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여러가지 의문이 풀리는 인터뷰 내용입니다.. 결국 조국 씨는 민정수석 때는 검찰의 힘, 보다 정확히 말하면 특수부의 힘을 이용해서 적폐청산을 하려 했던 것이고, 적폐청산이 끝났다 싶으니까 이제는 검찰의 힘을 빼놓으려고 하는 것이네요. 


"우리까지만 검찰을 이용하고 그 다음부터는 못하게 할 검찰개혁 같은 건 없다. ‘조직은 키워줄 테니 적폐수사까지만 하고, 그만하라면 그만 둬’라는 게 어떻게 통하나. 청와대, 정부, 여당이 먼저 불이익을 감수하더라도 ‘앞으로 우리는 정치, 사회문제 고소고발을 안 한다’고 선언하며 실마리를 풀면 어떨까 싶다. "


“조 장관님께선 지적과 향후 특수부 축소의 필요성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다만 안타까운 건 정권 초기에 정말 좋은 기회를 우리가 이미 한번 놓쳤다는 점이다. 권력기관 개혁은 정권 초기에 해야 한다. 더욱이 우리는 탄핵을 겪고 촛불혁명으로 집권하지 않았나. 흰 종이에 완전히 새로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 기회를 놓쳤다. 조 장관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했는데, 촛불혁명으로 잡은 정권 초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과연 언제가 가능한 시점이겠나. 그게 아쉽다.”


"조 장관의 민정수석 재직 때에도 저와 격론을 많이 벌였다. 그는 검찰을 통해 적폐수사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고, 저는 진짜 개혁은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을 활용하지 않고 개혁을 해야 진짜 개혁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조 장관도 전적으로 공감하지 않겠나. 적폐청산을 하는 대신 권력기관 개혁을 후순위로 미뤄뒀던 거다. 지난 정부의 잘못을 단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스템의 개혁이 더 중요한 것 아니었겠나. 결과적으로 검찰 특수부가 강화됐으니, 보기에 따라선 권력기관 개혁은 오히려 최근까지 후퇴했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의 정부 검찰개혁안을 주도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적임자라는 건 맞지 않다. 지금 정부안은 검찰 특수부의 권한 축소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는 내용이다. 상당히 나이브한 내용이다. 근본적으로 다시 검토해 더 치밀하고 정교한 안이 나와야 한다. "


"일단 공수처에 찬성하는 분들이 가장 싫어하는 질문이 있다. 만약 박근혜 정부에 공수처가 있었다면 공수처장이 누구였을까? 하는 거다. 누구였겠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었을 거다. 현 정부라면 누구였겠나.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엄청난 찬사를 받던 윤석열 총장 아니었겠나. 말하자면 항상 제도라는 건 최악의 상황에서도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봐야 한다는 거다. 지금 정부안은 이미 시행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의 인사권에 검찰 수사가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권력기관의 권한 집중과 과잉을 막을 순 없는 내용이라는 거다."


"사실 우리나라처럼 정부, 공직자, 정치인이 고소고발하는 곳이 없다. PD수첩 사건을 보자. 방영한 광우병 다큐멘터리가 오보냐 진실이냐의 여부를 검찰한테 가리라고 한다. 어느 나라 검찰도 그런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 당시 농림부 공무원이 명예훼손이라고 고소하고, 검찰이 수사하고, 법원이 오보 여부를 따졌다. 정치 문제, 사회 문제의 사법화를 끝내려면 집권한 쪽에서 먼저 형사절차 이용을 중단해야 한다. 선언하고 과감하게 내려놔야 한다."


"가짜뉴스의 폐해는 모든 사람이 느끼는 문제 의식이다. 하지만 정부가 고소고발같은 형사조치로 사태를 해결하려는 것 자체가 문제다. 어떤 것이 가짜뉴스인지 결정하는 것도 왜 검찰에 맡기려 하나. 관점이 다르고 개인마다 다르다. 언론이 의혹보도를 하다 보면 결과적으로 사실과 다른 보도를 할 수도 있다. 반박하면 되지 형사절차를 이용하려 들면 문제가 더 커진다"


"우리가 야당 시절에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직행을 강력 비판했으면, 의견을 바꿀 때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가야지 ‘우린 전혀 안 틀린다’고 억지 논리를 피우면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도 잘못했지만, 야당이 집권을 하더라도 이건 고쳐야 하는 문제가 아니냐고 솔직하게 논의하는 게 정치가 할 일이다."


"말하자면 조국 장관의 임명에 반대하는 사람은 정권을 무너지게 하는 사람이고, 전쟁 중에 딴짓하는 놈이다, 결국 배신자다 이런 논리 아닌가. 박근혜의 배신의 정치도 아니고. 대단히 위험하다고 본다. 어느 정부나 어느 집권세력이라도 실수도 하고 틀릴 수 있는데 자유롭게 의견 내고 할 수 있는 분위기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다. 다른 의견 내는 사람을 비난하면 의견이 통일 되는 게 아니라 음성적으로 숨어들어간다. 과거 보수 정부에서 국론을 통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건강한 토론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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