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포일러] 미드웨이, 2019

2019.12.31 19:57

googs 조회 수:397

다사다난했던 2019년의 마지막 날, 스타워즈로 받은 상처를 치유코자 걍 극장에 있길래 암 생각도 사전정보도 없이 <미드웨이>를 충동적으로 봤어요.


초중반까진 음...? 무슨 영화가 이리 난잡하지, 전투씬은 왜 저렇게 찍고? 싶었는데

묘하게 볼수록 은근 나쁘지 않더군요. 전투 시퀀스가 마이클 베이의 <진주만>식의 눈뽕, 폭발, 그런 게 아니라 

정말 고색창연한 전투기간의 독파이팅과 대공포화를 뚫고가는 그런 처절함이 있어요.


보통 2차대전 영화에서 지상으로부터의 대공포화는 주인공 비행기의 영웅상을 강조하기 위해 그렇게 위협적으로 묘사되는 건 못 본듯한데.. (<멤피스 벨>은 좀 무서웠던 기억이 나네요)

이 영화에선 말그대로 빗발치는.. 지상에서 쏘는 것이니 반대겠지만, 암튼. 

오금이 저릴 지경의 엄청난 대공포화 속으로 스펙이 떨어지는 미군기들이 불나방처럼 뛰어들어 적함 바로 코 위에서 폭탄을 떨궈야 겨우 맞는다. 그런 묘사가 주를 이룹니다.


물론 그 비장함을 강조하기 위해 미군 파일럿들이 항공모함에 착함하다가 연달아 폭발하거나, 이륙하다 허무하게 폭발하거나 기껏 쏜 폭탄이 빗나가는 묘사도 계속 보여주고요.


영화의 시나리오나 연출은 상당히 중구난방이지만, 저 묘사를 그럴듯하게 한 것만으로도 파일럿들의 비장함이 잘 와닿았어요.

의외로 미국뽕 강조하는 연출은 없더군요. 오히려 한국 관객들이 눈살을 찌푸리며 비웃을 만한 일본군의 비장함은 좀 묘사되었고.


2차대전 해전사에 관심있는 분들이나, 가볍게 볼만한 영화를 찾는 분들께도 권합니다. 스탭롤에서 감독을 보니 롤랜드 에머리히더군요. ㅋㅋㅋㅋㅋ 이번엔 좀 더 순한맛 버전입니다.

그밖에 유명한 배우들도 상당히 많이 나와서 준수한 공무원 연기를 펼칩니다. 어떤 순간들은 또 좋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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