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투명인간이 영화화된다고 해서 당연히 투명인간이 주인공일 줄 알았어요. 다크 유니버스 기획이 엎어졌다고 해도 기존 기획은 남아있을 거고 투명인간 영화가 잘 되면 다시 유니버스 기획이 부활할 수도 있으니까요. 당연히 다크유니버스에 계속 나오려면 투명인간이 적으로 나오면 안 될 테니까요.


 한데 나는 투명인간 원작을 잘 몰라요. 그냥 투명한 것 빼곤 보통 인간인지 아니면 완력이나 내구력도 좀 강한 건지 말이죠. 미이라 주인공의 파워가 어마어마한 수준이고 이후엔 드라큘라와 프랑켄슈타인도 나올텐데 투명인간이 다크유니버스에 나와서 뭘 좀 하려면 투명한 것만으로는 답이 없을 테니까요. 투명인간이 다크유니버스 어벤저스에 가입하려면 설정을 바꿔서라도 약물 주입으로 투명화+근력+속도 대폭 업그레이드된 초인이 나오겠지 싶었죠.



 2.막상 영화를 보니 투명인간은 찌질이고 주인공도 아니었어요. 투명인간 능력은 지닌 스토커에게 쫓기는 여자가 주인공이죠. 이게 저예산 영화였다면 사실 투명인간은 없었고 모든 게 여주인공의 편집증이었다...로 귀결될 수도 있겠지만 이건 블록버스터 영화고 애초에 제목에 투명인간이 들어가니 투명인간이 있는 것 자체는 확실하죠.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을 바라보는 여주인공의 연기가 너무 좋아서 '이거 정말 투명인간이 없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5분 정도 했어요.


 어쨌든 투명인간은 있었는데 보면 볼수록 나의 예상과는 멀었어요. 페인트라는 물건이 저렇게 잘 지워지는 물건이 아닌데? 라거나 분명히 나체 상태일 텐데 어떻게 바깥을 저렇게 잘 다니는거지? 같은 의문이 들었죠. 


 

 3.알고 보니 투명인간 능력은 약물을 먹고 된 게 아니라 그냥 수트빨이더군요. 저렇게 맨들거리는 수트라면 페인트가 묻어도 괜찮고 바깥을 나돌아다녀도 괜찮겠다 싶었어요. 어쨌든 현대에 맞게 재조정된 것 같아서 좋더라고요. 다만 이렇게 되면 범인을 좀 더 의외의 인물로 설정해도 좋았을 텐데. 너무 범인같아 보이는 악당 동생과 악당이 그냥 범인이더군요. 누구든 수트를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반전을 줄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그중 최고의 반전은 돈많은 악당놈이 유산으로 고작 50억원 정도를 준다는 거였어요. 그가 살던 저택이나 그를 띄워주는 문구들에 비해 너무 적은 금액이잖아요. 저 정도로 완벽한 투명인간 수트를 만들 정도의 자금력인데 말이죠. 게다가 저 수트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누구도' 모르는 걸 보아 설계에서 제작과정까지 100% 자비를 들여서 만들었다는 건데 그 정도면 일개 연구원이 아니라 회장급 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뭐 신탁 자금 관리자 운운하는 걸 보면, 상속자가 이런저런 조건을 맞추면 그 자산에도 손댈 수는 있겠지만.



 4.휴.



 5.그리고 동생 본인은 모르는 모양이지만 동생은 어떤 시나리오도 가든 100% 죽을 운명이었다고 봐요. 계속 은둔자로 사는 건 너무 힘든 일이니까 애드리안이 다시 사회복귀를 하긴 해야 할텐데 '짜잔~꿀잼몰카였습니다!'라면서 복귀할 수는 없을테고, 결국 동생이 자신을 납치했다는 누명을 씌운 다음에 사회복귀를 해야 할테니까요. 애드리안이 이기든 여주인공이 이기든 동생 변호사는 100% 망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6.투명화가 약물이 아니라 수트의 능력이고 엄청난 자산가라는 점으로 보아 애드리언이 다크 유니버스에서 배트맨 정도의 포지션으로 활약할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그가 찌질이가 아니었다면요. 이런저런 작전을 짜거나 현대 사회에 적응 못하는 다른 다크히어로들을 케어하거나 하는 정도의 포지션으로 갈 수 있었을텐데...


