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잔을 아시나요.

2018.02.21 23:41

일희일비 조회 수:2475

코끼리는 저절로 길들여지는 일이 없기 때문에 파잔이라는 고문과정을 지나야만 사육 가능해진다고 합니다...


파잔(phazaan)
아기 코끼리가 두세 살일 때 야생의 본능을 파괴하고 인간의 명령에 복종하게 하기 위해 치르는 의식을 말한다. 코끼리의 수명은 70살 정도이므로, 두세 살 된 아기코끼리는 사람 아기 두세 살과 마찬가지이다. 어린 아기코끼리를 어미와 강제로 떨어뜨리고 사지를 묶고 움직일 수 없는 공간에 넣은 뒤 3~7일 내내 코, 머리, 귀, 코 등 예민한 부분을 송곳과 창과 칼로 찌른다. 이 과정을 파잔이라고 부르며 절반의 코끼리는 이 과정에서 사망한다. 나머지 절반 중 다시 절반은 정신을 잃고 미쳐버린다. 살아남아 사육이 가능해진 코끼리는 어미를 알아보지 못하고 자신이 코끼리라는 것도 인식하지 못한다. 사육되는 코끼리는 한 마리의 예외도 없이 파잔을 겪는다. 



원문 기사는 여기에.

http://v.media.daum.net/v/20180221171204018



ebs 하나뿐인 지구에서도 다룬 적 있어요. 14분부터 보시면 나옵니다. 


http://www.ebs.co.kr/tv/show?courseId=BP0PAPF0000000022&stepId=01BP0PAPF0000000022&lectId=10323754


엄마코끼리가 보는 앞에서 아기코끼리를 끌고 가서 고문하기 시작하는데.. (만일 야생 코끼리라면, 엄마코끼리를 아기코끼리 앞에서 잔혹하게 죽인 뒤 아기코끼리를 끌고 가고요..)  이 다큐의 엄마코끼리는 초인적, 아니 초상(象)적 힘을 발휘해서 쇠사슬을 끊고 아기 코끼리를 온몸으로 감쌉니다. 아, 이 문장을 쓰면서도 눈물이 납니다. 일단 이 날은 포기하기로 하고 사람들이 물러난 뒤, 지친 아기코끼리는 누워 있고 엄마코끼리는 코로 아기코끼리를 끊임없이 쓰다듬어줍니다. 마지막으로 같이 하는 날이라는 걸 알면서 토닥토닥 자장가를 불러주는 것 같아요. 제가 죽을 때까지 이 장면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태국에는 아예 그 업으로 먹고 사는 코끼리 조련 마을이 있습니다. 이 마을 사람들은 이 업에서는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마저 있네요. 표정도 그냥 평범하고 순박하고요. 아가에게 고문을 가하는 악마 같은 표정일랑 없습니다. 이게 악의 평범성인가요. 


촛불집회나 MBC 정상화 같은 때 잠깐 생겼던 인류애가 빛의 속도로 사그라드네요.  


개나 돌고래는 먼저 사람을 좋아하고 다가오기도 하니까, 조련 과정에 채찍만 있는 건 아니고 당근도 있어요. 그렇다고 가혹한 과정이 아닌 건 아니지만.

그런데 코끼리는 오직 채찍만 가능합니다. 당최 사람과 친하지 않은 종이니까요. 그런데 지능은 너무 높아서 가혹하게 조련하면 묘기를 부릴 수 있는 수준은 됩니다. 여기에 코끼리의 비극이 있는 게 아닌지. 물론 그 비극은 사람이 만들었지만요.. 아예 더 사나워서 길들이는 게 완전 불가능했다면 지금같은 수난은 당하지 않을 텐데... 절반은 죽고 살아남은 나머지 반은 미쳐버리는 수준으로 길들여지다니. 하나마나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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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도 쇼를 하다가 자살을 하기도 하죠.. 그래도 야생의 본능은 남아 있습니다. 

바다로 돌아간 돌고래 생각을 하니 아주 조금은 기분이 좋아집니다. 


6년이나 갇혀 있었지만, 살아남기 위해 할 수 없이 돌고래쇼를 하긴 했지만, 바다를 잊지 않고 있던 제돌이, 삼팔이, 춘삼이, 태산이, 복순이. 

삼팔이는 야생 적응을 하던 가두리 그물을 찢고 먼저 나가버려 야생 돌고래 무리와 합류했죠. 아주 건강하게 지내고 있는 모습이 확인됩니다. 춘삼이, 삼팔이는 새끼도 낳았죠.



학대에서 구조된 코끼리는 돌고래같은 야생 방사가 불가능하고.. 치유 공원 등에서 여생을 보낸다고 합니다. 치앙마이에 코끼리 쉼터가 있다고 합니다. 언젠가 그곳에 가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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