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빌어먹을 비를 맞았어요. 비가 그치길 기다렸는데 6시까지 비가 온다길래 그냥 뛰어왔어요.


 심심하네요...심심...심심...심심하단 말이죠. 결혼을 하면 덜심심하겠죠. 인생이 끔찍해지면 심심할 틈이 없을 거거든요.



 2.이렇게 쓰면 누군가는 이러겠죠. 결혼을 하면 끔찍한 사람과 결혼할 셈이냐고요. 하지만 인간이 그렇거든요. 처음엔 아니지만 가까이 지내면 누구나 끔찍해져요. 뭐랄까, 모닥불 같은 거죠. 모닥불은 가끔씩 적당한 거리에서 쬐면 따뜻하지만 너무 가까이 붙어서 계속 쬐면 살이 타들어가니까요. 


 인간은 모닥불 같은 거라서 가끔씩 만나 적당한 온기를 얻은 뒤에 헤어지면 돼요. 온기가 생각나고 아쉬울 때 다시 연락하고요.



 3.좋지 않아요. 오늘 저녁 6시까지 비가 온다네요. 메론빙수를 먹는 계획은 취소해야겠어요. 



 4.휴.



 5.듀게에서 만난 녀석들 중 닉네임을 정하기 힘든 놈이 있는데...앞으론 포마드라고 일원화시키도록 하죠. 매번 다른 닉네임으로 적어서요.


 어쨌든 포마드가 어느날 말했어요. 푸드 포르노같은 컨셉의 블로그를 운영해 보면 어떻겠냐고요. 포마드의 제안을 들어보니 그럴 듯 했어요. 이런저런 맛집에 가서 음식을 먹은 뒤에 허세가 가득한 소감과 함께 사진을 올리는 거죠. 



 6.이게 그렇거든요. 유명 음식점의 음식 가격은 '알려져 있'으니까요. 한데 블로그에 술집 사진을 올려놔봐야 대개의 사람들은 모른단 말이죠. 이게 얼마짜리 술인지, 그리고 술집에서 주류매장의 몇 배나 뻥튀기되어서 팔리는지 말이죠.


 그야 식음료장에 갔다온 사진과 함께 메뉴판을 올리거나...조금 천박하게 영수증 인증샷을 올리거나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너무 노골적이거든요. 포마드의 제안을 들어보니 허세가 목적이라면 맛집 블로그를 운영하는 게 좋을 것 같았어요. 허세술집에 한번 갈 돈이면 허세식당에 2인이서 세번 갈 수 있으니까요.



 7.하지만 역시 귀찮아요. 허세용 술집에 가면 다들 굽실거리지만 허세용 레스토랑에 가면 아무도 굽실거리지 않잖아요. 그냥 친절할 뿐이지 굽실거리지는 않는다고요. 그래서 허세식당은 역시 안 가요. 그야 갈 필요가 있을 때는 가겠지만 갈 필요가 없을 때는 굳이 안간다는거죠. 맛있게 술을 마시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게 목적이라면 실속술집이나 실속식당에 가는 게 좋아요. 허세가 목적이라면 허세술집을 가고요.



 8.사실 위에는 '허세식당'이라고 비아냥거리듯 적었지만 실제로 허세라는 건 아니예요. 전에 썼듯이 대개의 서비스는 합리적인 교환이거든요. 가액이 높든 낮든, 10만원짜리 식당은 10만원어치의 무언가를 제공하기 때문에 10만원인 거고 100만원짜리 식당은 100만원에 해당하는 무언가를 제공하기 때문에 100만원인 거니까요.


 허세식당이 친절하지만 굽실거리지는 않고 허세술집은 굽실거리는 이유는 그거예요. 허세식당에서 100만원을 쓰면 100만원에 해당하는 수준의 것이 제공되지만 허세술집은 100만원을 써봐야 100만원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이 제공되거든요. 그러니까 술집 여자들은 그 차액을 '굽실거림'으로 때우는 거죠.



 9.휴...월요일 출근을 해야겠네요. 허세식당이나 허세술집에 갈 돈을 마련해야 하니까요.


 그야 끔찍하지 않은 여자를 찾는다면 편의점에서 파는 1100원짜리 1+1 캔커피 하나씩 손에 들고 거리를 걸어도 되겠죠. 하지만 끔찍하지 않은 여자가 없으니까 허세술집에 갈 수밖에요. 슬픈 일이죠. 하지만 세상이 끔찍하니까...합리적인 가게에 갈 수가 없어요. 합리적이지 않은 가게에 갈 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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