 평판도 있고 인간관계도 있으니까요. 나처럼 평판도 인간관계도 없는 사람이야 쉽게 할 수 있는 소리겠지만, 그런 걸로 먹고 살아야 하는 사람들은 포장이 필요하겠죠. 그들에게는 폴리아모리나 오픈매리지같은 신조어들이 필요할 거예요. 


 그래도 그들이 악당보다 짜증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요. 그들과는 역시 엮이고 싶지 않아요.



 3.시간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시간의 엄중함에 대해서요.


 누군가에겐 시간이 자원이거나 자산인 경우도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시간은 짐일 뿐이거든요. 엄청나게 무거운 짐인데 이걸 내려놓고 싶어도 한번에 던져버릴 수가 없단 말이죠. 조금씩 내려놓는 것만이 허용된 짐이예요.


 시간은 너무나 엄정한 짐이기 때문에 1초당 1초씩밖에 버릴 수 없어요. 1초에 1분을 버릴 수도 1초에 2초를 버릴 수도 없단 말이죠. 1초에 버릴 수 있는 시간은 1초뿐인 거예요. 


 누군가는 이러겠죠. '남은 모든 시간을 한번에 버리는 방법도 있잖아?'라고요. 하지만 새털 같은 시간들을 참아내고 나면 좋은 시간이 오긴 오니까요. 빨리 저녁이 왔으면 좋겠어요.



 4.휴.



 5.오늘은 그래도 시간을 때울만한 것들이 좀 있어요. 삼성역이나 잠실역에 가서 옷도 사고 킹스맨도 볼거니까요. 킹스맨은 맨 앞자리에서나 봐야겠지만. 그 정도만 하면 시간은 꽤나 지나가 있겠죠. 여기서 팁 하나는 지하철을 타고 가면 안된다는 거예요. 그럼 30분밖에 버리지 못하거든요. 하지만 버스를 타고 잠실까지 가면 그것만으로 두 시간을 버릴 수 있죠. 낮의 시간을 버리는 방법을 심도있게 연구하고 있어요. 



 6.하아...사는 게 지겹네요. 원시 시대였다면 지금쯤 사냥을 나갈 준비중이겠죠. 원시시대의 나는 아마 무리에서 따당해서 부족원들을 전부 없애버린 후 깊은 산 속 동굴에 혼자 살고 있을 거예요. 사냥을 나가 인어공주의 part of the world를 흥얼거리며 불곰과 혈투를 벌였겠죠. 나 아니면 불곰 둘중 하나는 점심을 굶지 않아도 됐을 거예요. 아니면 영원히 쉬거나. 불곰과 혈투를 벌이는 건 우리 둘 다에게 좋은 일이죠.


 하지만 메가로폴리스에서는 그럴 일이 없단 말이죠. 그야 불곰은 돈주고 사오면 되겠지만, 불곰과 혈투를 벌일만한 모티베이션은 돈주고 살 수가 없잖아요? 여기선 데이터 쪼가리가 담긴 카드를 내밀기만 해도 곰고기보다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으니까요. 여기선 불곰과 혈투를 벌일 이유도 훌륭한 만화가가 될 이유도 생겨나지 않아요. 그러니까 심심하게 살아야죠.



 7.고속터미널이나 코엑스나 잠실에서 낮술 하실 분 없나요? 휴대폰을 충전하고 12시 반쯤엔 출발할듯. 쪽지확인은 밖에서도 가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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