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우선도로는 왜 있는 건가요

2018.04.10 17:38

isbl89 조회 수:893

오늘 자전거를 타고 자전거 우선도로 위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뭐 드문 일은 아니지만, 옆 차선에서 차가 갑자기 끼어 들어와 제 바로 앞에 차를 대더군요.

차를 안쪽으로 바짝 댄 건 아니라 양옆으로 지나가기 힘들고 옆 차선에 들어갈 수도 없어서 뒤에 서서 기다렸습니다.

곧 보조석에서 누가 내리더군요. 내리고도 차는 가지 않고요. 

그래서 그 차주 쪽을 잔뜩 째려보며 자전거에서 내려 인도로 올라가 자전거를 끌었습니다. 

옆으로 지나가며 여전히 째려보고 있으니 차주가 내려서 "야 임마. 여기가 자전거 도로냐!" 라고 욕을 하시더군요.

바로 앞에 자전거 우선도로라고 적혀 있는데 말이죠.

보복운전이라도 하는 건 아닐까 무서워 잠시 인도로 가다가 다시 차도로 들어갔습니다. 여전히 자전거 우선도로였습니다.

조금 후 옆차선에서 그 차가 미친듯 경적을 울리며 제 옆을 지나가더군요.


돌아오는 길에 내가 뭘 잘못한 건가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모르겠네요. 

제가 모는 게 자전거가 아니라 차였으면 깜빡이도 안 넣고 제 앞으로 끼어들어 주정차하는 일은 없었겠죠.

사실 옆차선에서 다른 차들이 갑자기 끼어드는 게 무서워서(그리고 도로변에 주정차되어 있던 차가 깜빡이도 없이 갑자기 출발하는 일도 빈번해서) 

차도에선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을 때도 느리게 달립니다. 

뭐 어쨌든 차도에서 달리는 건 좋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아무리 '자전거 우선도로'라고 길에 적혀 있어도 차주들에겐 그냥 불청객일 뿐이네요.

애초에 속도가 현저히 다른 두 차를 한 도로에서 달리게 한 것부터가 잘못이었던 것 같아요. 

자전거 사용자를 위한 정책인데 오히려 목숨의 위협을 느끼니. 

그냥 저런 정책은 원래 없는 거니 생각하고 골목길에서나 조심조심 타는 수밖에 없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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