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워터스를 지금도 확진자가 계속 문자로 오고 있는 이 와중에도 vod로 언제 풀릴지도 모르니 극장에 걸려있을 때 보자 싶어 갔습니다.

 

“1917”만 해도 꽤 극장이 가득 찼었는데 관객이 10명도 안되긴 하더군요. 극장에다 소독하고 있냐고 확인까지 하고서 마스크 내내 쓰고 소독젤로 손을 계속 씻으면서 힘들게 봤네요.

 

에린 브로코비치같은 웃음기는 싹 빠진 냉철한 다큐 + 극적인 긴장감으로 한순간이라도 놓칠 수 없는- 사건 정황에 대한 정보를 놓칠 수 없기도 하고- 수준있는 작품입니다. 이런 환경 고발성 소재에 관심이 있는 분들, 아니, 모든 분들에게 vod로 나오면 꼭 보시라고 강추하고 싶어요. 저처럼 영화관에서 보시라고 할 수는 도저히 없고.


테플론(PFOA)은 우리가 평생 섭취해 왔을테니까요 ㅠㅠㅠㅠ .

 

얼마 전 일입니다. 2002년쯤에 웨스트 버지니아의 한 지역의 목축업을 하는 농부의 고발로 주인공인 롭 빌럿(마크 러팔로)이 문제 제기를 시작하여 2004~5년에 그 지역 주민들의 혈액을 체취하고 2015년이 돼서야(거의 10!!!! 식당에서 혈액 채취 이후에 자기 형은 이미 암으로 사망했다고 롭 빌럿에게 원망하는 주민이 나옵니다) 겨우 연구소에서 테플론의 PFOA의 유해성이 공식적으로 밝혀지고,,,, 그 이후로 2~3년간의 듀폰과의 법정 공방 끝에 PFOA는 금지 물질이 되고 배상금을 지불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건 거의 2020년인 지금 몇 년 전에야 유해성 인정이 되어 금지가 된 일입니다.

 

쉽게 말해서 우리나라 모든 가정에도 있었던 테팔프라이팬의 코팅 물질인데 강력한 발암 물질이며 기형아를 출산한 산모들의 예도 많이 있는 PFOA- 프라이팬 코팅, 카페트, 콘텍트 렌즈... 광범위하게 일상용품에 다 쓰이는 물질인 것입니다.

 

영화 내내 테플론 폐기물이 식수를 비롯한 환경이 오염되어 재앙급으로 황폐화된 웨스트 버지니아(존 덴버의 “Take me Country Road ”Almost heaven, West Virginia blue Ridge Mountains, Shenandoah River~“ 목가적인 노래와 잿빛 영상의 대조가 너무나 아이러니했던)에서 병들어 죽어가는 주민들의 치명적인 피해가 계속 나오고,,,,그런데 전세계 사람들이 이걸 수십년간 먹어온 게 현실인가???!!!!!

 

듀폰사는 처음 이 물질을 공식 판매하기 전에 경악스럽게도 사람들에게 담배에 섞어서 피우게 하는 인체 실험까지 하고 이 공장에서 폐기물을 다루던 여직원들은 기형아를 출산했다는 것, 듀폰사가 실시한 생쥐실험등으로 70년대 초에 이미 유독성을 충분히 알고 있었습니다. 듀폰사에서 2차 세계대전에서 탱크를 코팅하던 물질인데 잘 달라붙지 않는 프라이팬 코팅을 위해서 유해성을 명백히 알면서도 수십 년동안 전세계에 판매를 한 것이죠.

 

 

영화가 끝난 다음에도 충격적인건 거의 평생 프라이팬 코팅제를 섭취하고 있었던거라는거죠.

 

내부 고발자, 테플론사의 변호사가 이 사건에 10여년을 매달렸다는 것이 처음부터 이 영화에 끌렸던 점인데 충격적인 현실을 알았다고 해서 자신과 가족의 생명의 위협, 발작으로 쓰러질 만큼의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상태, 파산 지경의 경제적 고난, 회사와 도처에서의 비난, 심지어는 피해자들로부터의 원망까지 들으면서 10여년을 이 문제에 매달린 롭 빌럿의 사명감과 용기는 어떻게 가능한 일인지, 거의 현재 시점까지 롭 빌럿은 이 문제와 싸우고 있다고 하는데요.

삼성 반도체 공장 직원들의 피해, 가습기 살균제 등,,,, 여러 현실적인 상황들이 계속 떠올랐지만 반올림에 기부금을 주는 정도가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일 것이고,,,

 

롭 빌럿의 입장이 되었을 때 현실적으로 시시각각 덮쳐오는 위협을 무릅쓰고 굳이 이 일에 달려들 리는 전혀 없을거 같네요. 조금이라도 위험한 상황에서 최대한 몸을 빼치자, 현실에서 안전 보장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저같은 겁쟁이가 이해하기에는 그의 용기는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 굉장히 의문인건,,, 테플론사 회장(?)으로 추정되는 팀 로빈스가 듀폰사에 문제 제기를 할 때 롭 빌럿의 입장을 옹호하며 이 상황의 불의함에 대해서 자신감있게 사건에 착수할 것에 찬성한 것이죠. 나중에는 비난 발언도 하지만 이미 7~8년은 지난 다음이구요. 직원 한 명이 반대하긴 하지만, 누구보다 계열사(?) 하청업체(?)인 테플론사에서 절대 이 문제를 은폐하거나 못본 척해야 맞는거 아닌지, 현실적으로 굳이 나서서 이 문제를 파헤치는데 왜?!!!! 회장이 찬성을 한건지 아직도 이해가 안가네요. 이런 썩은 생각을 하는 제 양심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양심적인 의로운 기업인도 많은 것인지,,, 내부 고발자인데 영화상으로는 내부의 비난은 피해자들의 비난보다도 덜 묘사가 돼서 아쉽네요.

 

피해자이자 최초 고발자인 농부 빌 캠프의 존재감이 회사 등장인물들보다 훨씬 강렬합니다. 애초에 롭 빌럿이 이 힘겨운 투쟁을 시작하고 끝까지 싸우게 한 가장 큰 원동력이니까요.그에게 비난을 퍼부을지언정 피해자들의 삶에 대한 책임감이 너무나 그를 짓눌러왔던 것 같습니다.

 

팀 로빈스, 빌 풀만(”당신이 잠든 사이에“)등등에 나오던 분등 90년대 배우들이 꽤 나오는거 같습니다. 특히 팀 로빈스는 90년대에는 top의 위치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배우였는데 이 양반 어디갔나 싶은 배우 중 하나였는데 이 영화에서 볼 수 있어서 반가웠어요.


- 마크 러팔로의 영화라고 생각될만큼 마크 러팔로의 강력한 의지로 영화가 제작되었다고 하네요. 토드 헤인즈에게 각본을 주면서 영화 제작하자고 적극적으로 제작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여러 세부 정황에서 놓친 부분도 있는거 같고 사실 확인하고 싶은 의문도 잔뜩이라 이 영화 다시 보고 싶은데 vod로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겠네요. 마크 러팔로가 출연한 또다른 강렬한 고발성 작품인 "스포트라이트"를 대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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