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24 13:47
넷플릭스에 구구 음바타-로의 신작 두 편이 거의 동시에 떴지요. 하나는 얼마 전에 이야기한 [클로버필드 패러독스]이고 다른 하나는
오늘 이야기할 [대체불가 당신]입니다. 이 정도면 거의 넷플릭스 정직원 수준이네요.
[대체불가 당신]는 시한부 인생 멜로드라마입니다. 주인공 애비는 어린 시절 단짝 친구였던 샘과 결혼을 준비 중입니다. 하지만
애비가 임신한 게 아니라 암환자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결혼은 취소됩니다. 이제 애비의 목표는 샘을 위해 새 여자를 찾아주는 것.
하지만 과연 샘도 그걸 원할까요? 남아 있는 시간 동안 해야 할 다른 일이 있는 게 아닐까요?
클리셰에서 벗어나려는 노력 자체가 또다른 클리셰가 되는 과정을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네, 죽어가는
암환자를 보면서 징징짜는 건 한물 갔죠. 그러니 그 과정을 될 수 있는 밝고 명랑하게 그려봅시다. 죽음에 대한 농담도 잔뜩
넣고 주인공도 최대한 씩씩발랄하게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진부하게 느껴지는 건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
시도를 해서 그게 더 이상 대단한 도전이 아니기 때문이죠. 이 영화에는 그 얄팍한 뒤집기를 넘어서는 뭐가 보이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 과정 중 죽음과 질병이라는 심각한 주제의 무게가 날아가버린다는 거죠. 아무리 뒤집고 싶어도 이건
남아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배우들이야 좋죠. 각본에서는 특별할 게 없는 애비의 매력을 채워주는 건 모두 구구 음바타-로의 존재감입니다. 스티븐 쿠건,
크리스토퍼 워큰과 같은 조연진도 막강하고요. 그렇게 하는 일이 많지 않아서 탈이지. 샘 역의 미치엘 휘스만은...
참 존재감이 없는데, 그건 무해하고 투명한 남자주인공 역할을 성실하게 연기하고 있기 때문이죠.
(18/02/24)
★★
기타등등
보통 때라면 몇 달에서 몇 년씩 지나 들어올 법한 작은 영화들이 넷플릭스를 거쳐 이렇게 빨리 들어오는 걸 보면 신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서던 리치: 소멸의 땅]은 사정이 다르잖아요. 극장 개봉 좀 해주면 안 될까요...
감독: Stephanie Laing, 배우: Gugu Mbatha-Raw, Michiel Huisman, Steve Coogan, Timothy Simons, Jacki Weaver, Kate McKinnon, Christopher Walken
IMDb http://www.imdb.com/title/tt6119856/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72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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