 하지만 상관없는게 이 영화의 설정으론 아무나 투명인간이 될 수 있잖아요. 투명인간 수트와, 그 수트를 관리할 돈만 있으면 말이죠!



 7.그리고 여주인공은 마침 애드리안의 아이를 가진 상태라서 애드리안의 돈이 100% 상속될 거니까 히어로 활동을 할 자금이 충분해진 상태예요. 여주의 정신상태로 보아 배트맨같은 분노의 자경단 생활을 하며 화풀이를 할 동기도 충분하고요. 중간에 지나가는 설정을 보면 건축학에 상당히 조예가 있는 편인 것 같으니까 과학쪽 소질도 있을 것 같고요.



 8.이 영화가 제대로 개봉을 해서 흥행만 잘 됐으면 여주가 다크유니버스에 들어가서 존잘 드라큐라나 존잘 마법사나 오페라의 유령 등등, 우글거리는 벤츠남들 사이에서 꽁냥거리는 걸 볼 수 있었을지도...싶은데 문제는, 하필 코로나 사태가 발발해버려서 흥행이 잘될지 모르겠네요. 오랜만의 다크유니버스 영화였는데 하필 이런 시기에 개봉하다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02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59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430
111854 증인 진술을 멋대로 고친 검찰과 조국을 물고 늘어지는 정의당 [5] 도야지 2020.03.25 783
111853 쉽고 간단한 기쁨 [10] 은밀한 생 2020.03.25 861
111852 [단상] 다큐멘타리 모던코리아. [2] 잔인한오후 2020.03.25 493
111851 그 범죄자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봤습니다 [2] 예정수 2020.03.25 847
111850 저도 감금생활중 새로 알게된 유투브 덕질글. [2] googs 2020.03.25 655
111849 Stuart Gordon 1947-2020 R.I.P. [3] 조성용 2020.03.25 306
111848 전자기기 바낭_보스 사운드터치 10 [1] 칼리토 2020.03.25 435
111847 1·2당 위성정당에…대박 꿈꾸던 정의당, 지지율 '추락'  [34] 분홍돼지 2020.03.25 1517
111846 듀게 오픈카톡방 [4] 물휴지 2020.03.25 261
111845 코로나 바이러스와 폭력.. [9] 보들이 2020.03.25 1274
111844 우울한 락다운 일상...(라운지, 삼성역) [2] 안유미 2020.03.25 655
111843 히트 [10] mindystclaire 2020.03.24 661
111842 테일러 스위프트님 죄송합니다 당신을 오해했습니다 [7] 모르나가 2020.03.24 1554
111841 한참 리젠이 잘되다가 잠잠한 것 같아서 쓰는 바낭. - 마스크가 여유로와 진 것 같지않습니까? [7] 나보코프 2020.03.24 1153
111840 [핵바낭] 다이어트가 가장 쉬웠어요 [19] 로이배티 2020.03.24 1130
111839 바낭) 5초 룰이라고 아시나요? 그 외 여러가지 [8] 하워드휴즈 2020.03.24 958
111838 (바낭)쓰잘데기 없는 망상... [8] 왜냐하면 2020.03.24 725
111837 이런저런 일기...(시민과 야만인) [1] 안유미 2020.03.23 537
111836 (바낭)와인스타인은 교도소에서 코로나19에 감염이 됐군요. [16] 보들이 2020.03.23 1490
111835 조국 퇴진을 외친 순수한 대학생들. [15] 졸려 2020.03.23 179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