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1 09:25
일년전에도 김장 관련해서 글을 썼더군요. 연례 행사라고 해야할 김장을 어김없이 했습니다. 딱 1년만에 돌아온 행사를 치르고 나니 마음이 개운합니다.
전초전은 항상 무김치입니다. 알타리와 석박지를 담고 남은 양념으로 무생채를 만듭니다. 작년에 한번 해봤다고 올해는 좀 수월했습니다. 레시피는 유튜브 스타이신 심방골주부님 레시피를 씁니다.
일주일 지나면 배추 김치를 담습니다. 역시 아버지가 수확해오신 배추를 다듬어서 소금쳐서 절이고 양념을 잘 만들어서 배추에 버무려 김치통에 담으면 끝입니다. 수육과 배추전을 준비해서 저녁도 잘 먹었습니다.
올해 김치가 작년과 다른 점이 있다면 해물 육수를 안쓰고 찹쌀풀 양은 늘렸으며 무를 갈아넣는 대신 굵게 채썰어 넣고 꿀을 듬뿍 넣었다는 정도인 것 같습니다. 좀 더 대중적인 김치 맛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나머지는 김치 냉장고가 수고해 주겠지요.
김장을 마치고 나니 11월이 다 간것 같습니다. 이달의 제일 큰 행사이자 마음의 짐이었는데 끝나고 나니 허리 어깨가 뻐근하지만 내년 이맘때까지 먹을 김치를 마련했다는 안도감도 동시에 드네요. 작년보다는 좀 수월하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심적 부담과 육체적 피곤함은 같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육체적인 내구성이나 체력이 좋은 사람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페이스북에 김장했다고 사진 올렸더니 친구 놈이 "어이구야 완전 주부야" 라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이게 무슨 뜻인지는 그 놈만 알겠지만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우리 세대의 성역할에 대한 고정 관념이라던가.. 자신은 그런 주부가 아니라는 데 대한 안도감.. 혹은 주부가 되어버린 친구에 대한 안타까움.. 같은 것들이죠. 뭐.. 개인적으로는 회사 다니면서 청춘을 바쳤지만 사고가 별로 유연하지 못한 그 친구가 좀 안타깝습니다. 김치야 누가 담으면 어떻습니까? 맛있는 김치가 밥상에 오르면 되는 거지.
올해는 배추도 무도 맛있습니다. 농사가 잘 된거죠. 내년이면 팔순이 되시는 아버지가 건강한 이유도 밭에서 농사를 짓는데 재미를 붙이신 데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키워서 내가 먹는다.. 가장 근본적인 일이 어쩌면 사람을 늘 건강하게 만드는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2019.11.11 09:46
2019.11.11 10:19
위생이라는 부분도 있지만 담가먹는 김치는 원인과 결과를 알게 되니까.. 다음에는..?? 이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할까요. 제가 좋아하는 맛이 있는데.. 딱 그맛에 접근할때까지 계속 담그지 싶습니다.
사실 제가 김장을 하게 된 계기도.. 어렸을땐 맛있던 엄마 김치가 어느 순간 오락가락..맛도 없이 1년을 먹어야 하는 김치가 되어버려서 인 점도 있거든요. ㅎㅎ 레시피를 딱 틀을 잡아서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어요.
2019.11.11 10:33
2019.11.11 17:49
2019.11.11 18:33
2019.11.12 05:55
김치냉장고의 등장 이후 김장 시기가 앞당겨지긴 했지만, 그래도 이른 김장이네요.
음. 무우즙 대신 채썰어 넣은 건 잘 하셨다 싶으나, 찹쌀풀 양을 늘인 점은 좀 걱정되네요. (오래두고 먹는 김치엔 적합치 않은 걸로 알고 있...)
저희 집은 김장하고 사흘 후쯤 (해물육수가 아니라) 사골 육수를 내서 부어요. 김치가 굉장히 슴슴/시원/맛 있습니다. 언제 함 시험해 보시길......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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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넘으신 엄마가 김치를 담그시면, 저는 그냥 사먹자고, 엄마꺼 항상 맛있지도 않고 왔다갔다 한다고 해도, 나만 먹으면 되지않느냐 이게 파는 것보다 훨씬 위생적이다 라고 말씀하시며 만드시네요.
위생이라는 부분에 그런가보다 하고 끄덕이긴 했지만 만드느니 사먹겠다는 생각은 변함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