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프롬 더 어스]

본 영화 포스터를 봤을 때 시시하다고 여겼는데, 일단 보니 재미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말씀하신대로 환상특급 특별 에피소드쯤으로 봐도 되겠더군요(전 로알드 달의 몇몇 서스펜스 단편들이 떠올랐습니다), 배우들이야 인지도가 낮아도(물론 알아볼 만한 배우들은 몇몇 있지요) 경력 잘 쌓아온 든든한 베테랑들이고 영화는 이들을 잘 대접했습니다. 마지막 결말에서 의문에 여지를 남겨놓아도 괜찮았겠지만, 마지막에 가서 억하고 허를 찌르는 게 환상특급 에피소드들 전문 아니겠습니까. (***)

 

 

[더 도어]

또 다른 환상특급 에피소드 감 영화였습니다. 한 아이디어를 갖고 스릴러로 만들고 그 다음에 또 다른 종류의 스릴러로 넘어가는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처음엔 시간 여행으로 인한 갈등으로 시작하고 그러다가 [신체 강탈자들의 침입]의 변주로 넘어갑니다. (***)

 

[이층의 악당]

관객들과 아주 많이 낄낄거리면서 봤습니다. 오랜 만에 자신에게 딱 맞는 한석규나 신경질적 연기로 그와 함께 호흡을 잘 맞추는 김혜수의 응접실 코미디에 실실 쪼갤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지하창고를 둘러싼 코미디 장면이 인상적이었지요. 불만이야 있다면 제3막에 가서 사족 같은 액션까지 동원하면서 난리 피움에도 불구 이야기가 늘어지고(영화는 한 질문에 잘 대답하지 않았는데 전 에드거 앨런 포식 논리에 따른 생각 하나 있습니다) 조연들 몇몇이 낭비된 감이 있다는 거지만, 뭐, 많이 웃었으니 봐 줄 만하지요. (***)

 

[스카이라인]

예, 저 피 봤습니다. 이야기나 캐릭터도 없는 이 돌대가리 CGI 영화는... 가만, 이 영화에 대가리가 있기나 합니까? 하긴 CGI 뇌들만 돌아다니는 이 영화에게서 뭘 기대하겠습니까... 참고로 이 영화 때문에 전 [괴물들]을 고화질로 다시 감상했고 혹평을 준 것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BOMB)

 

[방가? 방가!]

오프닝 씬부터 영화는 자신의 본래 의도를 웃자고 하면서 망그러뜨립니다. 어떤 소재이든 간에 코미디를 할 수 있고 의도도 좋았다고 하지만, 영화가 정말 손발 오글오글거리도록 촌스럽게 억지웃음과 억지눈물 그리고 억지 감동을 유발하려고 하니 불쾌했습니다. 특히 각본이 아주 게을러요. 예를 들어 영화에서 부탄 사람들이 별로 없다는 걸 강조하면 당연히 주인공의 위장이 들통이 날 순간이 오는 건 자명한데 그걸 엉성해서 보기 민망한 슬랩스틱 코미디로 대충 땜질하지요. 그런가 하면 주인공과 주인공 친구는 살기 힘든 사람들에게 아주 야비한 짓을 하고 있는데 그 갈등을 이야기가 제대로 해결 못하니 위선적 인상이 더 커지지요. 게다가 소재를 고려하면 더더욱 신경질이 날 수 밖에 없습니다. 김인권의 코믹 연기는.... 글쎄, 우리가 개그 콘서트를 보려고 극장에 가는 게 아니잖습니까. (*1/2)

[옥희의 영화]

지난 몇 년 간 전 홍상수 감독의 영화들을 어느 정도 재미있어하면서 멀찍이 관조해 왔을 따름이었지만, 올해 초 개봉된 [하하하]처럼 [옥희의 영화]는 절 그의 전 작품들을 봤을 때보다 자주 웃게 만들었습니다. 여전히 홍상수의 남자들은 찌질하긴 하지만 듀게분들 말씀대로 예전보다 찌질 강도가 비교적 낮은 편이고, 끝나고 나서 영화 속의 네 이야기가 연결되었는지 아니면 일련의 변주곡들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거리도 있어요. 그리고 나중에 낄낄거리면서 기억할 순간들도 있습니다. (***)

 

 

