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변곡점

2019.12.25 10:03

어제부터익명 조회 수:793

내년 휴가 계획을 위해 여행지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소문으로만 듣던 브런치에 닿게 되었어요.

밈으로만 돌던 '퇴사하려다가(하고) XXX했다'라는 내용의 블로그가 정말 많더군요.
큐레이터가 퇴사 취향인지 아니면
퇴사라는 소재가 현시대의 트렌드인지
혹은 고용 불안으로 인한 퇴사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많은 퇴사자들이 여행을 갔더군요. 그리고 여행을 통해 개인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찾게 된 이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면 저는 여행을 통해 '재미' 이외에 다른 걸 얻은 경험이 별로 없는 거 같아요. 

소소한 인스퍼레이션을 얻은 듯한 순간은 가끔 있었지만 이내 휘발되어 버리더라고요. 


제 주변에도 제법 많은 지인들이 순례길을 떠나거나
세계 일주를 하거나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 오지로 여행을 갔더랬습니다. 
여행을 통해 많은 경험과 영감과 변화의 터닝 포인트 같은 걸 찾은 듯 싶지만 이런 변화는 지속가능하지 않더군요.

마치 다이어트의 요요 현상처럼 일상으로 복귀했을 때 3달을 넘기지 못했던 거 같아요.

결국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더군요. 

그리고 이런 언젠가의 여행기는 '라떼는 말이야' 식의 술자리 만담 소재나
소셜 미디어 프로필의 리버럴한 풍취를 더하는 용도 정도로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삶은 여행처럼 누리고 여행은 일상처럼 누리는 게
밸런스 상으로 맞을 거 같긴 하지만 어디 그게 쉽나요?


여행을 통해 삶의 터닝 포인트를 찾아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싯타르타나 로빈슨 크루소, 루크 스카이워커 같은 거창한 영웅의 여정이 아니라도
재미 이외의 여행의 효용성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62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17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6245
111075 뜬금없는 스페인 여행 바낭1 [8] 산호초2010 2020.01.15 731
111074 [넷플릭스바낭] 드디어 봤습니다. 3시간 30분짜리 '아이리시맨' [22] 로이배티 2020.01.15 1060
111073 기생충 중국 상영 금지 [8] 어제부터익명 2020.01.15 1604
111072 "토고" 짧은 감상 [3] 산호초2010 2020.01.15 488
111071 블러드샷, 모비우스 예고편, 애로우버스의 특급까메오 [2] 나보코프 2020.01.15 389
111070 기셍충 오스카 노미네이트는 의외로 조용하군요. [16] woxn3 2020.01.15 1137
111069 어떻게 지내십니까? [10] 어디로갈까 2020.01.15 931
111068 오스카 후보 지명 상황에서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기생충>의 대사와 수석의 정체 + 개인적인 소회 [4] crumley 2020.01.15 1041
111067 [넷플릭스바낭] 이정현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봤어요 [4] 로이배티 2020.01.14 849
111066 [바낭] 아무도 관심없지만 렌의 기사단에 대해서 (스타워즈 스포) [9] skelington 2020.01.14 1003
111065 주제 없고 링크 없는 정치바낭 [5] 가라 2020.01.14 654
111064 우리는 언제쯤 기자 회견에서 대통령이 토론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 [35] Joseph 2020.01.14 1379
111063 사람은 고쳐쓰는게 아니다란 말 뒤에 알맞는 말을 붙여주세요 [6] 가끔영화 2020.01.14 673
111062 신체노출을 바라보는 리액션 [1] 예정수 2020.01.14 539
111061 [바낭] 남코에 로열티 좀 줬을 것같은 파워태권도 [3] skelington 2020.01.14 452
111060 [바낭] 주둥이로 먹고 산다는 사람들이 주둥이 함부로 놀리다 박살나는거 보면 [10] 귀장 2020.01.14 822
111059 드론 이야기 - 속편? [4] ssoboo 2020.01.14 373
111058 [바낭] 고마우신 분들 [1] 칼리토 2020.01.14 413
111057 [바낭] 글을 길게 못 쓰겠다 [3] 예정수 2020.01.14 389
111056 조롱과 독설과 험한말 [24] 왜냐하면 2020.01.14 98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