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광대와 노인)

2019.09.21 23:52

안유미 조회 수:637


 1.여러분의 꿈은 뭐였나요? 어떤 사람에겐 '뭔가요?'라고 묻는 게 맞을려나요. 


 나의 꿈이 뭐였는지는...뭐 이제 중요하지가 않죠. 꿈이 없이 살아가야 하는 나이가 되었으니까요. 이제는 미래를 대비하며 사는 게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고 있어요. 


 이제는 그렇거든요. '오늘'이라는 날이 언젠가, 어떤 특정한 시기의 나를 준비시키기 위한 장작이 아니라 이젠 눈앞에 놓여진 하루가 현실인 거예요. 그런 나이가 된거죠. 이젠 그냥 눈앞에 놓여진 오늘을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거죠. 아니면 열심히 살지 않거나요. 즐겁게 살거나, 즐겁게 살지 않거나요.



 2.꿈이 없는 삶의 좋은 점은 꿈을 이루지 못할까봐 더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예요. 꿈이 없는 삶의 나쁜 점은...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가 별로 없다는 거죠. 아니면 살 이유가 별로 없거나요.


 그래서 스스로에게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를 하나 안겨줘야 하는데 사실 꿈이 없다면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가 될수있는 건 하나밖에 없어요. 돈이죠. 돈이 꼭 살아야 하는 이유는 되지 못하지만, '어차피 살거라면'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는 되거든요.



 3.하지만 어쨌든 삶은 힘들어요. 다른 사람들보다 덜 불행하다고 해봤자 불행한 거니까요. 



 4.휴.



 5.위에 썼듯이 돈은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는 되지만, 살아야 할 이유는 되지 못해요. 살아야 할 이유는...잘 모르겠네요. 이것만은 억지로 만들려고 해도 만들 수 없으니까요. 휴. 어렸을 때의 나는 위대한 사람이 될 수도 있었으니까 살아갈 이유가 있었지만 지금은 위대한 사람이 될 수가 없거든요. 그야 누구나 그렇긴 하겠죠. 그게 누구든 어렸을 때는 위대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위대한 사람이 되지 못했으면 못 된 거거든요. 


 그러면 그냥 위대한 사람이 못 된 사람인 채로 죽을 때까지 살던가 자살하던가 해야죠. 



 6.하지만 세상은 재미있는 싸구려 장난감으로 가득 차 있으니까, 당분간은 재미있게 지낼 수 있어요. 예를 들면 내게 굽신거리는 여자라던가...아니면 내게 굽신거리지 않는 여자라던가 뭐 그런 것들 말이죠.



 7.어쨌든 전에 썼듯이 노인이 되는 건 무서워요. 왜냐면 세상이 언제까지나 놀이공원일 수는 없으니까요. 놀이공원에 다 늙어빠진 할배가 남아있으면 '할아범, 왜 여기 와서 주책떠는거야?'라는 야유나 받을 거잖아요.


 노인이 되면 자신에게 의존하는 사람, 자신에게 버림받을까봐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이 필요한 거거든요. 왜냐면 남자는 노인이 되면 존경받는 것 말고는, 스스로가 가치있다는 느낌을 느낄 수가 없으니까요. 광대가 노인이 될때까지 살아 있으면 그것도 추한 거거든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28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82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788
109852 진중권 - 조국이 검찰개혁 최적격자라고 발언 [2] 휴먼명조 2019.09.29 749
109851 조작의 일상화 - 이번엔 집회 참가자 인원수 조작 [16] 휴먼명조 2019.09.29 1054
109850 퇴행의 편린 [1] 휴먼명조 2019.09.29 411
109849 이런저런 잡담...(공정?) [1] 안유미 2019.09.29 439
109848 서초동 번개 후기 [10] 칼리토 2019.09.29 1150
109847 (질문) 댓글이 쪽지로 오는 경우 [3] 보들이 2019.09.29 390
109846 입진보 여러분 진정한 국민의 분노를 보여주세요 [4] 도야지 2019.09.28 826
109845 오늘 몇십만명 모였습니까? [6] 휴먼명조 2019.09.28 1229
109844 9.28 검찰개혁 촛불집회 - 아이엠피터 동영상 [1] 도야지 2019.09.28 572
109843 지금 교대역 미어터집니다. [13] mockingbird 2019.09.28 1635
109842 이제 우리에게는 진중권이 없다 [8] 타락씨 2019.09.28 1710
109841 조국의 양심, 조기숙의 양심 [3] 타락씨 2019.09.28 815
109840 [넷플릭스바낭] 호주 드라마 '착오(Glitch)' 시즌3, 완결을 봤습니다 [4] 로이배티 2019.09.28 6953
109839 무슨 집일까 [2] 가끔영화 2019.09.28 289
109838 그를 만나기 두시간 전 [10] 어디로갈까 2019.09.28 811
109837 슈퍼맨으로 돌아온 브랜드 라우스 [4] mindystclaire 2019.09.28 605
109836 [조적조] 검경수사권 조정에 관한 논문 [2] 휴먼명조 2019.09.28 720
109835 사실 정말로 문제라고 보는 것 [24] madhatter 2019.09.28 1650
109834 서초동 맛집 추천 [2] 도야지 2019.09.28 625
109833 멍청한 쓰레기들 [4] 도야지 2019.09.28 77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