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소마 감상기(스포일러 없음)

2019.07.15 13:00

ally 조회 수:1596

작년에 개봉한 <유전>을 너무 감명깊게 본 데다가 얼떨결에 플로렌스 퓨의 팬이 되었기 때문에(레이디 멕베스! 리틀 드러머 걸!!) 개봉하자마자 극장으로 달려가 보았습니다.

 

미국인 커플이 스웨덴 시골의 지역공동체 축제에 참여하면서 인생을 뒤바꾸는 체험을 한다쯤으로 요약할 수 있는 줄거리만 보아도 그 축제에서 뭔가 끔찍한 일이 일어날 거라는 건 다 짐작하실 수 있겠지만 <유전>을 보면서도 느낀 그 찜찜하고 암울한 예감이 예상대로 다 실현이 되는데 감탄했습니다.

 

두시간 반짜리 러닝타임이 좀 과한게 아닌게 싶었지만 하나도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필요한 절차를 밟아가면 마지막까지 걸어가는 느낌이랄까요. 첫 화면의 일러스트 한 장이 영화 줄거리 전체를 요약하는 미술 파트의 중요성에서부터, 소품, 의상, 음식까지 디자인된 디테일도 맘에 꼭 드는 영화입니다.

 

90년에 한번 열린다는 축제의 정체는 뻔하다면 뻔하지만 그냥 이유없이 잔혹한 게 아니라 나름대로 원시종교적인 당위성으로 벌어지는 거라서 흥미롭고요. 원래 이런 영화는 어둠을 틈타서 꽉막힌 방에서 무서운 일들이 슬쩍 보이는게 특징인데 환한 백주대낮에 넓은 공간에서 사건이 벌어지는 걸로 설정을 해서 그게 더 으시시한 느낌을 줍니다.   

 

가족의 비극과 도움 안되는 남자친구 때문에 괴로워하는 우리의 주인공 플로렌스 퓨는 좀 황당할 수 있는 줄거리를 붙잡아주는 감정적인 축을 충분히 해 주고요. 감독은 이 영화를 커플이 깨지는 이야기라고 설명하기도 했는데, 우리의 주인공은 재수없는 남자친구를 걷어차고 진정한 운명의 상대를 만난 거라고 제 맘대로 해석해 버렸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74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24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848
126275 게시판 이제 되네요. [10] poem II 2012.06.26 17358
126274 나이별 경기도지사 지지율 [1] 그림니르 2010.06.02 12802
126273 경기도민, 오늘 투표하고 왔어요.. [2] 화기치상 2010.06.02 10437
126272 방송3사 출구조사는 감격, YTN 출구조사는 불안 [2] Carb 2010.06.02 10115
126271 경남 도지사 초박빙 alan 2010.06.02 9321
126270 [불판]개표방송 [13] 20100602 2010.06.02 9168
126269 구로구, '오세훈' 기표된 투표용지 배부...-_- [7] look 2010.06.02 10813
126268 근데 왜 비회원도 글 쓰게 하셨죠? [2] 비회원 2010.06.02 9479
126267 결코 인간편이 아닌 스티브 잡스,.. [7] 자연의아이들 2010.06.02 10658
126266 파이어폭스로 잘 되네요 [4] anth 2010.06.02 7383
126265 유시민이 이기는 이유.jpg [7] 그림니르 2010.06.02 12566
126264 개표방송 보는데 떨려요. digool 2010.06.02 6481
126263 [서울]한명숙 1% [22] 스위트피 2010.06.02 9581
126262 절호의 찬스! [1] 얏호 2010.06.02 5985
126261 옛날 종교재판이 판치던 시대 과학자들의 심정을 [1] troispoint 2010.06.02 6696
126260 노회찬씨에게 해주고 싶은 말 [8] 그림니르 2010.06.02 8847
126259 현재 무소속 후보의 득표율은 어떻게 되나요.. [1] 장외인간 2010.06.02 5818
126258 잘가라_전의경.jpg [5] 댓글돌이 2010.06.02 9029
126257 계란 요리 드실 때, 알끈도 드시나요?? [14] 한여름밤의 동화 2010.06.02 8707
126256 좀 의아스러운게.. [5] 장외인간 2010.06.02 705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