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좋게 봤습니다.


사실 스토리는 연계성이 있다기보다는 따로 노는 면이 있는데,

그냥 그 때 할리우드 그 시절이라는 영화제목을 생각하면 이해가 됩니다.


60년대의 영화 및 TV 감성과 샤론 테이트의 비극을 아는 사람이라면 흠뻑 빠져볼 영화더군요.


이 영화가 특이한 것은, 배경지식 없이 보면 영화의 절반만 보게 되는 셈이거든요.

최소 샤론 테이트의 피살, 그리고 어떻게 비극적으로 피살됐는지에 대해선 위키피디아 정도는 읽은 후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샤론 테이트의 얘기를 메인으로 다루기엔 조심스러워서 (실제 샤론의 자매가 이 영화화를 반대함),

실존인물 캐릭터를 영화 속에 넣어 적절한 오락성을 버무리고 마지막엔 그녀에게 내심 헌정하는 영화를 만들었는데.

전형적 타란티노 식 '허용된 잔혹 복수'라는 포맷에 명쾌하게 먹힙니다.


브루스 리를 때려눕히는 장면은, 인종차별의 시선으로 해석하기보단,

어쩌면 당시 온갖 백인 캐릭터들을 때려눕힌 최고봉으로 그려진 브루스 리를 해학적으로 그린 건 아닐까요.


디카프리오의 한물간, 연기 열정은 대단한, 긴장해서 대사 까먹는 연기를 하는 연기는 정말 훌륭했구요.

여전히 오버하는 마초풍만 좀 버리면 좋겠습니다.


극중 샤론 테이트가 막 영화계의 샛별로 떠올라 자기 영화를 자기가 보러 혼자 극장에 찾아가

설레는 맘으로 관객들의 반응에 함께 웃다, 다리를 앞좌석에 올리고 세상 행복한 여성처럼 영화를 보는 장면은.

참 아름답고 슬프지 않나요. 영화 속 캐릭터처럼 히로인이 되고싶은 환상과 현실을 동일시하는 듯한 그 표정은

우디 알렌의 '카이로의 붉은 장미'도 살짝 떠올랐어요. 그리고 마고 로비는.. 너무 아름답습니다.


+ 맨슨 패밀리 살인집단 실화는 알고 있었고, 로만 폴란스키가 '악마의 씨'를 찍은 후 부인이 살해당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 두 사건이 연관이었는 줄은 전혀 몰랐어서 다소 충격이었습니다.


+ 당시 로만 폴란스키가 범인으로 브루스 리를 의심한 적이 있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는 사실 역시 충격이었구요.

아니 어떻게 그를 의심할 뿐더러 그걸 입밖에 낼 수가 있는지. 팬이지만 실망


+ 당시 피살사건에 그 집이 타겟이 됐던 이유는, 당시 그 집에 살던 누군가가 (아마도 평론가인가요) 찰스 맨슨의 음악을 비판해서였다네요.

안타까운 건 로만 폴란스키와 샤론 테이트는 그 이후 새로 이사왔던 사람들이라고


+ 찰스 맨슨은 음반을 냈었고, 그 음반을 유튜브로 들을 수 있다는 것도 놀랐어요


+ 레베카 게이하트, 제임스 리마, 마이클 매드슨, 에밀 허쉬, 알 파치노 등이 카메오 출연합니다



** 스포일러 **

영화에선 실제와 달리 샤론 테이트를 살려둡니다.

영화와 현실을 연결하는 영화팬들을 위해, 타란티노가 샤론 테이트를 살려준 건 아닐까 생각들어 좀 감동했어요.

다행히 그 맨슨 패밀리가, 브루스 리를 때려눕힌 스턴트맨이 그날 잠시 집에 들른 틈에 침입하는 바람에 통쾌한 죽임을 당합니다.

그 절묘한 타이밍 덕에 샤론 테이트도 살 수가 있었겠죠. 어찌보면 그 연출이 더 슬픕니다.


Is it okay to take your shoes off at the movie theater? | Reset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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