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불만스런 부분들이 참 많았고요.


저녁식사 장면에서, (꼭 성폭력 얘기는 아니지만)
겨자 님이 이전에 쓰셨던 '인식 불평등' 개념이 확 떠올랐어요


알마가 느끼기엔 이 집안의 분위기도, 이 관계도 참 이상하고 이상하고 이상하고 이해가 안 되는데,
대체 뭐가 문제냐는 우드콕의 다그침에, 뭐라고 설명하기가 참 힘들어요. (당연히 이상한 건데 굳이 설명하라고 하니 턱 막히기도 하고요)

이 집안에서 우드콕의 선택은 곧 질서가 되고, 세계의 주인 격인 우드콕에겐 모든 게 자연스럽고 당연하겠죠. 그렇게 맞춰진 세계니까.

그래서 우드콕은 참으로 당당하게 화를 내는데,
알마 입장에선 기존 언어에서 이 상황을 설명할 단어들이 없으니, 기껏 발발한 언쟁은 엉뚱한 말꼬리 잡기가 되고 이 언어의 세계에서 알마는 질 수밖에 없어요.



2. (이건 제 얘기)
이게 뭐지, 벙벙하게 잘 몰랐던 것들을 '성폭력'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되었을 때, 새로운 언어를 알게 된 느낌이었어요.
침묵하지 말고 당당히 말하자! 라는 슬로건들은 나도,우리도,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해주었고,
하지만 용기 내어 연 입으로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을 땐 다시 모국어없는 나라의 난민이 된 느낌이었어요.


3.
이해될 수 없는 일들을, 기존의 구차한 언어들 속을 헤집으며 어떻게든 (살고자) 이해해보려고 열심히 열심히 애쓰다보면 정신병에 걸리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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