[해결사]

러닝 타임이 짧은 데도 불구 영화는 금세 지루해집니다. 액션은 그다지 잘 못 찍었고, 별다른 효과 없이 움직이는 카메라와 산만한 편집 때문에 몰입할 수가 없습니다. 결정적으로 각본은 난리만 치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갈등을 아주 엉성하게 해결하니 혀를 찰 정도였습니다. 그것도 그런데 캐릭터 묘사가 아주 밋밋한데 특히 악당 캐릭터들은 치명적일 정도로 무채색에 가깝습니다(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스릴러 장르에선 이건 쥐약이나 다름없지요). 본 영화는 킬링타임 용 해결사도 되지도 못합니다. (**)

 

 

[베스트셀러]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봤는데 좋은 분위기를 제공했습니다. 엄정화의 신경질적인 연기는 가끔 과다하다는 생각이 들어도 만족스러운 편이고, 두 가지 가능성들 사이에서 나름대로 균형을 잡으려고 하면서 이야기를 잘 끌고 나간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 자체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더 나아질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더군요. (**1/2)

[크랙]

[진 브로디 양의 전성기]에 [스캔들 노트]를 살짝 섞은 걸로 봐도 될 것입니다. 그러니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 거지야 뻔하지만 배우들 연기도 좋고 풍경 좋은 곳에서 근사한 순간들이 나오니 무슨 불만이야 있겠습니까. (***)

 

[나니아 연대기: 새벽 출정호의 항해]

나니아 연대기 전편들을 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본 시리즈는 질적 면은 꾸준히 유지해 왔고 여기서도 그렇습니다. 그래도 본 영화는 전편들보다 더 날씬한 편이고 러닝 타임도 비교적 짧은 가운데 항해 모험극으로써 기능을 잘 하는 편이고 판타지 영화로써도 볼거리도 꽤 있습니다. 원작의 종교적인 면을 많이 제거하니 덜 거슬린 편이고, 여전히 캐릭터들이나 이야기는 그럭저럭한 수준이긴 하지만 전작들을 고려하면 양호한 편입니다. 그리고 그 쓸데없는 3D란... 그리 나쁘지 않은데 여전히 안경만 벗어도 확 차이가 납니다. (**1/2)

 

 

[라스트 엑소시즘]

[블레어 윗치]도 그런데, 최근에 나온 [파라노말 액티비티]와 그에 이은 쓸데없는 속편을 비롯한 수많은 '실제 상황' 아류작들이 있으니 신선도가 떨어지지만, [라스트 엑소시즘]은 킬링타임 용 호러 영화로 그리 나쁘지 않았고 가면 갈수록 험악해지는 분위기도 좋은 가운데 여러 인상적인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페이스 조절이 잘 되어있지 않고 마지막은 너무 억지 구석이 있어서 어이없습니다. 객관적으로 평가하겠습니다. [파라노말 액티비티]가 별 세 개 반, 그 속편이 별 한 개 반, 그리고 본 영화를 보는 동안 연상되지 않을 수 없는 [REC]이 별 세 개면 본 영화는 별 두 반입니다. (**1/2)

 

[존레논 비긴즈 - 노웨어 보이]

일단 본 영화에 비틀즈 음악이 등장하는 걸 기대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영화는 존 레논의 십대 시절에 초점을 맞추었고 그와 다른 밴드 멤버들의 함부르크 활동 시절이 시작되기도 전에 끝나거든요. 영화에서 보여 지는 어린 레논은 그 시대 영국의 여느 십대들과 다름없었지만 그의 가족사는 꽤 복잡했고, 레논의 이복여동생 줄리아 베어드의 회고록에 바탕을 둔 영화는 그와 그의 어머니, 그리고 그의 이모 간의 관계를 갖고 좋은 이야기를 합니다. 레논을 키운 고지식하지만 조카를 사랑하는 이모 역의 크리스틴 스코트 토머스와 자유분방한 어머니 역의 앤-마리 더프는 주연인 아론 존슨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잘 지지해 주지요. (***)

 

[베리드]

설정 하나 갖고 거기에 완전 집중해서 90여분 동안 살 떨리게 만듭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밤에 침대에 누워서 불 끄고 나니 머릿속에서 주인공의 고난들이 다시 재생되어서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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