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집]에 대한 깊은 빡침

2020.08.12 18:31

ssoboo 조회 수:1219


 [나눔의 집] 관련하여 안좋은 이야기가 들린지는 꽤 오래되었습니다. 


 먼저 이 단체는 정의연에서 정대협 그리고 윤미향 의원과는 전혀 무관한 단체입니다.

 불교 조계종에서 맡아 운영하던 곳이고 정의연 등 위안부 관련 ‘여성인권운동’과 거리를 둔 것은 물론이고

 일본제국주의가 저지른 만행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규명하고 규탄하는 시민운동과도 거리를 두었던 곳입니다.

 진실규명과 가해자들의 사과와 상관 없는 순수?한 피해자 구호단체였다 보면 됩니다.

 얼마전 아직도 이에 대해 잘 모르고 헷갈리는 분들이 많이 있다는 것에 놀랐고  ‘나눔의 집’ 문제를 정의연과 엮어서 도매금으로 욕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에 어이가 없더군요.  


 어제 보도를 통해 민관합동 조사단의 조사 결과  [나눔의 집은 80억이 넘는 후원금은 걷어 그 중 2억원 정도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직접 사용했다는 거였어요.  여기까지는 이미 예상했던 바여서 놀랍지도 열받지도 않았습니다. 재단의 규모를 키우는데만 돈을 쓰고

 땅과 건물을 사기 위한 돈을 비축하였다는 것도 그 사람들 사고방식 수준이 그러하던걸 잘 알고 있어서 더 놀랍지도 않았구요.


 돈 문제 보다 제가 놀라고 열받았던 장면은 

 할머니들이 작업하신 그림들이 쓰레기처럼 방치되어 있던 장면이었어요.


 위안부 할머니들께서 그림 그리기를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중반입니다.  

 그 당시 그림 그리기를 통한 할머니들의 심리치료 취지로 모인 젊은 화가들이 자원봉사로 할머니들에게 그림을 가르쳐 드렸습니다. 

 그림을 그리시면서 반세기 넘는 오랜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극복하시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고

 세상에 당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커다란 도구가 되기도 했었죠.

 처음에는 개인적인 치유의 과정으로 그리시던 그림이었다가 말과 글보다 더 큰 울림을 주는 그림을 전시, 출판까지 하게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그 그림들을 전시하고 세상에 알리는데 언젠가부터 큰 걸림돌이 된 것이 바로  조계종 ‘나눔의 집’이었습니다.

 그림에 대한 저작권을 ‘나눔의 집’ 관리자가 할머니들 의사와 상관 없이 독점적으로 행사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세월호가 침몰하던 그 해,  이현세씨 등 한국의 대표적인 만화가들이 주축이 되어 위안부 만화전시회가 있었어요.

 유럽지역 만화 페스티벌에 참가하여 반응이 좋아 규모를 키워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주최로 전시회를 했는데 할머니들의 그림도 함께 전시되었습니다.

 그리고 여건이 되는대로 해외전시를 추진했고 사정상 모든 작품들은 원본이 아닌 레플리카 전시를 하게 되었는데

 만화가들은 레플리카 제작 전시에 찬성하고 협조를 하였으나 ‘나눔의 집’측에서는 상업적인 전시가 아니었음에도 저작권 문제를 들어 거부해버려서

 해외전시에 할머니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없었어요. 

 그런데 어제 뉴스를 통해 그 작품들이 그렇게 구석진 곳에 아무런 보존장치 없이 쓰레기더미 처럼 방치되어 있는걸 보니 피가 거꾸로 솟는 경험을 하게 되는군요. 


 사실

 할머니들이 살아 게신 동안 위안부 운동의 온전한 주체가 되도록 거의 유일하게 헌신을 해온게 정의연 활동가들이었습니다.

 정치색?이 희미하여 대중적인 접근성도 좋고 미디어 노출이 잦았고 정부 및 기업 그리고 연예인 등 이른바 셀럽들의 후원이 늘 넘치던 나눔의 집과 달리  

 정의연은 여느 시민단체들 처럼 시민들의 후원으로만 인류 보편적 여성인권운동 개념의 활동을 수십년간 한결같이 이어온 사람들이에요.

 김복동 활동가를 비롯한 수요집회를 이르셨던 할머니들은 구호를 받기만 하는 피해자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파괴한 제국주의자들과 

 그 낡은 이념에 맞서 싸우는 투사가 되길 원하셨고그것이 정의연 활동의 절대적인 동력이었습니다.

 그런 활동가 할머니들이 하나 둘 돌아가실 적마다 과연 저 싸움이 얼마나 더 지속될 수 있을까 사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우려했던 것이었는데

 함부로 방치되어 있던 할머니들의 그림들이 그런 우려의 미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거 같아 더 안타까워요.

 

  한편

  피해자 구호단체가 아닌 인권활동단체 정의연도 후원금의 41%를  피해자 할머니들 지원사업에 지출했다고 그걸 적다고 욕을 하던 사람들이

  피해자 구호 목적 단체인 나눔의 집의 어처구니 없는 규모의 후원금 전용에 대해서는 아가리 묵념 하는 모습을 보니 또 어이가 없습니다.  

  평소 진영논리에 빠지면 안된다 부르짖어대던 사람들이 알고 보면 결국 그 자신들도 평소 경멸하던 특정 진영을 까는 데만 혈안이 되었던 것이죠.


  전염병에 기후위기에 총체적으로 참 지랄스러운 2020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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