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패닉인데 이러한 중요한 시국에 세계의 지도자들이 트럼프, 시진핑, 푸틴, 아베, 보리스 존슨 등이군요. 과연 세계는 서로 협력해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촉발된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이 사람들은 괜찮은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을까요? 

아, 문재인은 뺐습니다. 우리나라는 국제정세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대국이 아니니 세계의 지도자에 끼워넣기는 민망해서요. 그런 의미에서 김정은도 뺐어요. 시의적절한 타이밍에 미사일을 날리긴 하지만 이제 아무도 신경 안쓰는 듯 해서 더욱 존재감이 없으니까요.


호주의 지도자도 세계의 권력 대열에는 솔직히 들지 못합니다. 예전에 좀 카리스마 있던 노동당 수장들은 무게감이 있었는데 지금 총리 스콧 모리슨은 더더욱 그래요.

하지만 내부 분위기만을 살펴보자면

지난번 산불 탈 때 하와이로 휴가 갔다가 욕 오지게 들어먹고 이번 코로나 대처를 얼마나 잘 하느냐에 거의 정치 생명을 걸고 있는 것 같아요.

잘 하면 산불 크리는 한 번에 만회도 가능하고 예산도 엄청나게 편성하고 있는데

내부부 장관 더튼이란 양반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이 된 거예요.

여기서 부터 대처가 우왕좌왕입니다. 일단 이 양반은 격리 치료에 들어갔습니다. 금요일에 증상이 나타나서 병원에 갔고 코로나 바이러스 양성 결과가 나왔어요.

문제는 캐비넷 미팅이 화요일에 있었는데, 이 사람들은 격리하지도 않고 검사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총리는 오늘 오후 럭비 경기 관람을 가겠다고 해서 (월요일부터는 500인 이상 모이는 모든 행사를 자제하라고 권고령이 내려졌거든요. 그래서 마지막 경기라도 즐긴다고) 더욱 논란 가중.

왜 미팅에 참가한 각료들이 검사도 안 받고 격리도 안 하냐고 묻자 '코로나 바이러스의 증상이 발현되기 24시간 이전에는 전파력이 없기 때문에 불필요하다.'고 선을 그어버립니다. 그게 현재 정책의 프로토콜이고 정치인/행정부 관료들도 일반인들과 똑같은 절차를 따라야한다는 뜻에서 그렇게 결정한 것이다.라고 합니다.

솔직히 저 24시간 법칙은 어디에 근거한 건지도 모르겠고 데이타도 충분하지 않으면서 왜 그렇게 자신감이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캐나다 총리 부부도 격리중이고 영국도 보건부 장관이 격리중인 만큼 정치인/고위 관료들도 피해갈 수 없는 코로나 바이러스예요.

저렇게 안일한 태도로 나오다가 진짜 큰 일 낼 것 같아 걱정입니다. 

문제의 더튼 양반은 지난주에 미국을 방문했고 이방카 트럼프를 만났습니다. 트럼프도 검사를 받니 마니 뻗대는 것 같은데 그 분도 고령이시라 마냥 안심할 수 많은 없을텐데요. 국내 사례로 짐작건대 기저질환이 없어도 나이 그 자체가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가 되는 것 같더라고요.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면 어서 어서 검사 받고 음성이면 마음 편하게 털어버릴 수 있을텐데 왜들 저렇게 뻗대는 걸까요?


이탈리아 북부 지역에 사는 친구가 있어서 근황을 물어봤습니다.

문제가 되는 롬바르디, 베네토 지역이 아니더라고요. 이 지역은 프리울리-베너치아 줄리아라는 이름도 아주 긴 지역이네요. 다행히 그 지역 감염율은 그렇게 높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탈리아 전역이 봉쇄되고 기본적인 필수품(식품, 약품, 생활용품) 판매를 제외한 상점들도 모두 문을 닫았고요. 밖에 나가려면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학교는 문을 닫았지만 의외로 공장은 대부분 가동중이라 다들 허가증을 갖고 출퇴근을 한다고 해요. (물자를 생산해야 하니까요) 언론에서 선동하는 것처럼 그렇게 극단적인 것 같지는 않아요. 또 친구는 어른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외출할 수 없기 때문에 부모님과 나이든 친척들을 위해 모든 쇼핑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문제가 되는 지역은 밀라노 주변인데 정말로 병상이 없어서 사람들이 치료를 못 받는 상황이 벌어지는 곳이죠. 아무리 의료시설이 잘 되어 있어도 지수함수적으로 불어나는 환자를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요즘 어느 나라나 그래서 '곡선을 평평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얘기를 합니다. 감염자의 숫자가 이루는 정규분포 곡선이 좁고 높은 정점을 가지는 대신 넓고 낮은 정점을 갖도록 만드는 것요. 바로 확산속도를 늦추는 것이죠. 그래서 정규분포 곡선의 꼭짓점이 병원이 한 번에 수용할 수 있는 환자 수를 넘지 않도록 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느냐가 노하우인 것 같은데요. 전세계에서 그걸 제일 잘 컨트롤 하는 나라가 일본 같은데 왜 일본에서 방법을 배우려는 나라들은 없고 다들 검사수를 확대하기에 여념이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분들은 그것이야 말로 의료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지름길이라고 하던데...


일본과 이탈리아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바로 일주일전에 이 이탈리아 친구와 두루마리 휴지 사재기 얘기를 하는데

'이탈리아 사람들은 더 멍청하다. 저장도 할 수 없는  채소와 과일들을 마구 사재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역시 이탈리아 사람들의 건강한 지중해식 식단, 위기의 순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채소와 과일이었어요. 그리고 그건 절대 멍청한 짓이 아니죠. 채소는 익혀서 얼려 저장할 수도 있고 피클을 만들 수도 있고 과일도 얼리면 꽤 오래 저장할 수 있습니다. 두루마리 휴지 사재기보다는 훨씬 현명해요.

이탈리아의 높은 사망률이 높은 노인인구 분포와 관련이 있다고 하던데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지중해식 식단 => 장수하는 사람들 => 높은 노인 인구 비율=> 높은 코로나 바이스러스 치명률  

이탈리아의 고령화 비율은 세계 2 위입니다. 세계 1위인 일본은 이런 위기가 없는 것으로 보아....정말 비결이 무엇인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한 가지 인자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사회적 거리가 굉장히 가깝고 가족 친화적이라는 것이겠죠. 그런데 그것만으로 충분한 설명이 될까요?


P.S. 총리님이 한 바탕 욕 들어먹은 후 럭비 경기 관람은 취소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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