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호 의원은 지난 월요일(20일) 워싱턴DC의 의사당에서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에게 ”역겹다(disgusting)”는 말을 했다. 빈곤에 대한 의견을 밝힌 발언을 문제삼으면서다. 요호 의원은 항의를 받고 물러서면서 성차별적인 욕설(“fucking bitch”)을 내뱉었고, 이걸 의회전문지 더힐의 기자가 들었다.

이 발언이 알려지고 며칠 뒤, 요호 의원은 의회에서 뻔한 ‘사과 아닌 사과‘를 했다. 요약하면 이런 얘기였다. ‘나는 그런 말을 한적이 없다. 만약 그렇게 들렸다면, 그래서 상처를 받은 사람이 있다면 미안하다. 나에게도 딸들이 있(으므로 내가 그런 말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우선 자신이 요호 의원의 ”이 작은 발언(little comment)”에 깊이 상처를 받지는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건 안타깝게도 요호 의원의 성차별적 발언이 그리 새로운 일도, ”단 하나의 사건”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건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그게 바로 문제입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이 말했다.

그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다른 수많은 남성들이 그랬 듯) 요호 의원이 여성을 비인간화 하고,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지 않게 만든 ”문화”와 ”패턴”을 언급했다.

″이건 문화적인 겁니다. (그런 행위를 해도) 무사히 넘어가게 해주고, 여성에 대한 폭력과 폭력적 발언을 용인하는 문화, 그리고 그 권력을 지탱하는 전체 구조의 문제입니다. (...) 이건 여성을 대하는 태도에서 나타나는 패턴이자, 그밖의 다른 사람(소수자)들을 비인간화하는 패턴입니다.”

...

″요호 의원께서는 아내와 두 딸이 있다고 언급하셨습니다. 제가 요호 의원의 막내딸보다 두 살 어립니다. 저 또한 누군가의 딸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저희 아버지는 돌아가셔서 요호 의원이 자신의 딸을 이렇게 대하는 걸 보지 않아도 됐습니다. (하지만) 제 어머니는 요호 의원이 이 의사당 회의장에서 저에게 무례를 범하는 모습을 TV로 지켜보셔야만 했습니다. 제가 이 자리에 선 것은, 저희 부모님에게 제가 그들의 딸이고, 남성들의 모욕을 그냥 넘기도록 그분들이 저를 키우지 않았다는 걸 보여드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딸이 있다고 해서 좋은 남성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남성들의 뻔한 변명(‘나도 집에 딸이 있는 사람이다‘)을 직접적으로 ‘저격’한 것이다.

″딸이 있다고 해서, 아내가 있다고 해서 좋은 남성이 되는 건 아닙니다. 존엄과 존중으로 사람을 대할 때 좋은 남성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좋은 남성은 큰 잘못을 저질렀을 때, 우리 모두가 그렇게 해야하는 것처럼 최선을 다해서 사과합니다. 그저 체면을 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표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심으로 잘못과 그로 인한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


″끝으로 저는 요호 의원께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그가 연설을 마무리하면서 말을 이었다.

”권력을 가진 남성이 여성을 함부로 대할 수 있다는 것을 만천하에 보여주신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딸을 가진 남성도 여성을 함부로 대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내가 있어도 여성을 함부로 대할 수 있습니다. 가정적인 모습을 만천하에 보여주는 사진을 찍고도 여성을 함부로 대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아무일 없이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나라에서 이런 일은 매일같이 벌어집니다.”


기사 출처, 연설 영상

https://www.huffingtonpost.kr/entry/alexandria-ocasio-cortez-remarkable-speech_kr_5f1b90eec5b6128e6826062c 

https://www.youtube.com/watch?v=LI4ueUtkRQ0&feature=youtu.be

_


나도 딸이 있다, 여동생이 있다 외 여러 변형(?)인 말들, 당장 생각나는 것은 여성을 인격체로 묘사하는데 서툴다는 모 남성 작가, 성희롱  행위에 대해 스탕달을 인용하는 모 남성 작가, 성범죄에 대해서만 "논란"이라는 제목을 붙이는 기사나 나무위키 등...

이러한 폭력과 비인간화 패턴을 잘 지적한 발언 같아서 듀게에도 공유해둡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37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90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865
124262 한국 여행객들이 말하는 '인종차별 경험'에 내가 회의적인 이유(..를 가장한 직업적 한탄) [44] 머루다래 2014.09.27 6693
124261 지하철 영아 유기범은 '서울대·사시 1차 합격' 가족까지 속인 20살 미혼모 [26] 재클린 2011.06.24 6693
124260 여러분의 세계는 뭘로 채워져있나요.. [23] art 2010.10.10 6690
124259 [특정인물 비방 주의] 전원주씨, 너무 하세요. [27] 서버에 요청중 2012.09.14 6688
124258 충격과 분노의 <피라냐>... (내용 짧음) (스포 있음) [19] 풀빛 2010.09.06 6688
124257 박근혜 '저는 오늘로 대통령직을 사퇴합니다' [23] 아라가키유이 2012.11.25 6687
124256 좋아하면 피하는 심리. [4] 강건너 불 2012.11.29 6686
124255 (듀나인)성인/어른이 방방이/트램펄린 탈 수 있는 곳? [7] 아난 2014.05.21 6686
124254 미생 진짜 역대급이네요 [18] 그리스인죠스바 2014.12.20 6685
124253 답답함 해소용 - 팅커테일러솔저스파이 줄거리 요약 [9] 무비스타 2012.02.10 6684
124252 꿍쳐뒀던 블로그를 소개해 보아요 [7] 칼리토 2013.08.02 6684
124251 [듀9]인터넷 주소 치는 칸이 이상해욧! [2] sin 2010.11.18 6684
124250 국내 최고의 커피점 프랜차이즈 랭킹 [15] 무비스타 2012.07.07 6683
124249 영화화 대기중인 덕스러운 작품들 [27] Ylice 2013.09.22 6680
124248 정은채 [14] DJUNA 2013.02.18 6679
124247 오랜 친구랑 연인이 되는 경험을 해 보신 분? [17] 생귤탱귤 2014.02.25 6679
124246 30여일간의 제주 여행 후기-먹부림편(1) [20] 벚꽃동산 2012.06.05 6679
124245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12] 푸른새벽 2010.08.28 6679
124244 주관적으로 보는 영화&드라마 속 부산 사투리 구사능력 베스트 10 [29] DaishiRomance 2012.09.03 6678
124243 계단오르기를 많이하면 종아리가 굵어지나요? [23] zaru 2012.03.20 667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