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팝!

2019.08.19 09:17

Sonny 조회 수:1179

장르로 분류하기 애매한 이런 음악을 뭐라고 정의해야 할까요. 음악을 잘 알지 못해 저는 그저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동원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야경, 고층빌딩, 가로등, 위스키, 엘피, 드라이브, 노랗게 깜빡이는 신호등... 신디사이저의 옛스런 멜로디를 타고 이미지들이 흘러가요. 익숙한 이 풍경들은 어둠 속에서 생경한 감각을 되묻죠. 왜 이렇게 나른한 가운데 정신만은 존재를 질문하고 있는 걸까. 고독 어쩌구 저쩌구 함께 영원히 어쩌구 저쩌구...

이런 노래를 좋아하지 않는 제가 홀린 듯이 계속 시티팝만 듣고 있는 것도 신기합니다. 멜랑꼴리한 음악을 싫어하진 않지만 요새는 그런 감정조차 날려버리는 빠르고 신나는 하우스 음악만 들었거든요. 마음 속에서 성대한 파티를 열고 어마무시한 환희에 빠져있고 싶었던 게 있었으려나요. 평범하고 별거없는 평일 속의 저를 애써 부정하고 싶었던 것도 있는 것 같고. 그러니까 시티팝을 듣는다는 건 제가 억지로 흥을 내지 않아도 괜찮다 여길만큼 지쳐있는 저와 조금 화해를 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엄청나게 특별한 시간과 흥분이 아니어도, 이 쌉싸름한 시간을 한 모금씩 흘려넘기며 이완되어가고 있으면 그걸로 된 거 아닌가...

아침해가 떴는데도 이런 새벽감성이라니! 이 시의부적절한 글쓰기에는 굳이 새벽이란 시간을 벗어나서도 시티팝을 들으며 활기나 의지를 잃지 않은 저 자신을 증명하는 글이기도 합니다. 주말의 하이볼이 생각보다 인상깊었던 탓일까요. 어떤 시간과 기억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서, 무탈하고 소소한 5일을 잘 보낼 수 있겠죠. 저는 그럴 건데, 다른 분들은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07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62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558
125458 '국가가 부른다' 재밌네요. [1] 산호초2010 2010.06.16 2310
125457 그 분께서 강림하셨습니다. [17] 8 2010.06.16 3565
125456 마라톤 도란도와 헤이스 [1] 가끔영화 2010.06.16 2821
125455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18] march 2010.06.16 3356
125454 오늘 도서관에서 빌린 책 [5] march 2010.06.16 3124
125453 자전거에 스쿠터 헬멧 쓰면 이상할까요? [16] 물고기결정 2010.06.16 3893
125452 북한 경기 보려고 기다리시는 분들 같이 시간 보내요. [34] 걍태공 2010.06.16 2485
125451 아르헨티나전과 이웃주민 [3] 알리바이 2010.06.16 3214
125450 때 이른 식단 공개 [33] 벚꽃동산 2010.06.16 5173
125449 지금 심야식당 해요 '-' [14] 유자차 2010.06.16 3849
125448 브라질 경기 기다리시는 분들 E3 라이브 보시죠(끝) [1] 8 2010.06.16 2495
125447 장마는 막걸리의 계절입죠. [15] 푸른새벽 2010.06.16 3196
125446 점점 활성화 되고있네요 [3] 사람 2010.06.16 2538
125445 일본의 하야부사 대단하네요. [8] carcass 2010.06.16 4243
125444 보고 있기 힘든 영화 - 윤종빈, 비스티 보이즈 [10] cc 2010.06.16 3884
125443 북한 vs 브라질 경기를 기다리느라 졸리신 분들에게... [1] eple 2010.06.16 2407
125442 정대세 선수 [149] 앜명 2010.06.16 7102
125441 [펌] 추억의 라면 모음 (라면의 역사)| [12] carcass 2010.06.16 8005
125440 [듀나IN] 비욘세 다리를 만들고 싶어요.. [6] 1q83 2010.06.16 4845
125439 맑은 하늘이 좋아요. [6] 자두맛사탕 2010.06.16 238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