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에 일한다는 것

2010.12.11 23:28

greatday 조회 수:3813

백화점 글 봤는데 상황이 참 난처하게 된것같네요
비슷한 경우인지는 몰겠지만 저는 구청 민원창구에서 일하는데요 있었던일을 적어볼까합니다
어떤 부부가 등본을 떼러왔어요 부인은 중국인이고
요즘에 신청하면 외국인 배우자를 등본에 추가해줄 수 있거든요 근데 신청서를 적으라고 해야하는지 제가 잘 몰라서 옆에 같이 일하는 직원에게 물었어요 옆직원이 일어나서는 제옆으로 와서 신청서를 보면서 상의한 다음에 '이렇게 적으라 캐라'이렇게 저한테 말했지요 손님에게는 신경을 잘 안쓰면 못들었을 정도의 작은 소리로요
그런데 갑자기 누가 고함을 버럭 지르는 겁니다 앞을 보니 그 남자 손님이더군요
'말버릇 고치세요 지금 그게 무슨 말투입니까 누가 여기 구걸하러 왔습니까'
목소리가 어찌나 큰지 구청 민원실 전체 직원들이 다 처다볼 정도였어요
순간 저랑 동료랑 깜짝 놀랐고 동료는 얼어붙어있었고요
아차 실수했구나싶은 생각에제가 수습하려고 죄송하다고 사과드렸죠 손님께 말한게 아니라 저희끼리 한 말이었다고 그래도 분이안풀리는지 화를 내더군요
전혀 잘못이 없으면 모르겠지만 듣는 입장에서 기분이 나빴다면 잘못한거고 사과를 하고 수습해야할것 같아서 거듭 죄송하다고 하고 양해를 구했죠
제동료가 여잔데 평소 말투가 과격하고 경상도 사투리도 심해서 저도 말투가 좀 문제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경우는 옆에서 소곤소곤까지는 아니라도 작은 소리로 저한테 하는 말이었기때문에 그리고 친한편이라 저한테 반말로 한거죠
글고 업무특성상 사람 앞에 세워두고 귀속말하는것도 어떻게 보면 기분 나쁠 수도 있을것 같고 뒤로 가서 따로 대화하기도 좀 난감하고 그렇습니다
그 동료는 그사람을 무시하거나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기때문에 멍하게 있다가 죄송하다고 한마디 겨우 말하더군요
근데 저도 사람인지라 화가 좀 나더군요 이게 사람 무안하게 그렇게 큰소리지를 일인지
그손님은 그후에 저에게는 굉장히 친절한 말투로 절차를 마친뒤 돌아갔습니다 제동료에게는 뭐라고 한마디 핀잔을 줬구요
동료는 충격받아서 업무를 못하고 한시간을 밖에서 방황했습니다
저도 그날 충격이 커서 그런지 기분이 안좋았구요
주변에서는 외국여자랑 결혼했다고 다른데서 무시를 많이 받았나보다 그러더군요
남자분은 인물이 없는 편이었고 여자분은 좀 예쁘긴 했어요
근데 저는 외모가 아무리고허술하고 노숙자처럼 냄새풍기는 아저씨나 노인이 오더라도 깍듯하게 매너지키고 예의바르면 기분이좋고 잘해드립니다
정말 사람이 달라보이죠
명품백들고와도 사람 배려할줄 모르는 사람은 겉으로는 표를 안내더라도 속으로는 무시합니다

암튼 결론은 사람 상대하는거 정말 힘들어요
아예 막나가는 진상민원인은 그냥 경찰부르고 무시하면 되는데 개념도 있어보이고 알만한 분들이랑 이렇게 감정상하는게 더 힘든것 같기도 해요

결론은 고의적으로 못된 행동을 한 게 아니면 서로 너그럽게 봐줬으면 좋겠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06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62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513
111479 무슨 영화를 볼까요... [22] DJUNA 2010.12.11 2080
111478 <투어리스트> 감독이 졸리한테 미쳐있는...... [6] magnolia 2010.12.11 4301
111477 웨슬리 스나입스가 탈세협의로 복역 시작 [2] chobo 2010.12.11 1878
111476 미래를 예언하는 화성소년? [2] 꽃과 바람 2010.12.11 1731
111475 <베리드> 봤습니다. (스포 없을듯) [2] livehigh 2010.12.11 1767
111474 지금 하고 있는 락락락 이란 드라마. [4] 말린해삼 2010.12.11 2481
111473 확실히 아이유 이번 컨셉은 입장차가 뚜렷하군요 [24] 션 그웬 2010.12.11 5012
111472 지라니 합창단에 대한 다큐 <하쿠나 마타타-지라니 이야기> 이창규 감독 인터뷰 기사입니다. [1] crumley 2010.12.11 1380
111471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꼭 눈이 올 꺼에요. [3] M.B.M 2010.12.11 1398
111470 최근 본 영화...짧은 소감과 나니아연대기질문 [4] 여은성 2010.12.11 1586
» 서비스업에 일한다는 것 [26] greatday 2010.12.11 3813
111468 볼링의 시작과 끝 가끔영화 2010.12.11 1460
111467 나의 N8은 언제쯤 나올까요? [4] 모그 2010.12.11 1741
111466 식욕부진, 탈모 등등 [3] 바이바이 2010.12.11 1866
111465 20대 후반 남자분께 드릴 선물 [6] 강건너 불 2010.12.11 4363
111464 메닐몽탕 Ménilmontant (1926) [5] DJUNA 2010.12.11 2636
111463 곱슬머리의 메리 루이즈 파커 - Moves, Ocober 2010 [2] 프레데릭 2010.12.11 1728
111462 밤하늘은 왜 어두운가 [10] 석가헌 2010.12.12 2603
111461 연예계에 대한 통찰력, 빌리조엘의 엔터테이너/ 나중에 다시 듣고 감탄했던 노래요. [32] loving_rabbit 2010.12.12 3738
111460 괭이랑 살면서 포기한 것들 [13] 노루잠 2010.12.12 320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